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자잘한 공약보다 `위기극복과 통합` 메시지 주는 큰 비전 제시해야”
kor_eaiinmedia | 2025-02-21
폴리뉴스
2024년 12월 내란사태와 탄핵으로 대한민국이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폴리뉴스는 전문가와 함께 정치, 경제, 국제관계 등 각 분야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모색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묻다’ 시리즈 인터뷰를 진행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박광온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이어 여섯 번째 순서로 ‘한국 정치개혁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지난 13일 서울대 사회대 411호에서 진행된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보도한다.
▲ 김능구> 지금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또 지금 이렇게 일으킨 하나의 원인일 수도 있고, 정치적 양극화가 되면서 이른바 극우 세력들이 굉장히 확산되고, 거기에 극우 유튜버들이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번에 발표하신 그 부분에서 분류를 아까 보수가 하나가 아니다, 해서 이렇게 지표를 가지고서 분류를 하고, 그 사람들의 여러 가지 성향을 이야기하면서 예측도 하고 했는데 그게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그랬을 때 전체적으로 보면 아까 여론조사에 응하는 사람들이 전부 다 80~90 이런 사람들만 응하고 있으니까 대한민국 보수가 완전히 극우로 경도돼 있다, 여기는 동의 안 하는가?
△ 강원택> 동의 안 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조사 결과 보면 여전히 중도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분들이 훨씬 많고, 아까 봤을 때 한 50까지는 안 됐지만 거의 50에 가까운 비율이었고, 그리고 그분들은 나름대로 균형감 있는 생각들을 갖고 있고, 상황에 대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정치적 효능감도 낮고, '내가 움직인다고 되겠어?' 혹은 '내가 뭐 많이 알아?' 이렇게 효능감도 전체적으로 낮고 또 정치 참여에 대한 동인도 좀 약하고.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생각은 많고, 지금 상황에 대해서 못 마땅한 것도 많지만 내가 말을 한다든지 내가 어디 시위를 나간다든지 하는 생각은 없는 분들인 거다. 이 사람들은 아마 여론조사 전화도 안 받을 거다.
▲ 김능구> 여론조사라 하면 탁 끊어버릴 거다.
△ 강원택> 이 사람들은 지금 숫자는 많은데 이 사람들의 견해는 정치적으로 표출되고 있지 않은 상황인 거다. 목소리 왕왕왕왕 큰 사람들만 계속 받아들이게 되는 거고,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에 그런 게 있지 않은가? '침묵의 나선 이론'이나 계속 사람들이 떠들고 그러면 나는 생각이 다른데 내가 떠들면 저 사람들이 다수인데 내가 소수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질 것 같아서 자기는 입을 다물고 있는 거다. 그러면 이 사람들이 소수라고 하더라도 이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게 된다는 거다. 이 사람들은 점점 커지고, 여기는 조용해진다고 그래서 침묵의 나선 이론이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가 딱 그런 것 같다.
극우 유튜브 관련된 건 저건 어디까지 우리가 표현의 자유로 봐야 되느냐에 대한 심각한 사회적 토론도 나중에 필요할 것 같다. 의도적인 가짜 뉴스나 왜곡된 뉴스를 상업적인 이유로 저렇게 공공연하게 해야 되는 것들이 가능한 거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거다. 과거에는 그런 형태의 규제는 공중파라든지 하여튼 제도화된 언론에는 다 적용이 된다, 지금 정부까지도 다. 그런데 유튜브가 100만 명 이상이 보게 되면 지금은 그와 관련된 개념을 바꿔야 될 것 같다. 훨씬 더 영향력 있는 매체가 됐다면 그 매체가 저렇게 무책임한 언동을 하고 있는 부분을, 그것도 상업적인 것까지 만나면서 사실은 사회의 정치적 기반이나 민주주의 기반, 신뢰의 기반을 굉장히 약화시키고 있는 그런 행위이기 때문에 저걸 언제까지 용납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토론이 필요할 것 같다. 유튜브가 사적 영역이냐, 아니면 그 영향력으로 봤을 때 이걸 공적 영역에 들어온 걸로 봐야 되느냐. 그거에 대해 필요할 것 같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당연히 저런 사람들은 많이 생겨날 거다. 누구라도 자극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을 거고, 그게 알고리즘으로 계속 반복돼서 그런 이야기들만 전달되는 이런 시스템에서는. 