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북, 한국ㆍ일본ㆍ괌 볼모로 삼고 미국과 핵 균형 시도”

  • 2023-01-10
  • 한도형 기자 (자유아시아방송)

앵커: 북한이 한국, 일본, 괌을 볼모로 잡고 미국과 핵 균형, 공포의 균형을 이루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10일 서울 종로구에서 주최한 ‘2022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23년 전망’ 통일전략포럼.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지금 추진하는 것은 한국, 일본, 괌을 일종의 볼모로 잡고 미국과 공포의 균형(핵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보복 확실성 태세(assured retaliation posture)’를 확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체제로 ‘비대칭 위기격상 상태(asymmetric escalation posture)’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 스스로 미국의 본토를 보복ㆍ공격할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 본토 대신 미국령인 괌과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비핵 동맹국들을 볼모로 삼고 핵 균형을 이루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해 북한이 핵능력을 제도화했으며 재래전과 핵전을 혼합 운용할 수 있는 교리를 통해 핵사용 문턱을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북한이 아무리 능력을 발전시킨다 하더라도 미국이 갖고 있는 막강한 핵 응징 능력의 상대가 될 수가 없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은 비대칭 위기격상 상태라는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 괌을 일종의 볼모로 잡고 여기에서 미국과의 공포의 균형을 맞춰보겠다는 것입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고도화할수록 더욱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북한이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수록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본격화되고 한미연합훈련이 정상화되며 미국의 최첨단 전략자산이 수시로 전개”될 뿐만 아니라 “한미일, EU의 독자제재 등도 강화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 박 교수는 9일 동아시아연구원(EAI) 신년기획 특별논평 시리즈 ‘2023년 북한의 선핵 노선과 한계’ 보고서에서 “(미국이) 대서양 동맹, 인도ㆍ태평양 동맹을 연맹하고 역내 전진배치된 자산과 동맹의 자산을 최대치의 승수효과를 낼 수 있도록 재구축한다면 북핵에 대한 맞춤형 억제 능력을 핵 자체를 무력화할 수준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이 미국에 맞서 군비를 증강하더라도 동맹 자산을 활용하는 (미국의) 통합억제에 대응하기는 역부족이기에 일정 수준 타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이때가 “중국의 무조건적인 대북 지지가 철회될 순간”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 교수는 이어 “김정은이 내세운 핵의 정치ㆍ군사적 상징성이 사라진다면 북한 체제의 내구성도 심각하게 도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추세로 볼 때 북한이 2026년에는 최소 10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분열 물질로 약 30~40개의 핵탄두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으로 플루토늄 20kg을 사용하고 약 40kg의 플루토늄을 남긴 것으로 분석했으며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400~900kg으로 전문가마다 견해차가 큰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전술핵 운용의 현실화를 강조했다는 것에 주목하며 “북한이 전술핵을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부터 현실적인 훈련, 숙달 훈련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다양한 전술핵을 운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는 이미 갖고 있습니다. 전술핵을 현실화시킨다는 것은 이렇게 만들어놓은 부대 등을 이제 전술적으로 진짜 활용하기 위해 훈련 단위로 넘어간다는 것이죠.

북한이 올해 감행할 군사적 도발과 관련해 김 교수는 “다탄두 개발 외 기술적인 이유로 인한 7차 핵실험은 불필요”하다며 “기술적으로 큰 의미 없는 핵실험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거리 발사, 정찰위성 발사, 고체엔진 추가 실험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이행한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일단락되기 전까지 북한은 국경봉쇄 완화와 강화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양 교수는 다만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보여줬던 극단적인 국경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이 2017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급격한 경기하강 혹은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 추세로부터 당장 벗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바라봤습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17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큰 폭의 경기 하강 추세에서 북한이 탈피를 못했을 거라고 봅니다. 이게 김정은 시대의 주요 경제지표인데 2017년부터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데 작년 같은 경우 마이너스 0.1입니다.

양 교수는 또 김정은이 최근 전원회의에서 구체적인 사업목표 제시 없이 사상투쟁만 강조한 것과 관련해 “객관적 조건보다 사상을 강조하는 기조는 김일성 시대 자주 나타났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그것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다는 현실의 반영이며 명백한 퇴행적 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미국의 중간선거 기간 예상과 달리 핵실험에 나서지 않은 것은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의 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을 (불량배, 리더 등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호명한다면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 한 차례 정도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로는 “5~6월 사이 고위급 대화가 개최될 여지가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이밖에 김갑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가 본격 시작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김정은 수령’은 공고화 단계에 들어갔고 그에 대한 우상화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둘째 딸 김주애 공개와 관련해 “김정은의 후대 사랑과 후대관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고 “다만 후계자 가능성과 연결 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