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19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넘겨 제1당이 됐다.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고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세론’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총득표수로 파악한 유권자들의 표심에 아직 ‘대세’는 없었다.

19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넘겨 제1당이 됐다.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고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세론’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총득표수로 파악한 유권자들의 표심에 아직 ‘대세’는 없었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4월 11일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당지지율을 반영하는 정당별 득표율의 총득표수를 살펴보면 여권과 야권이 비슷한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친박연합, 국민생각, 한나라당 등을 합친 범보수진영은 48.24%를 득표했고,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녹색당 등을 합친 범진보진영은 48.79%를 득표했다. 정당별 득표율은 0.5%포인트(약 17만표)가량 범진보진영이 앞서 있는 박빙의 상황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각 정당이 얻은 표를 단순 합산해도 야권이 새누리당을 다소 앞서는 박빙의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총유효투표수 2154만5326표 중 43.3%인 932만4911표를 득표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각각 815만6045표(37.9%)와 129만1306표(6%)를 얻었다. 야권연대의 득표수가 새누리당 득표수를 12만표(0.6% 포인트)가량 앞선 것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총선 결과 의석수에서는 여당이 승리했지만 득표수에서는 여야가 큰 차이가 없었다”며 “오히려 득표수에서는 야권 쪽 지지가 다소 높았다. 이는 향후 대선과정에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해주는 지표다”라고 말했다.

 

의석수 여당 승리, 득표수는 야당 앞서

 

‘이명박 대세론’이 이어졌던 2007년 17대 대선과 비교하면 차이는 명확하다.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8.67%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위였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22.52%포인트 앞선 여유 있는 승리였다.

 

당시 이명박 후보가 ‘대세’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간의 정당지지율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 4월 9일 동아시아연구원이 발표한 <여야 경합국면의 원인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7대 대선을 8개월 앞둔 2007년 4월 한나라당의 정당지지율은 47.6%였다. 2위인 통합민주당은 19.4%로 한나라당의 절반에도 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는 19대 총선 결과인 새누리당과 야권연대 간의 경합구도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19대 총선 승리로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가도가 탄력을 받은 것은 명확하다. 박 위원장은 선거 초반 야권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던 상황을 뒤집었다. 박 위원장은 여당 열세의 선거 흐름을 여야 박빙으로 바꿔놓으면서 대선정국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

 

선거 흐름이 여야 박빙으로 변한 것은 정권심판적 성격이 강했던 2010년 지방선거와의 비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정당지지도를 반영하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을 보면 2년 사이 여야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윙보터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경기·인천·충청·강원권의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에 모두 범진보진영이 우위를 차지했다.

 

 

2010년 서울지역 광역의원 비례대표 지지율을 보면 당시 한나라당을 비롯한 범보수진영은 46.02%의 지지를 받았으나 민주당 및 국민참여당 등 범진보진영은 53.58%의 지지를 받았다. 7%포인트로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는 19대 총선에서 4%포인트로 좁혀졌다. 경기도 또한 2년 전에 범보수진영은 45.5%, 범진보진영은 54.18%의 지지를 받아 지지율 격차가 9%포인트 이상 벌어졌으나 이번 선거 결과 지지율 격차가 4%포인트로 좁혀졌다. 인천의 경우도 8%포인트가량 지지율 격차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범보수진영이 2%포인트로 범진보진영을 바짝 따라잡았다.

 

강원도와 충청북도는 지지율이 아예 뒤집혔다. 2년 전 강원도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범진보진영의 지지율은 51.69%로 범보수진영보다 4%포인트가량 앞섰으나 19대 총선에서 범보수진영에 13%포인트가량 뒤지며 역전당했다. 충북지역도 마찬가지다. 2년 전에는 10%포인트가량 뒤졌던 범보수진영이 19대 총선에서는 6%포인트가량 앞서며 판세를 뒤집었다.

 

강원도·충북, 정당 지지도 뒤집혀

 

19대 총선에서 2010년에 비해 여권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2년 전보다 정권심판론과 야권단일화에 대한 유권자의 공감대가 낮아진 것과 연관된다. 동아시아연구원의 보고서는 19대 총선 당시 정권심판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공감대가 6·2 지방선거에 비해 낮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는 조사대상자의 65.5%가 정권심판론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지만 19대 총선에서는 이보다 2.5%포인트 하락한 63%가 정권심판론에 대해 공감했다.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평가도 2010년에는 69%가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나 19대 총선에서는 18%포인트가량 하락한 50.7% 정도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이번 19대 총선을 야권이 정권심판론으로 치러낼 수 있었던 마지막 선거로 분석했다. 윤 실장은 “대선에서는 전망적 투표 경향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비전과 정책,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선택을 하는 경향이 크다”며 “대선과정에서는 총선 때보다 MB가 이슈에서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권심판론은 총선 때처럼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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