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한정훈 서울대 교수는 20대 대선에서 청년층의 표심이 선거결과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 주목하며, 19대 대선과 20대 대선 청년층의 이념, 정책 성향과 투표 행태를 비교합니다.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을 분석의 기준으로 삼은 결과, 2017년에 비해 2022년 한국 사회의 보수 성향이 전반적으로 강화되었고 특별히 청년층의 보수화가 34세까지 포함하는 수준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고 밝힙니다. 그러나 이를 연령 집단에 따라 세분화한 결과, 청년층의 보수화가 보수당 후보를 선택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추론하며,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청년층 이념 성향과 투표 행태의 관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1. 서론

 

2022년 3월 9월 실시된 제20대 대선에서는 소위 ‘이대남’, ‘이대녀’로 지칭된 청년층의 투표 행태에 사회적 관심이 높았다. 최근 한국 선거에서 청년층의 투표 행태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청년층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학술적으로 민주화 이후 한국 선거에서 청년층의 투표 행태에 관심이 시작된 시점은 세대 요인의 중요성을 제기한 정진민(1992)의 연구부터일 것 같다. 청년층은 이후 2002년 대선을 기점으로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 386세대의 비교 집단이기도 하였다(강원택 2009; 황아란 2009; 노환희 외 2013). 특히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청년층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선거 과정에 유입되는 새로운 세대가 초래할 사회적 변화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과거 한국 선거를 지배하던 지역주의 투표 행태의 영향이 감소하면서 이념, 세대에 따른 사회 갈등이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최준영·조진만 2005).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청년층의 투표 행태가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이들의 정치적 선호가 과거와 다르지 않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과거 투표에 참여하는 수는 적어도 진보 성향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던 이들이 점차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수는 늘었지만 보수 성향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러한 정치적 선호가 현실화되면서 한국 사회의 청년층이 과거와 달리 보수화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 표면화되었다. 노년층에 비해 청년층이 진보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이론적 예측과 대치되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 목격된 것이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최근 한국 사회의 변화와 관련하여 과연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청년층이 보인 선호와 행태가 과거보다 보수적이었는지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실 청년층의 보수화에 대한 저널리즘적 논평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등장했다. 그러나 한국 선거 과정을 연구한 기존 문헌들 가운데 한국 사회 내 청년층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도 한국 사회의 청년층은 탈이념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정진민(2012)의 연구가 최소한 한국 청년층이 진보적인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예외적인 연구일 것 같다. 청년층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부족한 배경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2000년대 이후 연령, 세대 차이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관심은 소위 ‘386세대’에 집중되었다.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배경으로 정치 사회화 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가정되는 ‘386세대’의 특수성이 한국 선거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요인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둘째, 유권자의 진보 또는 보수화에 대한 논의는 장시간에 걸쳐 여러 시점에서 유권자의 이념적 지향 및 정치 행태를 조사한 패널 자료(panel data)가 필요하다. 그러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현실이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온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치학 분야에서 자료 빈약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청년층의 보수화이슈를 검토하려는 본 연구 또한 자료 부족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청년층 연구에 초점이 놓여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을 뿐 아니라, 2017년과 2022년 각각 서로 다른 표본에 대해 이루어진 설문조사 자료가 담고 있는 공통된 문항에 초점을 맞춰 집합적 수준에서나마 청년층의 평균적 인식의 변화를 추적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각 시점에서 보수당 후보에 대한 투표 행태가 연령이나 세대 요인과 관련이 있는지를 보임으로써 청년층의 보수화 가능성을 추론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우선 청년층의 보수화를 검증하기 위해 몇 가지 개념적, 이론적 논의를 다루고자 한다. 특히, 청년층에 대한 개념적 정의 및 이들의 투표 행태를 검증하기 위한 연령·시점·세대(Age Period Cohort, APC)적 측면에서의 이론적 논의를 검토한다. 다음으로, 2017년과 2022년 선거 사후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집합적 수준에서 청년층의 정치적 인식과 행태에 변화가 있는지를 고찰한다. 다음으로 보수당 후보 지지지 행태 결정 요인을 개인 수준에서 분석하고 청년층의 독립적 영향력이 관찰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의 요약과 함의를 결론에 제시한다.

 

2. 이론적 검토

 

① 청년층의 개념적 정의와 보수화

 

한국 선거 과정에서 ‘젊은층’, ‘청년층’ 등에 대한 관심은 세대 갈등 또는 세대별 차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 또는 Z세대 등으로 사회, 문화적 옷을 입혀 세대를 규정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사회학적 세대 구분이 학문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 오히려 밀레니엄이나 디지털 환경과 같은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강조하기 위해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부여한 용어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40세에 가까운 이들도 청년층으로 규정되는 위험을 안고 있는 용어이다.

