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10ㆍ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초반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거취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원장은 금명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를 만난 서울시장 보선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 안 원장이 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네 가지다.

서울시장 보선, 안철수의 선택 네갈래 길

여야 "어떤 선택" 촉각… 선거전략 수정 불가피

 

안철수(왼쪽)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오른쪽)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2009년 3월 20일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창립 3주년을 자축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0ㆍ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초반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거취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원장은 금명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를 만난 서울시장 보선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 안 원장이 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안 원장이 출마하되, 무소속으로 완주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가 지난 2일 '청춘콘서트'에 앞서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과 유사하다. 그는 당시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부소장은 "당선을 위해 조직은 필수적"이라면서도 "기존 정당과의 연합은 그에게 정치적 자살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무당파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정치세력과 손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두 번째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되,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틀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안 원장은 4일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들과 힘을 합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서상 한나라당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계속 여권과의 선 긋기를 시도하고 있다.

 

야권은 즉각 화답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한배를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안 원장이 한나라당에 맞설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데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만일 독자적인 길을 걷는다면 한나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 번째는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안 원장은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박 변호사를 돕는 쪽으로 선회하거나 별다른 지원 없이 깨끗이 불출마를 선택하고 교수직에 전념할 수 있다. 그는 각종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 결정에 가장 큰 고민은 박원순 변호사와의 관계"라고 말할 정도로 출마 의지가 강한 박 변호사와의 관계 설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 자칫 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서울시장 보선에 불출마하되, 내년 대통령선거를 최종 목표로 삼는 방안이 있다. 그가 한 인터뷰에서 "나는 (박정희 정권 때인) 1970년대를 경험했다. (현집권세력을 보면서) '아, 거꾸로 갈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때문에 안 원장이 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내년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안 원장 지원세력 중 일부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안 원장은 현재의 '박근혜 대세론'에 도전하는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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