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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지만 바람이 그치질 않는다)
'한씨외전'에 나오는 이 대목은 '안철수 신당설'을 둘러싼 지금의 정치권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박근혜 대세론'을 꺾은 안풍(안철수 바람)과 10·26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당선은 기성정치권을 근본부터 뒤흔들었다.

전문가들 "안 원장, 신당 만들 이유 없어" … 당사자 침묵에 '신당설' 끊이질 않아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지만 바람이 그치질 않는다)

 

'한씨외전'에 나오는 이 대목은 '안철수 신당설'을 둘러싼 지금의 정치권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박근혜 대세론'을 꺾은 안풍(안철수 바람)과 10·26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당선은 기성정치권을 근본부터 뒤흔들었다.

 

더구나 총선과 대선이 겹쳐지는 2012년의 격변기를 앞둔 정치권은 활로를 찾는 일에 사활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 각종 신당설이다.

 

이 가운데 단연 관심이 집중된 것이 바로 '안철수 신당설'. 발원지는 안 원장이 아니다. 본인은 침묵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군불을 때는 모양새다.

 

특히 청춘콘서트를 기획하고 안 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이 대표적이다. 각종 강연에서 제3신당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제3신당이 나올 수 있다면 안 원장 정도가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 본인이 정치적 결단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당과 안철수 원장을 직접 연결해 언급한 대목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신당창당의 일정까지 거론했다.

 

그는 "(신당 창당은) 내년 2월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려면 적어도 12월에는 태동해줘야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사뭇 다르다.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정한울 부소장은 "반한나라, 비민주 층이 두텁고 정치적으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제3세력도 정치적 수요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러나 야권통합 움직임도 있고, 급할 것도 없는 안 원장이 신당을 만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도 "안철수 원장이 직접 창당을 하겠다고 하지 않는 한 (신당 창당)의 현실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명지대 인문교양학부) 역시 "안철수씨는 신당을 창당할 인센티브가 별로 없다"며 "왜냐면 신당을 한다는 것은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인데 본인은 정치권 바깥에 머물고 있어도 정치적 영향력이 있고, 박원순 시장과 마찬가지로 신당이 없어도 대권에 관심 있다면 무소속으로 나가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안철수가 없는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있다"며 "안 교수가 직접 깃발을 들지는 않지만 법륜 스님처럼 뜻을 같이 하는 주변 사람들이 안철수 신당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던 윤여준 전환경장관은 "제3신당 창당설은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안철수 현상'과 일맥상통한다"면서도 "안철수 씨가 신당을 만들거나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권에는 온갖 상상력과 추측이 난무하지만 정작 안 원장은 침묵하고 있다.

 

더구나 안 원장의 지인도 "신당이 필요하고 또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아 이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 의지보다 주변의 바람이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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