 

세대 갈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젊은층’ ‘청년층’을 바라보는 경우 이들이 누구이고 어느 정도 양적 구성이 이루어지는지를 규정하는 것은 세대 갈등이 낳을 정치적 결과 등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젊은층’, ‘청년층’ 집단에 대한 명확한 규정 없이 이들의 정치적 인식, 행태를 연구하는 경우 일부 구성원이 이들 집단에 포함되거나 포함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선별적 오류(selection bias)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선 용어의 혼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에 대한 규정이 사회적으로 일관적이지 않다는 걸림돌이 있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젊은층’은 심지어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리지 않은 용어이다. 대안적인 우리말 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말샘에 ‘사회 구성원 가운데 20대에서 30대에 해당하는 비교적 나이가 젊은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다. 반면, 청년층은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 모두 ‘사회 구성원 가운데 청년기에 있는 사람을 통틀어 지칭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젊은층’은 ‘노년층’과 대비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용어에 가깝다. 오히려 30대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우리말샘의 규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청년층’은 ‘중년층’, ‘장년층’, ‘노년층’의 범주화에 따른 구분으로 사람들의 생애주기를 청년기, 중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구분한 이론적 논의에 근거한 용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젊은층’보다는 ‘청년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둘째, 용어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청년층’의 투표 행태를 논의하고자 할 때 여전히 생물학적 연령을 기준으로 몇 세까지를 청년층으로 규정할 것인지 불분명하다. 청년층을 생물학적 연령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도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사회학적으로 청년이란 생애 과정에서 겪는 어떤 사건이나 사회관계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생물학적 연령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청년기란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정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의 이행, 가족의 집에서 독립적인 주거공간으로의 주거 이행, 원가족에서 결혼을 통해 새 가족으로 가족 이행 등을 수행해야 하는 시기로 규정한다(Levinson et al. 1976). 그러나 이러한 이행기가 각 국가나 사회마다 시점이 다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국가와 사회 내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정의를 통해 청년층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풍부한 개인별 정보를 필요로 할 것 같다. 더구나 그러한 정보를 지닌다고 하더라도 개인별로 이행기를 규정해내는 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물학적 연령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법률적으로 다양한 연령이 청년기 정의에 활용되고 있다. 우선 한국 사회 내 법률적 정의가 다양하다. 예를 들어, 2020년 제정된 청년기본법 제3조는 19세부터 34세를,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 제2조는 15세 이상 29세를,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은 15세에서 34세로 청년을 정의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18세를 선거연령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청년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따라서 선거 행태와 관련하여 청년층에 대한 규정은 18세부터 시작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몇 세까지를 청년층으로 규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후보자들의 청년층 공약이 적용되는 연령을 선거 과정의 청년층으로 규정하는 경우 34세까지는 청년층으로 정의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2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청년층을 규정해 온 전통과는 매우 상이한 규정일 수 있다. 반면, 24세까지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는 유럽의 여러 선진국을 포함하여 국제연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 등 여러 국제기구의 정의를 따를 수도 있다. 이 경우 5년 주기 대통령 선거를 고려할 때, 한국 사회의 청년층은 매 대통령 선거 시기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를 경험하는 이들을 과다 대표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2022년 대선을 기준으로 5년 간격의 연령으로 세대를 구분하고, 청년층을 2022년 현재 최대 39세까지로 넓게 규정한 후 청년층 내부의 동질성, 이질성이 발견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2017년 대선 당시 이들의 행태와 2022년의 행태를 비교함으로써 2017년 당시 34세까지의 연령층이 2022년 현재 어떤 변화를 보여주는지, 그리고 2022년 새롭게 대선에 참여한 이들이 어떠한 특징을 보여주는지를 비교,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2022년 현재 24세 이하인 1998년생을 기준으로 1993년생부터 1997년생, 1988년생부터 1992년생 등, 5년 단위로 구분된 총 10개의 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청년층의 보수화에 대한 논의는 ‘청년 세대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하는 조작화 방식 외에도 보수화란 개념의 조작적 정의를 필요로 한다. 보수화가 이념 성향의 일정한 변화 추세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보수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식론적 변화를 장시간에 걸쳐 조사한 자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의 정치적 인식을 장시간에 걸쳐 조사한 패널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1]

 

개인 수준의 보수화를 검증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청년층의 보수화는 청년층으로 규정된 세대를 중심으로 집합적 수준에서 평균적 변화를 논의할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두 가지 인식론적 측면과 한 가지 행태론적 측면에서 보수 성향을 조작화하고, 이러한 보수 성향이 2017년과 2022년의 청년층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탐색하려 한다. 인식론적 분석을 위해 설문조사의 응답자들 스스로 규정한(self-placement) 이념성향과 응답자들이 표출한 정책적 선호를 활용하였다. 특히 정책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정책’과 ‘성장과 복지 정책’에 대한 선호를 활용하였다. 행태론적으로는 보수당 후보의 지지 여부를 중심으로 조작화 하였다. 특히 2017년 대선에서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에게 투표한 이들 모두를 보수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작화하였다.

