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 후보단일화한다면 정책 연합으로 가야
kor_eaiinmedia | 2007-10-16
장훈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로 정동영 후보가 선출됐다. 우리 정당 정치에 애정을 갖고 있는 정치학자로서는 한편 반갑기 그지없지만, 다른 한편 씁쓸한 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범여 후보단일화한다면 정책 연합으로 가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로 정동영 후보가 선출됐다. 우리 정당 정치에 애정을 갖고 있는 정치학자로서는 한편 반갑기 그지없지만, 다른 한편 씁쓸한 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2001년 말 정동영 후보가 당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의 정당개혁을 주도하고 그 일환으로 국민경선제의 도입을 이끌었을 때, 그의 개혁 마인드에 박수를 보냈었다. 당시 국민경선제는 3김 체제의 포로에 머물러 있던 우리 정당을 유권자에게 되돌려준, 역사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2001년 국민경선제의 산파역이었던 정동영 후보가 이번 2007년 당내 경선을 거치는 과정은 ‘상처 가득한 영광의 길’이었다. 참여하는 유권자 수가 크게 늘어나기는 하였지만, 상당한 규모의 동원된 참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정 후보의 당선이 일부 지역의 지나친 과대대표에 힘입었다는 점은 경선 과정의 대표성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2002년 대선에서 국민경선제는 노무현 후보의 당선에 중대한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금년에 정동영 후보는 국민경선 과정에서 다소간의 상처를 입은 셈이다.
이제 정 후보에게 쏟아지는 숱한 기대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후보 단일화 문제다. 이명박 후보가 저만치 앞서 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의 기대와 압력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는 정당정치의 기본 원칙의 틀 속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첫째, 원내 제1정당의 후보와 무대 밖의 유사(類似) 정당의 군소 후보들이 동등하게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 정당 정치의 왜소화를 의미한다. 또한 이들 간의 단일화 방식이 2002년 이후 유행이 되다시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는 것이라면, 민주주의의 기관차라고 할 수 있는 정당의 역할과 존재 이유는 다시 한번 위축된다.
둘째, 후보 단일화는 당장의 표 계산을 염두에 둔 선거 연합보다는 정책 연합이어야 한다. 정 후보가 내세우는 진보적 남북관계, 중소기업 중심의 미래전략 등은 진보 담론의 중핵을 이루는 것들이다. 이러한 핵심가치들에 대한 토론은 제쳐둔 채 단일화 방정식에만 몰두한다면, 이는 그저 편의적인 선거연합에 불과하다. 정치란 결국 시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정 후보는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후보 단일화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장 훈 EAI 거버넌스센터 소장 · 중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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