그러니까 그 사람들 이야기가 재미있겠는가, 내가 하는 이야기가 재미있겠는가? 내가 하는 이야기는 재미 없을 거다. 내가 아무리 유튜브를 만든다 그래도 안 볼 거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이야기하면··· 그러니까 드라마가 재밌는 거다. 그런 이야기를 자꾸 하고, 저게 사실 지배적인 언로의 기반이 되면 우리 사회가 굉장히 위험해지는 거다. 이건 정치적인 커뮤니케이션도 다 안 될 거고, 정말 극단적인 이야기, 가짜 뉴스. 부정선거도 마찬가지다. 저게 이렇게까지 확산될 줄 몰랐다, 정말. 그건 말이 안 되는 거라서. 얼마 전에 김근식 교수 인터뷰한 것도 봤는데, 얼마 전에 김근식 만나서 점심 먹었는데 김근식 교수가 그러더라. "부정선거 이야기를 하려면 내가 이야기해야지 왜 딴 사람들이 난리인 거야." 부정선거 관련된 데 자기 지역구도 있었는데 내가 그때 떨어졌으면 내가 부정선거 때문에 떨어졌다고 막 떠들고 다녀야 되는데 나는 가만히 있는데 왜 딴 사람들이 난리인지 모르겠다더라. 그건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인데 듣고 싶은 이야기, 믿고 싶은 이야기만 믿게 되는 거고, 이번 같은 경우는 윤석열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더더욱 저놈들은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걸 수용하면서 확산된 측면이 있어서 윤 대통령은 여러 가지로 사실 한국 민주주의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많이 미친 거다.
▲ 김능구> 유튜브 문제는 아주 심각하다고 본다. 사실상 언론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게 구글이니까 해외 기업이 그걸 하고 있고, 그리고 뭐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지만 이미 선은 넘을 대로 넘었고, 그래서 이 문제도 아마 향후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서 제세력들이 서로 합의를 해야 되지 않겠나.
△ 강원택> 해야 한다. 해야 될 부분이다.
▲ 김능구> 오늘 뉴스 보셨는가 모르겠지만 헌재가 예상보다도 더 빨리 탄핵에 대한 결정을 할 수도 있겠다. 제가 예측한 건 3월 20일 전후. 변론이 2월 말까지 난다면 보통 3주 정도 시간이 있어서 그걸 한다는데 그랬을 때 대선이 가파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대선 때 금방 말한 제도적 문제, 인물의 문제, 여러 문제가 녹아 들어가야 되는데 원장님이 볼 때는 조기 대선으로 간다고 했을 때 가장 우선순위로 뭐가 공론화가 되고, 그게 정치권이라든지 사회에서 정리 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 강원택> 탄핵 심판 결정이 늦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마 써놓긴 다 써놨을지도 모른다, 지금. 아니면 스스로 생각할 때 어느 쪽이라고 다 생각은 하셨을 것 같지만 이게 워낙 분열된 이슈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헌재에서 최대한 성의와 정성을 다 기울여서 이 사안을 다뤘다는 인상을 국민들한테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빨리해서 이 혼란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후의 후유증을 우리가 고민한다면 조금 더 이 사안을 갖고 고민한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래서 3월 중순 이전에 하는 건 조금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2월 말이나 3월 초에 나버리는 건 조금 그렇고, 그로 인한 후유증, 불복의 문제 같은 거나 이런 것도 나올 수 있을 거고,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는 사람도 있고 이럴 수 있어서 헌재가 그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조금 더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명확하고, 조기 대선이 어쨌든 치러지게 되면 제일 중요한 건 약속을 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헌법 개정하자. 그래서 그냥 약속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말만 하고 덮어버린 게 문제니까. 문재인 때도 자기들끼리 안에서 하고 나서 법무비서관이, 조국이, 민정비서관이 읽고 그냥 국회에 던져버린 거 아닌가. 너네 해라. 사전에 야당하고 협의 한 번 안 하고. 그렇게 버려지면 안 되기 때문에 개헌 절차법을 만들든지, 어쨌든 명확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그걸 안 하면 안 되는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뭔가 있어야 될 거다. 그냥 말로만 개헌할게, 이건 더 이상 안 맞는 거다.
“‘잘사니즘’‘ 먹사니즘’은 박정희 시대 ‘잘 살아보자’의 이재명식 버전”
▲ 김능구> 지금까지 그래 왔다.
