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독 TV방송 모델로 현정권 임기내 출범

서울경제 '보고서' 단독 입수

 

정부가 남북 통일을 대비해 독일 통일에 기여한 옛 서독TV방송과 유사한 '통일TV방송' 설립을 추진한다.

 

서독TV방송이 동독인의 집단 탈출과 동독에서의 시위 등을 집중 보도해 독일 통일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 점에 착안해 우리도 통일TV방송을 설립, 한반도 통일 기여 역할을 맡기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통일방송 추진 로드맵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통일부와 기획재정부는 남북한의 통일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건전한 여론 형성 역할을 할 통일TV방송 설립을 현 정권 임기 내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통일부는 최근 지난 4월 동아시아연구원에 의뢰한 보고서를 통보받고 정부 계획안을 마련, 통일TV방송 설립 추진에 착수했다. 통일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부 차원의 통일TV방송 설립 추진을 보고했는데 최근 의뢰한 연구용역은 후속조치"라며 "정부는 독일 통일에 기여한 옛 서독TV방송을 모델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현 정권 임기 내에 통일TV방송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통일방송을 10월 초에 시작했다.

 

보고서는 통일TV방송 설립을 위해 한국정책방송원(KTV)과 국방홍보원(KFN), 아리랑국제방송, 국회방송(NATV)처럼 별도의 법령을 제정, 독립된 기관 설치를 권고하고 우선적으로 통일교육지원법령 개정을 통해 설립 근거 마련을 제안했다. 방송 운영 형태는 케이블TV를 바탕으로 한 공공채널이나 공익 채널로 선정, 의무전송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또 설립자금은 초기 시설구축비용 140억원 외에 방송환경구축 추가비용 160억원 등 총 300억원이 요구되고 인력은 총 68명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했다. 상황에 따라 운영자금은 방송법이나 방송문화진흥회법을 통해 지원받도록 했고 방송콘텐츠는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 및 이와 관련된 사항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뉴스(보도)도 남북관계 및 통일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해 전문방송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제시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통일TV방송 설립에 필요한 예산을 재정부와 협의했으나 내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며 "설립 취지는 재정부도 공감하고 있어 현 정권 임기 내에 예산을 확보해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