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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는 배영자 건국대 교수와 이재민 서울대 교수(경제안보대사)를 초대하여 미국 반도체법의 내용과 여파, 그리고 한국의 대응방향을 논의하는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손열 EAI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대담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이 세계 경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미중 디커플링의 향방, 미국의 반도체 제조부문 경쟁력 획득 전망, 한국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 등을 살펴봅니다. 대담자들은 미국의 정책에 한국이 끌려다니기보다 ‘패키지 딜’로 문제들을 큰 틀에서 논의할 것과, 투자, 위기관리, 장기적 동맹 관리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한 범부처 및 전문가∙기업 간의 협력을 주문합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북한이 신냉전 담론을 내세우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면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게 되어 대북 정책에는 소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게 되는데, 저자는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맥락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인센티브를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북한이 이같은 현 상황을 타개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화하기 위해 계속 도발을 감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한국은 미국과의 연합 방위 태세를 확립하여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의 패권적 질서 해체를 목표로 중국,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에 대해 러시아 역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저자는 러시아의 공식 대외정책 담론에 “신냉전”이라는 용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냉전의 패배자였던 러시아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양극적 국제질서의 형성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이같은 북중러의 미묘한 인식 차이는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현격히 축소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중요한 결절점(結節點)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리디아 크리스틴 시나가(Lidya Christin Sinaga) 국가과학기술연구혁신청(BRIN) 연구원은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민주주의 원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대내외적 도전 과제를 분석합니다. 시나가 연구원은 아세안이 회원국의 대내적 정치체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내 민주주의 어젠다를 성공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지는 회원국들의 정치적 소통 의지에 달려있다고 설명합니다. 아울러, 번영하는 지역질서 구축을 위해서 민주주의 가치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모든 회원국들이 인식할 때 비로소 역내 민주주의가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