△ 강원택> 그렇다. 그래서 그건 아닌 것 같다. 그건 거짓말이고, 그래서 그거 말고 뭔가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해서 명확하게 그다음에 정치 개혁과 관련된 일정을 제시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내가 뭘 어느 쪽으로 바꾸겠다는 이야기보다 제일 좋은 건 국회에 개헌 특위를 구성하고, 그걸 언제까지 완료해서 뭘 만들어내겠다. 우리가 밖에서 아무리 이야기를 많이 해도 결국은 이 문제를 다뤄서 처리해야 되는 건 국회가 하는 역할이니까 국회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공간을 일단 열어놓는 게 중요하다.
▲ 김능구> 옛날에 IMF 때 대선 주자들이 다 사인했는데 그런 것처럼 이번에 각 당에서 대선 주자들이 나오면 그분들이 개헌에 대한 명확한 구체적인 일정을 전부 다 약속해라, 이런 건가?
△ 강원택> 아니면 국회의장이든 뭐든 명확하게 어디에다가 약속하게 해서 이걸 안 지켰을 때의 정치적 부담이 굉장히 크게 만드는 게 일단은 중요할 것 같고, 그리고 또 하나는 지난번 대통령 선거 기억하시겠지만 아무 것도 없다. 공약이 아무것도 없고, 나도 많이 생각을 해 봤는데 '두 사람이 뭘 약속했지?' 생각나는 건 발모제밖에 기억나는 게 없더라. 그거 말고 하나도 기억나는 게 없다. 그리고 심지어 내가 그때 기억나는 게 이재명 홍보물이었는데 삼청동 쪽 어딜 가는데 '주민 여러분, 주차장을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붙어있더라.
▲ 김능구> 소소한 공약인가, 이렇게 이름하에 했었다.
△ 강원택> 보면서 "구청장 선거야?" 그랬다. 대통령 선거가 그런 거 가지고 진행되면 안 된다.
▲ 김능구> 자기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라더라.
△ 강원택> 너무 가벼운 거다. 사실 잘사니즘, 먹사니즘, 뭐 초등학생들 말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한국이 얼마나 세계적으로 큰 나라가 됐는데 지금 그런 말장난 갖고 되는가? 좀 더 큰 비전을 만들어줘야지. 삼성도 흔들리고, 전체적으로 트럼프발 저것도 있고, 사람들은 불안감이 굉장히 큰 상황인데. 그래서 안정감 있는 그런 형태의 극단적인 것보다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힘이 정치로 인해서 너무 불필요하게 소모되고 있다. 외부의 위기는 굉장히 커지고 있고, 중국은 쫓아오고 있고, 우리 안에서는 흔들리고, 미국은 조지고 있고. 이런 상황인데 안에서의 리더십은 우리 사회는 다 분열돼서 뭐 찢겨 있고. 그러니까 우리 사회 힘이 안 모이는 거다. 그러니까 이 힘이 모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리더십인데 어쨌든 그런 형태의 것들을 치졸한 형태의 언어보다 훨씬 중요한 건 지금이 위기 상황이라는 걸 인정하고, 우리가 많은 것에 한계가 왔다는 것도 인정하고 그러면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도약해 나가느냐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어야 되고, 거기에 통합의 메시지가 같이 가야 한다.
나는 지금 굉장히 위험하게 본다. 최근에 중국 선전에 가서 화웨이하고 BYD를 보고 왔다. R&D 센터를 보고 왔는데 깜짝 놀랐다. 그 사람들의 기술력이 어떻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일단 지금 그 사람들이 다 창업 1세대들 아닌가? 그러니까 정주영, 이병철의 스피릿이 있는 사람들. 창업자들이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는 거다. 뭔가 해보자가 있는 거다. 해보자가 있는데다가 미국이 압박을 넣기 시작하니까 국가적 사명감까지 갖고 있는 거다. 거기 가서 듣고, 만나서 받은 느낌이 스피릿이 살아 있는 거다. 단순하게 기술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뭐 규모도 어마어마해졌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얘들은 뭔가 해보려고 하는 옛날 70~80년대에 우리가 했던 그런 느낌이 여기서 막 들더라. 우리 쳐다보면 52시간도 문제를 못 풀지 않은가. 교수 입장에서는 참 한심하게 느껴지는 게 저런 식으로 시간을 규정하면 교수들은 만약에 9시간 수업하면 9시간만 일하는 사람이다, 저런 식으로 계산하게 되면.