 

② 연령·시점·세대(Age Period Cohort, APC) 연구

 

최근 한국 선거에서 청년층의 보수화 경향은 이론적으로 세 가지 다른 요인을 통해 답이 가능하다. 우선, 전통적인 생애주기이론(life-cycle theory)에 따른 연령 효과(age effect)를 중심으로 한 설명이다. 생애주기이론은 개인이 나이를 먹으면서 이념적 가치와 선호에서 심리적인 변화를 경험한다는 이론이다(Niemi and Hepburn 1995). 특히 이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개인이 나이를 먹으면서 대체로 보수화되고, 권위주의적 성향을 띨 수 있음을 지적한다(Cornelis et al. 2009). 노화 과정을 겪으면서 변화를 두려워하고 안정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Alwin and Krosnick 1991). 따라서 생애주기이론에 따르면 청년층에 비해 노년층은 보수 성향의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상대적으로 청년층은 진보 성향의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할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청년층의 보수화는 이와 같은 이론적 예측을 뒤집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예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재 논의되는 청년층의 보수화는 연령상 가장 어린 청년층의 보수 성향으로 인해 인간의 생애주기를 따라 보수 성향이 선형적, 또는 비선형적으로 점증할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이 지지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둘째, 청년층의 보수화는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세대효과(cohort effect)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 세대효과라 동일한 사회적 배경 아래서 성장한 개인들이 일정한 정치적 경험과 인식을 공유하면서 유사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Jennings and Niemi 1981). 세대 개념의 선구적 연구는 만하임(Mannheim 1928)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세대’ 개념을 세대위치(generation location), 세대의 실체(generation as actuality), 세대 단위(generation unit)라는 세 차원으로 구분한다. 세대 위치란 출생 시기가 유사하며, 이후 사회 발전 속에서 유사한 위치를 부여받은 사람들의 집단을 의미한다. 세대의 실체는 같은 세대 위치에 속한 사람들이 운명 공동체적 참여를 통해 연대감과 동류의식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고, 마지막으로 세대 단위는 세대의 실체 내에서 참여의 경험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화한 단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개념체계에 따르면 세대는 중요한 사회적 사건을 배경으로 형성되며 (세대 위치), 그 속에서 공유된 정치적 참여가 있어야 하고 (세대의 실체), 그리고 그 안에서도 공유된 정치적 경험에 대한 더욱 끈끈한 세분화된 단위들을 포함하고 있는 (세대 단위) 집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개념정의에 따를 때, 일정한 세대는 자신들이 역사 과정에서 경험한 구체적 정치, 사회 인식을 통해 다른 세대와는 차별적인 정치적 행태를 보이며, 이러한 정치적 행태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다.

 

마지막으로, 청년층의 보수화는 특정 시점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관찰되는 시점 효과(period effect) 또는 기간 효과에 따른 것일 수 있다. 2016년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시점의 특수성으로 인해 사회 전체적으로 진보 성향이 지배적일 수 있으며, 그와 반대로 일정한 사회환경 아래 보수 성향이 지배적으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청년층의 정치 성향 및 정치 행태가 위와 같은 세 가지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것은 이들 세 가지 요인이 다음과 같은 선형 관계에 놓인다는 점이다.

 

연령=시점-출생년도(세대)

 

따라서 어느 두 요인을 고정하는 경우 다른 한 요인은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대선 시점에서 1970년 출생 세대는 52세라는 연령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다. 그 결과 방법론적으로 이들 세 요인 간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은 세 요인의 영향력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식별의 문제(identification problem)에 직면하고, 독립적인 영향력의 추정이 가능하지 않다. 연령·시점·세대(Age Period Cohort, APC) 연구에 관한 기존 문헌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요인 가운데 어느 한 요인의 영향력을 모형화하는 과정에서 배제했거나 간과했다. 최근 위계적 모형(hierarchical model)을 활용하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었으나(Yang and Land 2013), 이에 대한 방법론적 한계 또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Bell and Jones 2014). 또한 위계적 모형의 활용은 다양한 시점을 포괄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하지만 다양한 시점에서 분석에 필요한 동일한 설문항을 지닌 조사자료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2017년 대선과 2022년 대선 자료를 활용하는 본 연구 역시 이러한 한계를 충분히 극복하고 있지 않다. 시점 효과를 통제하기에는 충분한 자료로 볼 수 없을뿐더러 두 시점에서 동일한 설문항이 유지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기서는 청년층의 투표 행태를 설명할 수 있는 일부 공통된 설문항을 활용하여 다층적 로짓 모형(multilevel logistic model)을 통해 탐색적 수준에서 청년층의 보수화를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3. 경험적 분석

