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문 열어둬… 北 압박·설득 계속”

빅터 차 “北이 원하는건 체제보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9일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위기에 빠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강력한 억제에 기인한 것으로 강해야 할 때는 강하고 유연해야 할 때는 유연한 정책이라는 점을 간과했다”면서 “(그런 지적은) 커다란 오해”라고 반박했다.

 

윤 장관은 이날 외교부와 동아시아연구원이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이라는 책무에 따라 (개성공단 내 우리 근로자) 전원 귀환 결정을 했지만 그럼에도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어 두고 있다”면서 “정부는 신뢰프로세스 기조 아래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강력한 대북 압박과 강력한 설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고 낡은 플레이북(Playbook)에 집착한다면 고립은 심화되고 핵 보유와 경제 발전의 병행이라는 희망은 허황된 일장춘몽으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 관점에서 신뢰란 한·미 양국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때에만 구축되는 것인데 북한이 원하는 것은 비핵화가 아닌 핵합의, 체제안보가 아닌 체제보장”이라며 “하지만 미국은 이런 북한에 줄 것이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에 지난 25년간의 북·미 간 외교 협상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한미협회 등이 주최한 별도의 세미나에서 “한국이 나서 출구전략을 짜고 워싱턴, 베이징, 평양을 설득해야 한다”며 “출구전략의 핵심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