그러면 그 나머지 시간은 우리가 다 노는가?
“50% 차지하는 중도층 尹 탄핵 지지하지만 여론조사 응답 안해... 보수 과표집”
“국민의힘, 대선 시기 되면 우경→중도 바뀔 듯...‘윤석열 잘했다’ 하기 어려워”
▲ 김능구>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하는 여론조사 보면 요즘은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전부 40%가 넘는다. 바로 그런 점에서 바라본다는 건가?
△ 강원택> 동아시아연구원에서 했던 조사가 양극화 관련된 조사인데 내가 맡았던 부분은 중도층을 봤다. '조용한 중도층은 무엇을 원하나' 이게 내 글의 제목인데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중도가 한 46~47% 나온다. 전체적으로 절반 가까이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물어본 게 0~10까지 0은 가장 진보, 10은 가장 보수, 5는 중도. 그리고 제가 구분을 0~2는 강경 진보, 그다음에 3~4는 온건 진보, 그다음에 5 중에서 이재명을 찍은 사람은 중도 진보, 그다음에 5라고 자기를 답한 사람 중에 윤석열을 찍은 사람은 중도 보수, 그다음에 온건 보수, 그다음에 마지막 8~10은 강성 보수. 이렇게 나눴는데 나눠보니까 윤석열을 찍었던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중도 보수나 온건 보수들은 생각이 다르다.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거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잘못됐고 탄핵돼야 된다는 생각이 많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나타나고 있는 그 지지율도 나의 추론은 온건한 사람한테 전화가 가면 대답을 안 하는 것 같다,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이런 아사리판에 나는 끼기 싫다, 이런 복잡한 데 나는 들어가기 싫다.' 그래서 전화를 안 받는데 전화 받고 열심히 답해주는 사람은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도 많고, 입장도 강한 사람들이 전화를 받으니까 윤석열이 40%가 나오는 거다. 그래서 그 숫자는 사실 왜곡된 응답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강경 보수의 과표집이다?
△ 강원택> 그렇다, 과표집이다.
▲ 김능구> 지금 국민의힘이 탄핵 국면에서는 상당히 보수 우경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아마 탄핵되고 나면 바뀌지 않겠는가?
△ 강원택> 바뀐다. 아까 이야기하신 대로 지금은 사법의 시간이고 또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까, 그거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으니까 어쨌든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심정을 이해한다는 정도라도 뭘 해줘야 되니까 지금 가고 있는 거지만 탄핵이 끝나고 나면 선거의 시간으로 바로 넘어가게 되니까 그때 이 문제에 대해서 다시 끼고 있기는 굉장히 어려울 거다. 그때는 아마 후보자 중심으로 후보자가 목소리를 내면서 당을 끌고 가는 형태가 될 테니까 누가 되든 그때 "윤석열이 잘했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거다.
▲ 김능구> 금방 분석하신 대로 보수도 갈래가 여러 갈래니까 그때는 온건 보수, 중도 보수들을 결합한 세력과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 강원택> 왜냐하면 그 사람들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그리고 만약에 일대일 구도가 되거나 그런 형태, 아니면 국민의힘 입장에서 볼 때 이재명 후보가 나오고 상당한 정도의 강세를 보인다면 온건 보수로 나왔던 어떤 후보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도 이재명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찍을 거다. 결국 이 사람들은 돌아올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러면 타깃은 중도로 가야 대선 승리가 될 거다.
▲ 김능구> 우리가 볼 때는 아마 그 지점에 있는 오세훈이나 한동훈, 유승민 이런 사람들은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
△ 강원택> 그게 전체적으로 가능성은 높아 보이는데 진행되는 걸 봐야 한다. 아마 그쪽이 좀 더 높지 않겠는가? 요즘 김문수 여론조사는 과대 표집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제 주변에 보수적인 분들 중에 "응? 김문수?" 뭐 이런 사람들이 많으니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이름이라고. 그러니까 그런 분들은 다 반영이 안 되는 거다.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전화 받는 사람은 굉장히 확신을 갖고, 그런 게 일단 있는 사람들이다. 또 우리 사회가 너무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변화를 겪었고, 노령화까지 겹치게 되면서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던 굉장히 다양한 세대들이 한 공간 안에 있는 거다. 그런 생각의 차이도 굉장히 넓어진 거다. 그러니까 사실 정치가 좀 더 포용력 있게 가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다 반영될 수 있도록 해줘야 되는데 그 역할을 못한 거다.
