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한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곧 이어지는 대선 결과는 향후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박근혜'는 여전히 차기 대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치인이다. 한때 문재인 전 이사장에게도 양자구도에서 밀렸던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후 꾸준히 지지세를 결집하고 있으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지지세 결집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모르는 박근혜①] 영남보수 충성도 강점, '박정희의 딸' 운명적 한계

 


 

한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곧 이어지는 대선 결과는 향후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박근혜'는 여전히 차기 대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치인이다. 한때 문재인 전 이사장에게도 양자구도에서 밀렸던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후 꾸준히 지지세를 결집하고 있으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지지세 결집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선가능한 대선주자들 내에서 2위 후보를 10% 이상 앞지르고 있으며, 양자구도에서도 '안철수 신드롬'을 극복해가고 있는 박근혜는 누구인가. 방송과 신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정치인, 그만큼 가장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정치인 박근혜. 그러나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민중의소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조명하는 기사를 5회에 거쳐 연재한다./편집자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박정희대통령 기념도서관' 개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여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다. 최근 수년간 차기 대선 후보군을 모두 나열한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놓쳐본 적이 없다. 지금 당장 모든 대선 후보군을 대상으로 대통령선거를 치른다면 그는 가볍게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오는 12월 1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은 후보단일화를 해 박근혜 위원장을 상대하려고 하고 있다. 박근혜 대항마로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이 거론된다.

 

다자 대결구도에서는 박근혜 위원장이 부동의 1위지만,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그의 입지가 흔들린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불어닥친 '안풍(安風, 안철수 바람)은 박근혜 위원장의 입지를 크게 위협했다.

 

최근 안철수 원장이 '정치를 할지 안 할지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반면, 박근혜 위원장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위원장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안철수 원장은 '하락세', 박근혜 위원장은 '상승세'인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은 아직까지는 '안풍(安風)'을 타고 넘진 못하고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과의 대결에선 박근혜 위원장이 '박빙 우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승부는 4.11 총선 결과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층인 '영남' 공략에 나선 문재인 상임고문이 부산 사상구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문재인 고문은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체급을 한 단계 더 올리게 된다. 또 안철수 원장이 불출마 할 경우 반사이익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더 크게 얻기 때문에 안 원장의 불출마 또한 '朴-文' 대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박근혜 위원장은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이지만 그에게 따라붙는 근본적 의문 또한 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현재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 중 한 명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필패론', '박근혜 불가론'의 꼬리표가 따라붙는 대선주자. 박근혜는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박근혜 강점, 강한 보수 = 박근혜 위원장이 다자구도에서 앞서나가고 양자구도에서도 상승세에 있긴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생'을 장담할 순 없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그의 저서 '고성국의 정치in'에서 "박근혜가 아무리 앞서간다 해도 막상 선거 구도가 야권의 후보단일화 바람을 타고 보수대 진보로 확정되면 선거 양상은 급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은 진보와 보수가 각각 고정지지층 30%를 확보하고 중도 40%의 표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는지 싸움이기 때문에 초박빙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야권이 후보단일화로 '바람'까지 일으킨다면 박근혜 위원장으로서는 더 어려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오는 12월 대선의 최대 변수는 '정권심판론'이 될 수밖에 없다. 박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하려고 해도 '정권심판론'의 화살을 피해가긴 어렵다. 선거구도를 놓고 보면 절대 불리한 싸움이다.

 

보통 선거의 핵심 변수는 '구도', '이슈', '후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구도는 박근혜 위원장에게 불리하지만, '후보(박근혜)' 자체는 만만치 않은 강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박근혜 위원장의 '강점'으로 꼽는 것은 충성도 높은 지지층이다. 박근혜 위원장이 최근 수년간 30%대의 안정적 지지도를 유지하면서 앞서나가고 있는 것도 지역적으로는 '영남', 계급적으로는 '보수'라는 고정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박근혜의 강점은 '강한 보수'라는 것이다. 박 위원장 말고 다른 대안도 없고 지지층의 결집도가 높아서 외부요인에 의해서 흔들릴 가능성도 없다"라고 분석했다.

 

'진보세대가 지배한다'의 저자인 유창오 새시대전략연구소장도 "박근혜의 가장 큰 장점은 영남지역 유권자들의 그에 대한 애정이다. 특히, TK(대구경북)의 애정은 과거 호남이 DJ(김대중)에게 품었던 정도의 애정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외로 네거티브, 비토층이 많지 않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두번째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복지확충에 부정적인 보수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확충'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복지 확대'로 포지션을 이동하면서 향후 대선에서의 '복지 전쟁'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것도 박근혜 위원장의 장점으로 꼽았다. 정 부소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복지확대에 대해 정면으로 맞섰는데 박 위원장은 복지확대를 수용하고 있다. 향후 복지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의 단점, 아버지 그늘 = 역설적이게도 전문가들은 박근혜 위원장의 강점을 단점으로도 꼽는다. 강한 보수 이미지는 보수층의 지지를 견고하게 하지만, 박 위원장을 '보수의 리더'로만 가둬놓기도 한다. 여러차례 박 위원장의 약점으로 거론됐던 '표의 비확장성' 문제다.

 

특히, 근래 선거에서 20~40세대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음을 감안하면 '강한 보수'는 박근혜 위원장의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다. 정한울 부소장은 "표를 확장하기 위한 박근혜의 1차적 목표는 40대가 될 것이다. 20~30대에서의 열세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대선은) 40대를 잡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대는 야당 후보, 50대 이상은 박근혜 위원장이 우세인 가운데 40대가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한 보수'는 정책 포지션 이동의 효과도 상쇄시킨다. 이 대통령이 임기동안 내내 '무늬만 서민정책' 비판에 시달렸듯이, 강한 보수 '박근혜의 복지'도 진정성을 끊임없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그늘도 박근혜 위원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유창오 소장은 "본인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박정희의 딸이라는 운명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박정희 모델'로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너무 크다"라고 진단했다.

 

18대 대선의 승자는 국민의 요구를 정확히 읽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강한 보수 박근혜 위원장은 근본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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