Editor's Note

설 연휴가 끝나고 6.4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고 있다. 관심 포인트는 대체로 누가 승리할 지,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지, 단일화는 실제 이루어질지 정도로 요약된다. 최대 관심사들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번 선거의 맥을 짚고 있는 질문들인지는 의문이다. 기존 논의에서 벗어난 또 다른 관전법이 필요해 보인다.

내일신문 2014년 2월 3일자 22면 (내일 신문의 양해를 구해 게재합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6.4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고 있다. 관심 포인트는 대체로 누가 승리할 지,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지, 단일화는 실제 이루어질지 정도로 요약된다. 최대 관심사들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번 선거의 맥을 짚고 있는 질문들인지는 의문이다. 기존 논의에서 벗어난 또 다른 관전법이 필요해 보인다.

 

구도만 놓고 보면 이번 선거는 여당에게 유리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50%를 상회하고, 새누리당 지지율은 민주당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정권심판론이 먹히기 쉽지 않은 선거이다. 역대 선거를 되돌아보면 야당이 승리했던 2006년, 2010년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에 임박해서 정권 심판론이 과반을 넘었다. 그러나 1월 한국리서치 정기 조사에서 51.3%가 이번 선거를 “정부와 여당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라고 답했고, 38.6%만이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하고 심판해야 하는 선거”라고 답했다.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과 40대 이상에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더구나 야권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간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우위의 선거구도가 실제 최종결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지방선거 최대 변수: 단일화 아닌 새누리당

 

최대변수는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에 있다. 새누리당 스스로 중간층의 견제심리를 자극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단적인 예로 2010년 지방선거 사례를 보자. 선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MB 정부 심판론이 점화되지 않았다. MB 지지율은 50%를 넘었고, 정당지지율 격차도 지금과 비슷했다. 선거 초기만 하더라도 안정을 호소하며 자세를 낮추는 선거 전략을 취하며 승리가 예견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지율 우위에 취해 선거 막바지 ‘친노심판론’, ‘전교조 심판론’이 등장했고,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전쟁불사, 안보이념공세’로 분산된 야당지지층을 결집시켰을 뿐 아니라 선거 막바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야권후보 단일화는 조건부 변수에 불과하다. 단일화는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가 핵심 아젠다로 떠오른 이후에서나 변수가 될 것이다.

 

안철수 신당의 승부처는 호남인가?

 

신당 측의 주장대로 제1야당 경쟁이 아닌 기존 정당이 흡수하지 못한 중도무당파층을 기반으로 한 제3정당을 표방한 이상, 특정지역 기반보다 수도권에서의 파괴력 입증이 우선이다. 호남에서 안신당의 높은 지지는 안철수 신당 자체에 대한 실질적 지지라기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경고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지지기반을 상실한 채 지리멸렬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호남의 기대는 호남지역이기주의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중도 무당파층 및 수도권에서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 대 새누리당 경쟁력에 대한 기대라고 봐야 한다. 호남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라도 안철수 신당의 승부처는 수도권이어야 한다.

 

민주당의 강점 : 대선주자급 현직자

 

새누리당 우위와 안철수 신당의 도전으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민주당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대선이 아니라 지방선거다. 지방선거에서는 선거구도 못지 않게 인물요인도 중요한데 인물요인에서는 민주당이 강점을 갖고 있다. 호남은 물론, 수도권, 충청, 강원의 현직자들이 민주당 소속이다. 대부분 차기 대선후보군이다. 상대적으로 여권의 강자들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고, 안철수 신당도 정작 눈에 띄는 후보군이 없다. 차기 대선의 관점에서 보면 민주당의 경우 서울과 충남 정도만 승리해도 남는 장사 아닐까. 구태의연한 단일화 논의와 호남 챙기기에 몰두하는 모습은 제1야당의 전략으로는 옹졸해 보인다. 오히려 강점을 가진 전략 지역에서 경쟁력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당당하고 효과적으로 보인다. 단일화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라도 우선해야 할 전략이다.

 

단일화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전법으로 보면 생각보다 많은 변수들이 산적해있다. 2014 지방선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한울(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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