“이재명, 한덕수 탄핵 등 강성 정치로 사실상 이미 대통령 확정될 기회 날려”
▲ 김능구> 지금 말씀하신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는, 다양성이 정당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데 상대적으로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 등등 이야기로 해서 다양성이 현재 무너졌다, 이런 지적들이 많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비명계 신 3김, 이런 분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재명 대표도 포용의 행보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학자적 입장에서 민주당을 바라볼 때··· 아까 민주당도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고 이야기했었지 않은가? 문재인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그런데 어찌 말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힘의 문제를 자초했다면 민주당이 풀어야 되는 건데 과연 현재 민주당이 그게 가능한가와 연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린다.
△ 강원택> 민주당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서 다양한 견해를 받아들이고 이걸 해야 되는데 지금은 양극화의 한 축으로 있는 거다. 이재명 일극 체제가 만들어진 것도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올라오면서 이재명의 당내 리더십, 공천권을 통한 당의 장악과 그걸 뒷받침해 주는 강성 지지층이 만나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이다. 지금 이미 나타나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거다. 더 안 올라간다. 대부분 40%, 그것보다 낮다. 가장 많은 데가 일반적으로 한 37~40 정도 왔다 갔다 한다. 그게 몇 달째 계속 안 바뀐다. 당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하지만 이쪽은 다 나눠져 있으니까 그렇고, 그러니까 지금 이재명 대표도 곤혹스러울 거다. 여러 개가 합쳐져 있는 게 아니라 나머지 사람들은 거의 없고 이재명 일극 체제인데 사람들이 볼 때는 다가서기가 굉장히 부담스러운 거다. 그래서 대선까지 갈 때 이재명 대표 본인이 극복해야 될 여러 가지 문제점 중의 하나인데 다가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지난번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당을 장악하고 일극 체제 만들어낸, 도왔던 강성 지지층과 만나서 이루어졌던 거라. 어제 중앙일보에 칼럼도 썼지만 한덕수 총리 찾아가서 계엄 사태 관련된 걸 제외하고 모든 국정 운영에 대해서 내가 협조하겠다. 지금 국민들이 불안해하니까 내가 야당이지만 협조하겠다. 그리고 외국에 대해서도 외국 정부나 기업들은 걱정하지 말고 우리 정부랑 기업들하고 계속해라, 지속해라, 야당도 협조하겠다. 이 말 했으면 내가 볼 때는 이재명은 이미 거의 대통령 됐다. 아마 지금쯤 독보적으로 이재명이었을 거다. 그런데 한덕수를 날렸지 않은가. 그리고 대행의 대행까지도 탄핵시키겠다고 계속 위협하고, 그러니까 사람들은 굉장히 불안했는데 그 불안감에다 기름을 더 부은 거다. 그게 굉장히 강성 정치이기도 하고, 정치적 리더십이 경험이 많은 데서 나오는 그런 게 없는 리더십이 돼버린 거다. 다양했다면 다른 이야기를 했을 거다. 대표님, 이러시면 안 된다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거다. 윤석열도 용산에서 그런 말을 못했다 그러더라.
여기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소수의 몇 사람인데 정치적 경험이 많지 않고, 특히 지난번 변호사들이나 이런 사람들 많으면 법률적으로 문제를 생각할 가능성. 그러니까 정치적인 접근을 법률적 차원에서 가는 거다. "저거 탄핵 가능합니다. 대행이라고 하더라도 과반이면 가능합니다. 저희가 법적 검토 끝냈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식의 접근인 거다. 리더십을 봤을 때는 저 정도밖에 안 되는구나, 포용의 리더십이나 이런 게···. 그래서 사실 이재명 대표는 굉장히 귀중한 기회를, 어떻게 보면 아주 쉽게 갈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날린 거다. 아마 DJ나 YS는 한 번쯤 더 고민했을 것 같다. JP도 그렇고 이런 사람들이었으면 이 상황에서 나는 뭘 해야 된다는 걸 딱 알고 거기에 적합하게 갔을 거다. 원칙과 관련된 문제는 단호하게, 계엄 선포와 관련된 건 타협도 없고 용서도 없다. 그러나 나머지 국정 운영은 내가 지원하겠다. 그분들이었다면 이렇게 아마 갔을 것 같다.
