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때늦은 쇄신론으로 민주당이 몸살이다. 당 안팎에서 민주당 쇄신을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 정치개혁의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문재인 후보의 쇄신방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그 동안 인적쇄신을 답으로 준비해온 모양새다.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의 진퇴 여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다.

때늦은 쇄신론으로 민주당이 몸살이다. 당 안팎에서 민주당 쇄신을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 정치개혁의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문재인 후보의 쇄신방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그 동안 인적쇄신을 답으로 준비해온 모양새다.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의 진퇴 여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다.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당 내분 양상으로 치닫는 인적쇄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당 통합도 못하는 정당이 무슨 단일화냐라는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한 민주당의 쇄신의지를 입증하는 데는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두 대표의 인적쇄신은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당 쇄신의 내용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친노 극복 = 민주당의 총체적 혁신'으로 이해

 

정치쇄신의 문제 진단에서 여의도와 국민들의 시각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 이는 문제를 제기한 비주류 쪽이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재인 후보 쪽이나 마찬가지다. 문제제기 측의 주장은 4·11 총선 패배의 책임을 친노계파에 묻고 있다.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문재인 후보진영 역시 문 후보의 최대약점인 '친노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차원에서 친노성향의 인사를 교체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왔다.

 

그러나 표적집단면접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바로는 국민들은 '친노' 개념을 특정계파나 특정세력으로서의 친노진영이라기보다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에 책임 있는 당시의 집권여당, 즉 현재의 민주당을 총칭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물론 참여정부시기 '노무현 정부는 부산정권'이라고 주장했던 호남지역 에서는 일부 민주당 내 영남정치인 그룹을 친노세력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외 지역에서 친노는 친DJ나 친민주당과 차별화되지 않는다. 결국 국민이 바라는 '친노 이미지 극복'은 민주당 전체의 총체적 혁신을 의미한다.

 

또한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은 4·11총선 결과에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총선 결과는 이번 정부 기간 내에 무기력, 무능, 무사안일했던 민주당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민주당이 번듯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왜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냈는가?

 

MB정부 내내 민주당은 좌향좌가 맞네, 중도가 맞네 우왕좌왕하고, 선거가 끝나면 작은 승리에 도취하여 '정권심판, 후보단일화'만 앵무새처럼 되뇌면서 DJ·노무현 시대를 넘어서는 비전을 주지 못했다. 비생산적 정권 발목잡기, 책임전가-책임회피로 일관하는 무책임 정당이라는 것이 각종 조사를 통해 확인된 국민들이 보는 '친노=민주당' 이미지다.

 

물론 칼을 빼든 이상 인적쇄신을 덮고 갈 수 없으며 어떻게 결론 나든 이해찬, 박지원 대표도 억울해할 일은 아니다. 4·11 총선이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는 국민들의 정서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총선과정의 계파갈등을 가져왔다. 총선 이후 치유할 기회를 미루었던 것이 인적쇄신론이란 부메랑이다.

 

국민 눈높이 맞추는 쇄신이 최대 선거공약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국민들 눈에 '친노인사 9인 선대위 사퇴'와 마찬가지로 무엇을 위한 쇄신안인지 납득시키지 못하는 헛다리 쇄신안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이념, 조직, 정책, 인사를 아우르는 총체적 민주당 혁신안이 아니고서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을 것이다.

 

그나마 안철수 후보나 박근혜 후보 역시 뚜렷한 정치쇄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으로서는 위안이자 기회요인으로 보인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강한 정치 불신 하에서 치뤄지는 선거다. 여의도 스타일이 아닌 국민 스타일의 정치쇄신안이야말로 어떤 정책공약보다 2012년 대선의 최대 대선공약이 될 수 있다. 후보단일화를 앞둔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는 최대쟁점이 아닐 수 없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모두에게 기회는 열려 있다.

 

정한울/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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