 

① 자료 및 변수

 

본 연구는 동아시아연구원이 2017년과 202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진행한 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한다. 동일한 연구기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자료를 이용할 때의 이점은 두 차례의 대선 과정에서 진행된 설문항 사이의 유사성이다. 특히 청년층의 보수 성향 또는 보수화의 일면을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몇 가지 변수를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성이 높다.

 

우선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인식론적 측면과 행태론적 측면에서 보수 성향 또는 보수화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변수이다. 첫째, 인식론적 측면에서 보수 성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자기규정적(self-placement) 이념 성향과 두 가지 정책 사안에 대한 정책적 선호를 활용하였다. 여기서 자기규정적 이념성향이란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 개인이 스스로 0부터 10이라는 주어진 등간척도 아래 자신의 이념적 위치를 규정한 것을 의미한다. 이때 0으로 치우칠수록 좌 편향 이념 성향을 10으로 치우칠수록 우 편향 이념 성향을 의미한다. 두 가지 정책적 선호 가운데 하나는 “현재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와 ‘북한에 대해 강경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운데 선택하는 문항을 이용하였고, 다른 하나는 “우리 사회의 복지와 성장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복지가 더 중요하다’와 ‘성장이 더 중요하다’ 가운데 선택하는 문항을 이용하였다. 기존 문헌들은 각각의 정책 사안에 대해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과 복지를 중요하다고 선택할수록 좌 편향 또는 진보적 성향을 강경정책과 성장을 선택할수록 우 편향 또는 보수적 성향을 대표하는 것이라는 점에 상당 부분 동의해오고 있다. 둘째, 행태론적 측면의 보수 성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2017년과 2022년 선거에서 각각 보수당 후보에게 투표했는지 여부를 이항변수로 측정하였다. 2017년 대선의 경우 홍준표, 유승민 두 후보가 보수진영을 대표했다고 가정하였다. 따라서 이 두 후보에게 투표한 응답자를 1 그렇지 않은 응답자를 0으로 코딩하였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응답자는 결측(missing)으로 처리하였다. 유사하게 2022년 대선의 경우는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 여부를 중심으로 측정하였다. 특히 인식론적 측면과 행태론적 측면의 분석이 일관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식론적 측면의 분석대상 역시 2017년과 2022년 선거에서 투표한 응답자들로만 한정하였다.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우선 가장 중요하게는 연령, 시점, 세대를 측정한 변수들이다. 연령은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각 시점에서 출생 연도를 뺀 만 연령으로 측정되었다. 시점은 각각의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2017년과 2022년을 의미한다. 세대는 2022년 만 24세에 해당하는 1998년생을 기준으로 1988년생 이전 세대부터 이후 각각 5년 단위로 측정하였으며, 가장 노년의 세대는 1957년 이전 세대에 해당한다. 따라서 세대는 총 10개의 세대로 측정하였다. 집합 수준의 평균적 이념 성향의 분포 및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서 이들 세 변수와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 및 정책 선호로 대표되는 이념 성향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보수 성향의 후보에 대한 투표 행태 요인을 검증하기 위해서 이들 세 변수 가운데 세대는 청년층을 측정한 세 가지 가변수(dummy variable)로 측정하였다. 청년층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24세 이하의 세대, 25세부터 29세 이하의 세대, 30세부터 34세 이하의 세대를 세분화하고, 각각을 가변수로 측정하였다.

 

이외에 한국 선거에서 후보 선택의 주요 변수로 잘 알려진 후보 개인의 인물론적 측면과 후보의 정책적 측면을 독립변수로 활용하였다. 이들 두 변수를 측정하기 위해 후보 개인의 인물론적 측면으로는 2017년과 2022년 각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을 활용하였다. ‘후보 개인의 능력’ 및 ‘후보 개인의 도덕성’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선택한 응답자를 후보 개인의 인물론적 측면에 초점을 두고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로 판단하고, 이들을 1, 그 외의 이유를 선택한 응답자를 0으로 코딩하였다. 유사하게 ‘후보의 정책’ 또는 ‘후보의 공약’을 중요 이유로 선택한 응답자를 후보의 정책적 측면을 중시한 응답자로 측정하였다. 2017년 설문조사는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하나의 답항으로 제시하는 반면, 2022년 설문조사는 이를 구분하여 답항으로 제시한다. 따라서 2022년 설문조사의 경우 후보의 정책 또는 공약을 선택한 응답자 모두를 후보의 정책을 중시한 응답자로 측정하였다.