▲ 김능구> 제대로 된 참모가 있으면 진언도 했을 거다.
△ 강원택> 진언했을 거다, 당연히 옆에서 보이니까. 그런데 그게 작동이 잘 안되는 거라 효율적이고, 그리고 부분적으로 효과적인 때도 있었을 거다, 단일 대오로 계속 공세적일 때는.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공세고, 국힘은 수비적인 형태가 아니게 된 거다. 윤석열이 사라지게 되면 남아 있는 이재명이 또 다른 책임을 져야 되고, 국회를 장악하고 있으니까 여기서 또 수세적으로 가야 될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거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까 말씀드렸던 효과적인 대응이 잘 안 나는 거다.
▲ 김능구> 국가 지도자 중에서 이재명 대표만큼 사법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경우는 없었다. 굉장히 당혹스러운 부분인데 이걸 넘어설 수 있다고 보는가?
△ 강원택> 본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계속 짐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고, 한 대표가 현직 대통령이라도 뭐 해야 된다고 계속 문제 제기한 거 있었지 않은가? 헌법 몇 조인가 계속 얘기했던. 본인이 돼도 아마 그게 꼬리표로 계속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많고, 그리고 대통령의 정통성이나 권위나 이런 데 굉장히 문제가 될 거다. 사실은 그래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데 어쨌든 다른 건 오래 남아 있으니까 지금 눈앞에 있는 판결이라도 어떻게 나올지 그거에 따라서 좀 영향이 있을 거다. 무죄라면 깔끔하게 어쨌든 그 문제라도 털고 나가는 거고, 유죄 나오면 그로 인한 정치적 타격도 생길 거고, 당내에서도 뭐 이러저러한 다른 목소리도 나올 수 있어서 그건 지켜봐야 될 거다.
▲ 김능구> 그런데 그 문제가 결합돼 있으니까 본인의 실용주의라든지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정책 노선의 변경 이런 부분들이 전부 다 꼼수로 보이는 한계가 있더라.
△ 강원택> 물론 그 사람이 실용적이라는 이야기는 주변에 있는 분이나 접촉한 기자들도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그런데 답답한 건 뭐냐 하면 그런 양반들이 아까 내가 얘기했던 시스템에서 총리를 하게 되면 국정을 잘 끌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총리라고 하더라도 큰 그림이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런데 잘사니즘이 뭔지 모르겠다, 저는 솔직히. 그리고 지금 이런 정도의 규모에서 잘사니즘은 너무 유치해 보인다, 한국과 관련해서. 그러니까 이게 박정희 시대도 아니고, 박정희 시대 '잘살아 보자'의 이재명식 버전 같은 느낌인데 그게 와닿겠는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한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인구 위기도 있고, 지방 소멸도 있고, 더구나 첨단 산업과 관련해서 밀릴 가능성이 있는데. 그리고 젊은 세대들은 좌절하고 있고, 우리 세대도 요즘 그런 이야기하더라. 우리가 마지막이고, 우리 밑의 세대는 우리보다 더 풍요롭게 못 살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건 굉장히 위기인 거다. 그런 상황에서 던져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잘사니즘이냐는 거다. 그러니까 이 양반이 디테일에는 강한지 모르겠다. 아까 주차장처럼 디테일은 굉장히 강한지 모르겠는데 그건 시장이나 도지사면 모르겠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면 그것보다 훨씬 큰 비전을 던져야 한다.
▲ 김능구> 항상 국가 지도자는 대한민국 국가 발전 전략의 비전을 제시해야 된다.
△ 강원택> 그렇다.
▲ 김능구> 그게 준비돼 있지 않은 것 같다.
△ 강원택> 그래서 지난번에 대표 연설한다고 그래서 뭐라도 비전이 나오나 했는데 그게 잘사니즘이라고 그래서 정말 유치의 끝판이라고 생각했다.
