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4.11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5일, 정치전문가들은 현재 판세를 이렇게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길게 보면 총선 판세가 두 차례 출렁였다고 봤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마지막해에 실시되는 총선이어서 '정권심판론'이 최대 이슈로 야권의 낙승이 예상됐는데, 민주통합당이 총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실망을 안겨줬고, 실제 변화 여부와는 관계없이 새누리당의 '민생을 위한 보수의 변화', '정권 바뀌자 말 바꾸는 친노세력 심판' 전략이 먹히면서 '박빙' 상황으로 판세가 흘러갔다는 것이다.

수도권 승부가 관건...투표율 55% 넘으면 야권에 유리

 

경남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시장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야권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심상정

고양덕양갑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박빙 속 야권의 우세"

 

4.11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5일, 정치전문가들은 현재 판세를 이렇게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길게 보면 총선 판세가 두 차례 출렁였다고 봤다.

 

두 번 출렁인 판세

 

이명박 정부 임기 마지막해에 실시되는 총선이어서 '정권심판론'이 최대 이슈로 야권의 낙승이 예상됐는데, 민주통합당이 총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실망을 안겨줬고, 실제 변화 여부와는 관계없이 새누리당의 '민생을 위한 보수의 변화', '정권 바뀌자 말 바꾸는 친노세력 심판' 전략이 먹히면서 '박빙' 상황으로 판세가 흘러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면서 이 대통령이 무대에서 사라진 것도 정권심판론을 희석시킨 요인이었다.

 

새누리당의 1당 가능성까지 예견될 정도로 야당에게 악화된 판세를 전환시킨 것은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민간인 불법사찰' 이슈가 이명박 대통령을 무대 위로 다시 불러들였고, 이것이 수도권 박빙지역의 판세를 야권에 다소 유리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도 사찰은 있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사찰 피해자다"라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물타기'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면서 큰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타운 개발' 이슈가 몰아쳤던 2008년 총선은 한나라당으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불었던 2004년 총선은 열린우리당으로 쏠림 현상이 뚜렸했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창오 새시대연구소장은 "이번 선거는 3표, 7표, 19표차 등 박빙 승부가 곳곳에서 펼쳐졌던 2000년 총선과 양상이 비슷할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정권심판론 단일 이슈의 선거였는데, 박근혜의 친노심판 전략과 민주당의 공천 실패로 여야 상황이 엇비슷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소장은 "영남은 야권이 쉽지 않고 수도권 선거 결과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큰 바람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각 개인의 인물 경쟁력으로 생존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 이슈는 '정권심판'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약간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민주당이 박빙으로 1당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치면 '여소야대'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미FTA 폐기, 제주해군기지, 민간인 사찰 문제 등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전 정부에서 하던 것들이다'라고 걸고 넘어진 것이 일부 유권자들에게 먹혀 미세하지만 야권이 역풍을 맞은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도 "자칫 새누리당의 1당 가능성도 있었는데, 최근 불거진 민간인 사찰 문제가 야권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야권이 조금 유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투표율은 얼마나?

 

투표율도 박빙 승부의 방향을 가를 중요 변수다. 여당 쏠림이 강했던 2008년 총선 투표율은 46.1%에 불과했다. 야당 쏠림이 강했던 2004년 총선 투표율은 60.6%였다. 2000년 총선 투표율은 57.2%였다.

 

이택수 대표는 "투표율이 55%가 넘으면 야권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55%는 넘길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야당이 승리한 2010년 6.2 지방선거 투표율은 54.5%였다.

 

2008년 총선 투표율인 46.1% 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한울 부소장은 "선거 쟁점 자체가 경제 문제 등 국민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정치쟁점들"이라며 "정치 참여보다는 정치 냉소쪽으로 가는 흐름도 있어서 투표율이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을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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