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성 2호'의 정치적 타깃은 한국
kor_eaiinmedia | 2009-03-02
하영선
1998년 8월 31일 북한은 광명성 1호를 쏘고 나서 새로운 김정일체제의 앞으로 나갈 길인 강성 대국의 신호탄임을 강조했다. 2009년 2월 24일 북한은 '시험 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발사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경제 강국을 향한 또 하나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핵심은 광명성 2호의 군사적 성격 여부가 아니라 정치적 공격목표다.
1998년 8월 31일 북한은 광명성 1호를 쏘고 나서 새로운 김정일체제의 앞으로 나갈 길인 강성 대국의 신호탄임을 강조했다. 2009년 2월 24일 북한은 '시험 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발사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경제 강국을 향한 또 하나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핵심은 광명성 2호의 군사적 성격 여부가 아니라 정치적 공격목표다.
북한은 2009년 신년 공동 사설에서 '혁명과 강성 대국 건설에서 역사의 분수령을 이루게 될 희망찬 새해'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어둡다. 사면초가(四面楚歌)의 한해가 될 위험성이 높다. 미국의 새 행정부는 북한의 기대와는 달리 대단히 조심스러운 대북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최근 아시아 순방에서 북핵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면 관계 정상화와 국제경제 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동일한 대답을 반복했다. 북한으로서는 답답한 일이다. 삶의 확실한 보장도 없이 삶을 지키는 마지막 카드인 핵무기를 버리라는 주장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수교 60년을 기념하기 위한 '조·중 친선의 해'를 맞아 북한은 각별한 신경을 써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정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통신위성 발사 선포에 대해서 대단히 신중한 대답을 하고 있다. "중국은 정황을 주의하고 있다. 유관 국가들이 한반도와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보다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본격적인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남북한은 치열하게 대남 비방과 원칙 고수의 수를 교환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적으로는 현실로 다가온 후계자 계승문제와 해답이 없는 경제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
광명성 2호는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사면초가를 돌파하기 위한 신호탄이다. 사면초가는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천하장사 항우도 어려운 때를 맞이하여 그의 천리마 추(騶)는 달려주지 않고 사랑하는 연인 우(虞)는 자결하는 속에 끝까지 용감히 싸우다가 장렬한 최후를 선택한다. 북한이 사면초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면 돌파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은 광명성 2호의 신호탄을 계기로 제한적 돌파를 시도할 것이다. 우선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카드는 마지막까지 쥐고 있더라도 6자회담과 특사외교를 통해서 비핵화로의 긴 여정에 대한 협의를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한편 대중국 외교는 중국식 개혁·개방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도 내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은 자세로 적극적인 관계 증진에 나서게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선군정치 세력이 당 조직을 주도적으로 장악하고 군부의 영향력을 확보해서 후계자 계승문제를 풀고, 경제적으로 '혁명적 군인정신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21세기 천리마운동인 새로운 총진군운동을 펼치게 될 것이다.
마지막 돌파는 남북문제다. 북한은 겪고 있는 사면초가의 어려움을 광명성 2호를 계기로 한국이 겪게 되도록 힘을 다할 것이다. 북한은 한계 내에서 대미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대중국관계를 증진하고 국내문제를 조심스럽게 풀면서도 대남관계 개선을 마지막까지 유보할 것이다. 이러한 판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한국이 원칙 고수의 수를 계속해서 둔다면 결과적으로 사면초가의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기대하게 될 것이며, 국내의 대북정책에 대한 남남 대결은 빠른 속도로 본격화할 것이다.
한국이 사면초가의 위험을 겪지 않으려면 후수가 아닌 선수의 묘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 북한문제가 광명성 2호를 계기로 대결 국면에서 협상 국면으로 대전환하기 전에 미리 다가오는 국면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대결·협상·합의의 악순환을 벗어나려면 북한 선진화의 원칙에 맞는 포용정책을 제대로 짜서 국제 공조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북한 선진화를 위한 사면초가가 필요한 것이다.
하영선 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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