▲ 김능구> 마지막 질문이다. 아까 개헌의 구체적인 약속을 해야 된다, 이랬는데 개헌이 또 시기도 중요하다. 정대철 헌정회 회장님이라든지 조기 대선 전에 하자고 했는데 그건 이미 무모한 거고, 그리고 조기 대선과 함께 국민투표도 제가 볼 때는 무모한 것 같다. 그러면 개헌안을 마련해서 그걸 대선 공약으로 하고 그다음에 이 개헌안을 국민투표로 언제 할지를 약속해야 될 것 같다, 개헌 특위에서 하든 어쨌든 간에. 그러면 그 시기가 지금은 1년 후에 지방선거를 함께 할 것이냐, 아니면 총선과 함께 할 것이냐. 2개가 남은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
△ 강원택> 사실 구체적인 일정과 관련된 건 뭐라고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거기까지 제가 디테일하게 말씀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지금 원하는 건 일단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구속력 있는 약속. 반드시 한다는 것하고 그다음에 그걸 상징하기 위해서 어차피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개헌특위 할 생각이 있는 모양이던데, 주호영 의원이 하고 있던 것 같다.
▲ 김능구>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국민의힘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당내에서 온갖 얘기를 듣고 있다더라.
△ 강원택> 그렇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면 이재명 대표도 그거에 동의를 한다면 국회가 띄우는 거다, 일단. 지금 당장 선거 운동 기간이라도 국회 내에 개헌특위를 만들어 놓는 거다. 그래서 개헌과 관련된 작업을 하고, 그 작업을 우리가 언제까지 끝내자고 하는 그거에 대한 합의를··· 왜냐하면 일단 개헌과 관련된 많은 논의를 하게 되면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전문도 개정하고, 기본권도 개정하고 그다음에 대통령도 하고, 양원제도 하고 지금 이야기가 많은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면 개헌에 대한 합의 지점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다. 우리가 87년을 생각해 보면 하나 갖고 했었다, 대통령 직선제. 그러니까 그거 하나로 다 모아서 개헌을 했고, 그게 많은 정치적 변화를 갖고 왔던 것처럼 이번에는 하나만 딱 약속하는 거다. 대통령의 권한을 나눈다. 그래서 하나는 총리와 나누고, 하나는 지방하고 나눈다. 이것만 딱 되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자.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는 개헌.' 이번에는 이걸로 합의를 하고, 국회에서도 그거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 그다음에 후보자들은 언제까지 바꾼다. 제가 볼 때는 자기들이 정치권에서 약속을 해주면 된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건 바꾸자고 하는 데 대한 확고한 약속만 있으면 그게 1년 뒤든 3년 뒤든, 물론 너무 길어지면 안 된다. 아주 길 경우에는 이번에 당선된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고 나면 체제를 전환한다, 길면. 그러니까 선택지는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다.
▲ 김능구> 그러니까 개헌안의 적용을 다음에 하더라도 일단 개헌안 확정은 대체로 하는 이야기들이 1년 뒤에는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 강원택> 그렇다. 개헌안을 확정하고 그거에 대한 집행은 5년 뒤가 됐건 3년 뒤가 됐건 그건 상관이 없는데 어쨌든 개헌 특위를 돌려서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만들고 이건 언제 시행한다, 그러면 된다.
▲ 김능구> 거기에서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희생적 결단'이 필요하다. 변신의 노력과 함께, 비전 제시와 함께. 그걸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한테 요구했던 임기 단축 개헌을 본인도 임기 단축 개헌안 집행을 약속해서 안철수 의원이 3년 이야기한 거다. 나름대로 합리적이다. 그래서 다음 총선하고 대선 시기를 맞추는 거다.
△ 강원택> 지금 사태가 온 건 여의도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되고, 정치인들도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본인은 어떤 책임이 있는지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선출된 국민의 대표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거에 대한 반성 같은 게 필요할 것 같고, 나의 정치적 생명과 나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나는 올바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반성 위에서 지금이 심각한 정치적 위기인데 또다시 생각해 보면 이런 위기로 인해서 우리가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는 어떤 기회도 제공해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지금 너무 정파적이거나 눈앞에 있는 근시안적인 이해관계를 넘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향해서 이번 이런 기회에 어떻게 보다 나은 시스템으로 바꿔서 우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마련하느냐, 이런 데 대한 역사적 사명감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강원택 교수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서 한국정치, 선거정치, 정당정치를 가르치고 있는 저명한 정치학자다. 그는 서울대 사회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런던 정치경제대학교(LSE)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원택 교수는 19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과 20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하며 한국 정치 체제 개혁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또한,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장으로 임명되어 복합적인 사회적 도전 과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의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한국의 선거 정치', '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등이 있다. 최근에는 '국가는 어떻게 통치되는가', '한국 정치론' 등 다양한 저서를 통해 한국 정치의 주요 쟁점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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