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안철수 신당 지지율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시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단숨에 넘어서 제1야당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조사에서 신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대등하게 나오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앞선 것이 논란의 발단이다.

(내일신문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

 

안철수 신당 지지율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시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단숨에 넘어서 제1야당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조사에서 신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대등하게 나오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앞선 것이 논란의 발단이다. 기존 정당에 대한 지지여부를 묻고 추가로 안철수 신당 창당시 지지할 정당을 단계적으로 물어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반면, 안철수 신당을 포함하여 한번에 물어보면 신당 지지율이 반토막 난다는 것이다. 즉 기존 조사들이 단계적으로 나누어 물어 봄에 따라 거품 낀 신당 지지율을 유포했다는 비판이다(오마이뉴스 1. 3일자 "한달 만에 반토막-안철수 신당 지지율 왜 다른가").

 

거품론의 전말, 조사방법 문제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정당 지지율 조사가 단계적으로 나누어 조사를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정당지지여부를 묻고 난후 다시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2단계 조사는 일부 기관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신당관련 지지율 조사의 대부분은 새누리당, 민주당, 기타 진보정당과 함께 안철수 신당을 동시에 불러주는 방식으로 조사하고 있다. 다만 신당 창당시 "가상 정당 지지율" 조사와 현존하는 정당들을 대상으로 한 "실제 정당 지지율" 조사를 병행하기 때문에 마치 단계를 나누어 조사하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신당 지지율 조사만 놓고 보면 일부 신당 지지율이 낮게 나온 조사방식과 마찬가지로 한꺼번에 보기를 주고 진행한 조사다.

 

그렇다면 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의 차이가 나는 걸까? 우선 조사시점 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지난 국정원사건, 철도파업 등으로 대통령은 물론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시점에는 제3정당에 대한 지지가 높아진다. 반대로 여야 중재로 철도 파업의 종료된 이후에는 신당 지지율이 빠질 수 있다. 신당은 가상정당이기 때문에 신당 지지율은 자신의 활동에 대한 성적표가 아닌 기존 정당에 대한 성적을 반영한다. 둘째, 방법론적으로는 무당파 측정방식의 차이를 들 수 있다. 2단계 조사냐 1단계 조사냐가 문제가 아니라 기존 조사는 지지정당이 없다는 보기를 불러주지 않는데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 조사에서는 지지정당 없음을 보기로 불러주었다. 셋째, 창당도 하지 않은 가상의 정당에 대해 국민들의 태도가 공고하게 형성되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 신당 거품 찾기 보다 자기 개혁 우선해야

 

조사방법에 책임을 돌리지 않더라도 기존 조사 결과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에 거품이 있다는 점은 쉽게 확인된다. 동아시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호감도 조사 결과를 봐도 1년 전 대선 시점에 비해 안철수, 문재인 두 야권 주자 호감도는 6점대에서 4점 대로 내려 앉았다(시사인 1. 4일자 "그 놈의 종북장사 접는 게 좋을 걸?"). 또한 신당 지지층은 야당지지층/진보층에서 이탈한 유권자와 중도무당파에서 흡수된 유권자가 반반씩 뒤섞여 서로 충돌하는 이중 압력에 놓여있다. 중도무당파 층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30%대에 머물고 있어 지난 대선국면에서의 무당파 돌풍은 이미 반감되었음을 보여준다. 거품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철수 의원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민주당의 반응이다. 안철수 신당 거품론이라는 새삼스럽지 않은 카드에 기대어 자기 위안을 삼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신당 거품이 꺼지면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할까? 안철수 신당을 제외한 "실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도 못미친다. 민주당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한다. 신당 지지율의 거품 보다 자신의 문제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안철수 의원 현충원 참배에 설왕설래 하거나 신당 기반이 영남이네 호남이네 논할 시간에 민주당의 지역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먼저다. 자기 숙제를 풀지 못하면 거품론은 현실론이 될 것이다. 민주당의 상대는 새누리당이나 안철수 신당이 아닌 민주당 자신이다.

 

정한울(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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