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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2012년의 미(美)·중(中)·일(日), 그리고 남북(南北)
kor_eaiinmedia | 2009-11-26
하영선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러 갔다. 2012년 자연재해로 닥쳐 온 지구멸망의 날을 중국 산정에 건설한 21세기형 노아의 방주로 극적으로 피하는 얘기를 보면서 정작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궁금함은 2012년의 동아시아였다. 경제위기를 극복한 2012년의 동아시아 국제정치는 특별한 해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묻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오바마 재선 도전… 후진타오 후임 결정… 日민주당 재집권…
김일성 출생 100년… 한국 대통령 선거…
21세기 신문명의 새 표준은
민족주의와 세계주의를 동시에 품는 복합주의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러 갔다. 2012년 자연재해로 닥쳐 온 지구멸망의 날을 중국 산정에 건설한 21세기형 노아의 방주로 극적으로 피하는 얘기를 보면서 정작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궁금함은 2012년의 동아시아였다. 경제위기를 극복한 2012년의 동아시아 국제정치는 특별한 해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묻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중국은 18차 전국 인민대표자회의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후임을 결정해야 한다. 일본의 민주당은 재집권 여부를 가름할 선거의 마지막 준비로 바쁠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출생 100년째인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부르고 있다.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경제위기 후 신질서 대논쟁은 제3기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1929년 세계대공황 이래 최악의 세계 경제침체를 불러온 직후 논의의 대세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에 따른 G2의 신질서였다. 그러나 한 해를 지난 요즈음 제2기 논의의 중심은 미국의 쇠퇴가 예상처럼 빠르지 않고 동시에 중국의 부상도 예상보다는 느리다는 반론이다. 제3기 대논쟁은 자연스럽게 그 원인을 찾기 위한 토론이 될 것이다. 결론은 의외로 간단하다, 새 시대가 아니라 구시대의 잣대로 사태를 관찰했기 때문이다. 21세기 신문명의 새 표준은 더 이상 민족주의나 세계주의의 배타적 잣대가 아니라 두 주의를 동시에 품는 복합주의의 잣대다.
복합주의 얘기를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복잡해서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난처해한다. 그러나 일제시기의 대표적 언론인이자 독립 운동가였던 민세 안재홍은 이미 1930년대의 암울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조선의 살길을 민족주의와 국제(세계)주의를 결합한 민세주의에서 찾고 있다. 민세의 복합화 사상은 당대의 국내외 정치 사회역량과 성공적으로 결합되기에는 시대를 앞서 가는 한계에 부딪쳤었다. 그러나 21세기의 복합화주의는 경제위기 이후 질서에서는 역사적 실천 가능성을 맞이했다. 따라서 2012년 동아시아 신질서 무대의 주인공은 누가 복합주의를 보다 먼저 구상하고 실천에 옮기느냐에 달렸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쇠퇴라는 어려움에 직면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일본 도쿄의 산토리홀에서 동아시아 복합 외교 정책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미국의 리더십을 새롭게 하고 상호이해와 존경에 기반을 둔 동참(engagement)의 새 시대를 추구하기 위해서 일본과 한국 같은 전통 우방은 물론이고, 새롭게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더 적극적으로 봉쇄가 아니라 동참의 대상으로 품을 것이며,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같은 신흥국들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APEC이나 ASEAN 같은 다자기구에도 과거와 달리 보다 적극적 관심을 보일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리고 관심 분야도 경제, 환경, 군사, 인간존엄의 다양한 무대로 넓혀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제17차 APEC 연설에서 오늘의 경제위기를 국제사회와 협력해서 풀어갈 것이며 특히 화평과 공동번영의 조화세계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위기 후 세계질서의 기본 추세를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에 따른 다극화로 전망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미국처럼 본격적인 복합화의 공간 활용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활동 무대도 경제와 군사의 전통무대를 넘어선 새로운 무대의 본격적 복합화에는 못 미치고 있다.
복합화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일본의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15일 APEC 참석 후 한 연설에서 동아시아공동체구상의 실현을 위해서 공동번영, 녹색 아시아, 인간생명, 그리고 우애의 바다를 만들기 위한 협력들을 제안했다. 이러한 복합화 구상이 꿈으로서 끝나지 않고 현실화되려면 우선 일본의 기존 외교정책과 새로운 구상의 괴리를 과감하게 줄여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의 확고한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다.
북한이 2012년에 열려는 강성대국의 문은 21세기가 아니라 19세기로 열려 있다. 강성대국은 원래 19세기 한국의 국가목표였다. 북한이 신질서에 동참하려면 비핵화 선번영정치의 새로운 목표설정부터 해야 한다. 한국도 신질서의 주인공이 되려면 우선 내년에 치러야 할 G20 정상회의를 한국형 복합주의 정책 실천의 원년으로 삼아야 하며 더 나아가서 신문명의 새 잣대를 과감하게 구상하고 실천할 수 있는 2012년의 대선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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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미·중 디커플링 충격 대비에 사활 걸어야
중앙일보 | 2009-11-26
kor_eaiinmedia
윤석열 이후 노골화한 `혐오·선동 정치`, 이걸 없애려면
오마이뉴스 | 2009-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