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선 칼럼] 북은 외교戰·정치戰으로 옮겨가고 있다](../images/bg_tmp.jpg)
[하영선 칼럼] 북은 외교戰·정치戰으로 옮겨가고 있다
kor_eaiinmedia | 2010-12-23
하영선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 지난 20일 한국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에 대한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의 공식 발표 내용이다. 훈련 직전까지 "혁명무력의 2차·3차의 강력한 대응타격"을 호언장담했던 북한의 경고는 결국 협박에 그쳤다.
북 '核 선군' 포기시키고 미·중이 보장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얼른 보면 북한 당국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혼란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1월 23일의 연평도 포격은 전면전의 서곡이 아니라 외교전과 정치전의 서곡이었다. 따라서 북한은 발 빠르게 군사판을 접고 국제외교판과 남북정치판으로 확전을 시도하고 있다. 군사위기에 못지않은 외교와 정치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연평도 위기의 군사적 후속조치에 못지않게 외교와 통일정책의 발 빠른 행마가 절실하다.
외교전은 내년 1월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미·일은 지난 6일 3국 외무장관 회의를 가진 후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도발행위 중지, 지역 내 긴장완화, 한국과의 관계 개선, 비핵화를 위한 적극적 조치,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언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서 북한은 금년 정초 외무성 성명으로 대북 제재를 풀면 6자회담은 다시 열릴 수 있으나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적대관계의 근원인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북·미 평화협정부터 체결하자고 주장했다. 최근까지 이러한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상태의 대표 지역을 판문점 구역과 서해 북방한계선 해역이라고 주장해 왔다. 최근의 연평도 포격도 이러한 논리의 구체적 표현이다.
양극화된 두 조건 사이에서 중국은 우선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 6자회담을 재개하더라도 북한 비핵화의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공공연하게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없이는 살 수 있어도 핵 억제력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조선반도의 현실이다"라고 발언하고 있다.
돌파구의 마련은 어렵다. 한·미·일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북한이 핵선군정치를 넘어서서 핵 없는 21세기 신생존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북한은 조·미 평화협정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가 비극적 종말로 이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북한의 핵선군정치 포기와 미·중이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남북한 평화합의를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6자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물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사과와 재발 방지 문제는 이러한 논의에 최우선적으로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주시해야 할 것은 북한 지도자들의 변화보다 주민들의 변화"라면서 "역사상 국민의 변화를 거스를 수 있는 어떤 권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김정일·김정은 권력이양 체제는 과거 김일성·김정일 권력이양 체제보다도 훨씬 열악한 상황에서 21세기 신생존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국제관계에서 보면 더 이상 사회주의 국제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외로운 광야에 서 있다. 중국의 지원이 유일하지만 그나마 제한된 것이다. 남북 관계는 과거의 무조건 돈과 쌀을 주던 시대에서 원칙 있게 도와주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더구나 북한 주민들까지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면 어느 때보다도 북한 정치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이러한 때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북한 붕괴론'이 아니라 '북한 선진화론'이다. 붕괴의 위험이 커질수록 통일의 순간이 가깝게 다가오므로 기다리는 정책이 상책이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북한 붕괴는 단순히 북한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한반도와 동아시아 전체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북한 선진화 정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자체가 북한 주민의 변화를 품을 수 있는 새로운 정책 노선의 등장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북한 선진화론은 통일 논의에서 남북 못지않게 분열되어 있는 우리 국내의 남남 분열을 치유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kor_eaiinmedia
李는 "셰셰" 金은 "핵기술 갖자"…또 섣부른 외교 애드리브
중앙일보 | 2010-12-23
kor_eaiinmedia
새 대통령, 취임 동시 `외교 전면전`…"中 압박 동참할 건가" 질문 받아든다
중앙일보 | 201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