 

한국 선거에서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주요 변수로 검증된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을측정하기 위해서는 응답자의 이념 성향과 정당 일체감을 활용하였다. 응답자의 이념 성향은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으로 측정하였으며, 정당 일체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2017년의 경우 미래통합당)에 정당일체감을 지니는지 여부에 따라 각각 민주당 정당 일체감과 보수당 정당 일체감의 소유 여부를 가변수(dummy variable)로 측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응답자의 인구 사회학적 속성을 통제하였다. 여기에는 응답자의 성별, 소득, 거주지가 포함되었다. 성별은 남자를 1, 여자를 0으로 코딩한 가변수가 활용되었으며, 소득은 한 달 가구소득이 100만 원 이하부터 1000만 원 이상까지 11개 구간으로 측정된 변수를 활용하였다. 거주지는 서울, 경기를 비교 단위로 나머지 5개 광역자치권역을 가변수로 측정하였다.

 

② 청년층 보수화: 집합 수준의 인식론적 변화

 

2017년 2022년 동일 문항을 통해 조사된 설문 자료를 활용하여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의 측면과 정책적 선호로 측정된 이념 성향을 중심으로 연령, 세대, 시점별 변화를 살펴보았다. [그림1]은 우선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의 두 시점별 핵밀도분포(kernel density)를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2017년과 2022년 양 시점 모두 한국 유권자들의 이념 성향은 여전히 중도가 우세한 상황에서 이념적으로 극단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유권자의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겠다. 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점증하는 논의에도 불구하고 (김성연 2015; 장승진·한정훈 2021), 중도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이념적으로 좌우로 경도된 빈도가 높은 전형적인 양극화는 이루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시점별 자기규정적(self-placement) 이념성향 분포

 

그러나 2017년과 2022년 5년의 기간 동안 사회 전체적으로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할만한 변화가 관찰된다. [그림 1]에서 2017년에 비해 2022년 자신의 이념성향을 6점에서 8점 사이로 표시한 보수적 성향의 응답자 빈도가 늘어난 반면, 자신의 이념 성향을 2점에서 4점 사이로 표시한 진보적 성향의 응답자 빈도가 감소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이념 성향을 5점의 중도로 규정한 응답자 빈도 역시 2017년에 비해 2022년에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2022년 현재 청년층의 보수화는 이와 같은 두 시점 사이 사회 전체적인 이념 성향의 분포를 반영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2] 연령코호트별 자기규정적(self-placement) 이념성향 분포 비교, (2017 vs. 2022)

 

두 번째로 설문조사 응답자의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을 세대별로 구분하여 2017년과 2022년 두 시점을 비교해보았다. [그림 2]는 두 시점에서 세대별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의 상자 그림(box plot)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상자는 하위 25%부터 상위 75%까지의 분포를 보여주며, 줄로 표시된 부분은 상위 75%의 값에서 하위 25%의 값을 뺀 것을 1.5배 한 값을 계산한 후, 상단은 상위 75%에 값에 더해준 것이고, 하단은 동일한 값을 하위 25% 값에서 뺀 것이다. 이 때 이념성향의 스펙트럼에 해당하는 0부터 10 사이의 값을 초과하는 경우 스펙트럼의 맨 마지막 값까지 표시한 것이다. 또한 점으로 표시된 것은 이와 같은 상단과 하단의 값을 초과한 응답자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2017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모든 세대에 걸쳐 보수적 성향이 강화되었다고 평가할만하다. 상자 그림의 줄로 표시된 하단을 기준으로 할 때, 1958년부터 1962년, 1963년부터 1967년 출생에 해당하는 두 세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세대에서 2017년에 비해 2022년 하단의 값이 상승하거나 동일하다. 큰 값의 이념 성향이 보수적 성향을 의미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 두 세대를 제외하고는 보수화가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하단의 값이 하락한 두 세대의 상단의 값도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1958년부터 1962년, 1963년부터 1967년 출생한 두 세대는 보수화는 아니더라도 이념적 이질성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주로 386세대를 구성하는 세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집단의 이념적 이질성 강화는 과거 진보 성향의 세대적 특성으로부터의 이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둘째, 더욱 흥미로운 점은 2017년 20세에서 24세에 해당하는 1993년부터 1997년 출생 세대부터 2017년 35세부터 39세에 해당하는 1978년부터 1982년 출생 세대까지 모두 보수 성향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2017년 25세부터 29세에 속했던 1988년부터 1992년 출생까지의 세대는 두 시점 사이에 하위 25%부터 상위 75% 간 응답자의 이념 성향이 전적으로 차별적일 수준으로 보수 성향이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결국, [그림 2]는 2017년과 2022년 두 시점 사이의 세대별 이념 성향을 비교할 때, 청년층이 중장년 및 노년층에 비해 보수성향이 강화된 세대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된다.

