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취임사의 한반도 구상
kor_eaiinmedia | 2009-01-21
하영선
"어려운 한겨울에도 미국은 여전히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으며 당면한 위험에 대처하러 나섰었다고 후세에 전해지도록 합시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 취임사를 끝내면서 인용한 말이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영국과의 독립전쟁 중 포지계곡에서 힘든 겨울을 나면서 부대원들에게 읽도록 했던 토머스 페인(Paine 1737~ 1809·저서 '상식'으로 미국 혁명에 영향을 준 영국 지식인)의 글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세기가 지난 오늘,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北 '비핵화' 의지 부시정부 때보다 강렬
군사·경제에 외교·문화 섞은 '소프트 파워' 동원할 것
"어려운 한겨울에도 미국은 여전히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으며 당면한 위험에 대처하러 나섰었다고 후세에 전해지도록 합시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 취임사를 끝내면서 인용한 말이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영국과의 독립전쟁 중 포지계곡에서 힘든 겨울을 나면서 부대원들에게 읽도록 했던 토머스 페인(Paine 1737~ 1809·저서 '상식'으로 미국 혁명에 영향을 준 영국 지식인)의 글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세기가 지난 오늘,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겨울은 워싱턴 장군의 겨울 못지않게 춥다. 취임사의 위기 분석은 짧지만 선명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폭력과 증오의 폭넓은 그물망과의 전쟁과 1930년대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9·11 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가 선언한 테러와의 전쟁은 끝이 나지 않은 채 새 정부의 큰 숙제로 넘겨졌다. 따라서 취임사는 '미국은 전쟁 중'이라는 표현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테러를 자행하거나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해서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세력들은 그대로 둘 수 없으며 확실하게 패배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새 정부는 밀린 숙제 하기도 쉽지 않은데 새로운 숙제로서 금융위기, 개인 주택부채, 실업증가, 경기침체라는 다층구조의 경제위기와 이에 따른 국민의 불안감 확산이라는 더 큰 짐을 짊어지고 힘든 첫발을 내디디고 있다.
두 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미국은 테러와의 무리한 전쟁과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상대적인 힘의 쇠퇴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세계질서의 다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서 여전히 미국은 세계 제일의 부강국가이다. 따라서 취임사는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미국을 재창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안보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가치와 이상을 같이하는 지구 무대의 모든 주인공들을 함께 이끌어 나가는 동시에 '힘의 신중한 사용'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새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고 국민총생산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질적 분배를 지적하고 있다.
취임사의 기본 골격과 지난 13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렸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비준청문회 내용을 합쳐 보면 오바마 행정부가 우리 삶에 미칠 영향을 비교적 선명하게 그려 볼 수 있다.
먼저 북핵 문제를 검토해 보자. 새 정부의 비핵화(非核化) 목표는 오히려 부시 행정부보다 더 확실하다. 그러나 추진하는 수단은 보다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청문회에서 현재 검증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영변 핵시설뿐만 아니라 농축핵 프로그램과 시리아 핵기술 확산문제 등도 검증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6자회담의 기본 틀을 계속 활용하면서 동시에 북미 간의 양자 접촉 기회를 검토하되 현실기반의 강한 외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북한의 핵무기를 기반으로 한 선군정치가 계속되는 한 현실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북핵문제는 미국, 북한, 그리고 한국 정부가 예상하는 것과는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다 신중한 검토와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속에 안보위기를 실용적으로 풀기 위해서 오바마가 취임사에서 추상적으로 다룬 새로운 동맹질서를 힐러리 장관은 동아시아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일본을 미국 아시아 정책의 주춧돌로 삼고 다음으로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아세안국가들과의 경제 안보 파트너십을 쌓고 그 위에 인도와의 경제 정치 파트너십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과는 적극적이고 협력적 관계를 다양한 전략 및 경제 이슈에서 추진하되 미중관계의 장래는 중국이 국내외 정책에서 향후 선택할 방향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이러한 국제관계에서 과거의 군사력과 경제력의 하드 파워와 외교, 정치, 법, 문화 영역의 소프트 파워를 적절하게 섞은 스마트 파워(smart power)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오바마형 동아시아 질서 구축 과정에서 어떤 국제관계를 짜 나갈 것인지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하영선 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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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200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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