 

[그림 3] 연령에 따른 자기규정적(self-placement) 이념성향 분포 비교, (2017 vs. 2022)

 

셋째, 2017년과 2022년 두 시점에서 연령별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을 국소가중산점도평활(locally weighted scatterplot smoothing)을 통해 살펴보았다. 국소가중산점도평활이란 산점도(scatterplot)로 표시된 두 변수 간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평탄한(smoothing) 비선형 관계로 표시한 것을 의미한다. 2017년 그림은 선으로 표현된 각 연령 이념 성향의 95% 신뢰구간에 국소가중산점도평활 곡선을 포함하고 있으며, 2022년 그림은 영역으로 표현된 각 연령 이념 성향의 95% 신뢰구간에 국소가중산점도평활 곡선을 포함하고 있다. 두 시점의 연령별 이념 분포를 살펴보면, 대략 48세 두 곡선이 만난 이후 전형적인 연령 효과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48세 이후 점차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보수 성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2017년과 2022년 두 시점에서 동일하게 관찰된다는 것이다. 반면, 두 시점의 연령별 이념 성향의 신뢰구간이 겹치는 부분을 제외하면, 대략 36세 이하의 연령에서는 2017년과 2022년 사이 명백한 보수화가 관찰된다. 2017년은 20세부터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되는 연령 효과가 매우 명확히 드러나는 반면, 2022년은 20세부터 48세까지 약간의 등락이 있으나 오히려 진보 성향이 증가하다가 48세 이후부터 보수화되는 경향이 보이는 것이다.

 

결국, 위와 같이 시점, 세대, 연령 세 측면에서 2017년과 2022년 사이 집합 수준의 이념 성향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2017년에 비해 2022년 사회 전체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화된 경향이 있다. 둘째, 2017년에 비해 2022년 1978년 이후 출생 세대들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화된 경향이 있다. 특히 1988년부터 1992년 출생 세대의 보수 성향이 주목할 만하다. 셋째, 2017년에 비해 2022년 48세 이하의 연령에서 보수화 가능성이 관찰된다. 특히 35세 이하 연령의 보수화로 인해 연령 효과로 알려진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되는 경향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발견에 근거할 때, 2022년 현재 집합 수준에서 한국 사회 청년층의 보수 성향이 강화되었다고 판단할만하다. 다만, 비교 대상이 되는 시점인 2017년이 2016년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인해 예외적인 시점일 수 있는 한계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22년만 놓고 생각한다면, 48세 이하의 연령층은 대체적으로 연령이 더 높은 사람들에 비해 이념적으로 진보적일 뿐 아니라, 40세에서 50세 사이의 연령층이 오히려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한 상대적 진보세대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청년층 내에서도 일부가 상대적으로 더욱 보수성향을 보인다는 점도 한국의 청년층을 하나로 묶어 보수화되었다는 평가는 더욱 엄밀한 검증이 필요할 것도 같다. 특히 이러한 변화가 개인 수준에서 정치적 선택의 차이로 이어지는지도 명확하지는 않다. 아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겠지만 그 전에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에서 드러나는 청년층의 보수화 가능성이 정책적 선호를 통해서도 드러나는지를 검토하기로 한다.

 

[그림 4] 시점별 세대별 성장우선주의 대 복지우선주의 선호의 분포

참고: [그림]에서 0은 성장을 선호, 1은 복지를 선호하는 응답자를 의미함.

 

먼저 기존 문헌을 통해 좌·우의 이념 스펙트럼에 수렴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알려진 성장 우선과 복지 우선 정책에 대한 선호를 살펴보자. [그림 4] 2017년과 2022년 두 시점에서 각 세대별로 드러난 정책적 선호의 분포를 보여준다. 우선 세대별로 두 가지 뚜렷한 추세가 목격된다. 하나는 2017년의 경우 1957년생 이전 (2017년 당시 60세 이상) 세대와 1978년생 이후 (2017년 당시 39세까지) 세대 간 뚜렷한 차이가 관찰된다. 2017년 당시 39세까지 성장보다는 복지를 선호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반면 노년층에 해당하는 60세 이상에서는 복지보다는 성장을 선호한다. 다른 하나는 5년이 지난 2022년 청년층에서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1978년부터 1987년생까지의 세대는 근소한 차이지만 여전히 성장보다는 복지를 중시하는 반면, 1988년생 이후 출생한 세대는 복지보다 성장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역전된 것이다. 따라서 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한 이념적 성향에서 2022년 현재 34세보다 젊은 세대에서 보수화 경향이 관찰된다.

 

[그림 5] 시점별, 세대별 대북강경정책 우선주의 대 협력정책 우선주의 선호의 분포

참고: [그림]에서 0은 강경정책을, 1은 협력정책을 선호하는 응답자를 의미함.

 

[그림 5]는 대북 정책과 관련된 선호를 중심으로 경제정책에서와 유사한 청년층 선호의 변화가 관찰되는지 살펴보았다. 흥미롭게도 대북 정책과 관련된 정책적 선호는 2017년부터도 1993년생부터 1997년생에 해당하는 세대(당시 20세부터 24세)는 협력 정책보다는 강경 정책을 선호한 것을 알 수 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청년층 내적으로도 선호의 분화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분화는 2022년 더욱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1993년생부터 1997년생에 해당하는 세대는 여전히 더욱 높은 비율로 강경 정책을 선호하고 있을 뿐 아니라 1988년부터 1992년생에 해당하는 세대 역시 협력 정책에 대한 선호에서 강경 정책에 대한 선호로 돌아서고 있다. 이러한 청년층의 대북 정책에 대한 선호는 2022년 현재 65세 이상에 해당하는 1958년생 이전 세대와 유사한 선호일 뿐 아니라 오히려 강경 정책을 선호하는 비율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보수당 후보 쪽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 등을 제기했을 때 청년층으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던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경제 정책과 대북 정책적 측면의 선호를 중심으로 보수화 경향성을 살펴본 결과 역시 한국의 청년층이 2017년에 비해 보수화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제 정책적 측면에서는 2022년 현재 34세 이하의 청년층이 보수적인 성향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나마 대북 정책적 측면에서 2017년에는 진보적 성향을 유지하였던 이들 1988년부터 1992년 출생 세대가 2022년에는 보수적 선호로 돌아섰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의 결과와 비교할 때, 2017년에 비해 2022년 한국 사회의 34세 이하 청년층에서 상당한 인식론적 보수화가 진행되었다는 판단이 가능하게 한다.

 

그러면, 이러한 인식론적 측면의 보수화가 실제 후보에 대한 개인의 선택으로 이어졌는가? 아래에서는 회귀분석을 통해 청년층의 보수화가 정치 행태의 변화를 촉발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③ 청년층 보수화: 개인 수준의 행태론적 변화

 

여기서는 2017년과 2022년 각 시점을 통제한 상황에서 보수당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에 연령 또는 세대 효과가 관찰되는지를 검증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 사회 내 청년층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층을 각 시점별로 24세 이하의 세대, 25세부터 29세의 세대, 30부터 34세의 세대로 세분화하고 검증을 시도한다. 이론적 검토 부분에서 논의하였듯이 연령, 시점, 세대가 지닌 선형 관계로 인해 세 변수의 영향력을 함께 검증하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최근 위계적 모형을 활용한 검증 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나(Yang and Land 2013), 이에 대한 방법론적 논쟁이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 선거에서 복수의 시점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한계로 인해 여기서는 각 시점을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을 통해 시점을 통제하고자 한다. 이는 연령, 세대 효과를 검증하고자 시도했던 다수의 기존 문헌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회귀분석을 위해 이용된 종속변수는 보수당 후보에 대한 투표이다. 특히 2017년의 경우 보수 진영에서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경쟁하였다는 점을 고려하고, 이 두 후보 가운데 어느 한 후보에 대한 선택을 보수당 후보에 대한 투표로 간주하였다. 따라서 보수당 후보에 대한 투표 여부라는 이항변수를 분석하기 위해 방법론적으로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형을 활용하였다. [표 1]은 2017년 대선에서 보수당 후보를 선택한 요인을 분석한 결과이다. 먼저 기본 모형은 세대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고 인구 사회학적 요인과 정치적 요인, 그리고 후보 개인 및 정책적 요인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며, 2017년 대선의 보수당 후보를 선택하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거주지와 정당 일체감, 응답자 개인의 이념 성향, 그리고 후보의 정책적 요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거주지의 경우는 호남에 거주할수록 서울, 경기 지역의 유권자와 비교할 때 보수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으며, 경북이나 경남 지역의 거주자일수록 보수당 후보를 선택한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문헌에서 관찰되었던 정당 일체감의 영향력은 2017년 대선에서도 목격된다. 민주당에 일체감을 지닌 유권자는 보수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경향이 강하며, 보수당에 일체감을 지닌 유권자는 보수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강했다. 유권자 개인의 이념 성향 역시 기존 문헌의 결과와 일관된다. 보수적 이념 성향을 지닌 유권자일수록 보수당 후보를 선택이 강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2017년 대선은 후보의 개인적 능력이나 도덕성보다는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을 보고 보수당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난다.

 

[표 1] 2017년 대선의 보수당 후보 선택 요인 분석

 

기본모형

24세 청년층

29세 청년층

34세 청년층

 

계수(오차)

계수(오차)

계수(오차)

계수(오차)

연령

0.03(0.01)**

0.03(0.01)**

0.03(0.02)**

0.03(0.02)**

성별

-0.25(0.31)

-0.25(0.31)

-0.25(0.31)

-0.26(0.31)

교육 수준

0.26(0.40)

0.29(0.40)

0.30(0.40)

0.30(0.40)

소득 수준

0.01(0.06)

0.01(0.06)

0.01(0.06)

0.01(0.06)

호남

-1.75(0.60)**

-1.75(0.60)**

-1.75(0.60)**

-1.76(0.60)**

충청

-0.40(0.52)

-0.40(0.52)

-0.40(0.52)

-0.39(0.52)

경북

0.36(0.55)

0.35(0.55)

0.35(0.56)

0.36(0.56)

경남

-0.06(0.43)

-0.08(0.43)

-0.08(0.43)

-0.08(0.43)

제주·강원

-0.73(0.75)

-0.74(0.74)

-0.74(0.74)

-0.74(0.74)

민주당 일체감

-1.69(0.34)**

-1.70(0.34)**

-1.69(0.34)**

-1.68(0.35)**

보수당 일체감

3.43(0.45)**

3.42(0.45)**

3.42(0.45)**

3.43(0.45)**

이념

0.33(0.08)**

0.33(0.08)**

0.33(0.08)**

0.33(0.08)**

후보 개인적 요인

-1.98(0.37)**

-1.98(0.37)**

-1.98(0.37)**

-1.97(0.37)**

후보 정책적 요인

-1.48(0.46)**

-1.50(0.46)**

-1.49(0.46)**

-1.48(0.46)**

24세 이하 청년층

 

0.46(0.77)

0.49(0.80)

0.60(0.87)

25-29세 청년층

 

 

0.09(0.78)

0.18(0.83)

30-34세 청년층

 

 

 

0.23(0.71)

상수

-2.04(0.99)**

-2.27(1.06)**

-2.31(1.12)**

-2.52(1.29)*

 

 

 

 

 

분석개체수

683

683

683

683

로그우도

-156.1

-156.0

-156.0

-156.0

** p<0.05, * p<0.1

 

본 연구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청년층의 보수당 후보 지지는 기본 모형의 연령 변수를 통해 추론해볼 수 있다. 연령 효과에 관한 이론적 예측은 연령이 낮을수록 진보 후보를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수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령 변수의 회귀계수가 양(+)의 방향성을 보이는 것은 이론적 예측에 부합한다. 그러나 연령 변수의 회귀계수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점은 연령이 낮은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보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했거나 또는 연령이 높은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진보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2017년 대선이 2016년 촛불집회 및 대통령 탄핵 직후 이루어진 선거라는 점에서 후자의 상황이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본 모형의 결과만으로는 청년층의 보수 후보 선택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령 효과에 집중된 기본 모형을 향상하기 위해 세 가지 추가적인 모형을 분석하였다. 첫 번째는 2017년 당시 24세 이하의 세대를 포함하고 세대 효과를 고려한 모형이고, 두 번째는 24세 이하의 세대와 25세부터 29세에 해당하는 세대를 포함한 모형이며, 마지막은 24세 이하의 세대, 25세부터 29세의 세대, 30세부터 34세의 세대까지 5년 단위의 세 세대를 가변수로 포함한 모형이다. 모형의 분석 결과는 첫 번째, 두 번째 모형에서 모형 추정 결과가 유의미하게 향상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기본 모형과 비교할 때, 두 모형의 로그우도 값이 거의 향상되고 있지 않다. 또한 연령 및 세대 효과 모두 보수당 후보 선택에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는다. 반면, 마지막 모형에서 2017년 당시 30세부터 34세에 해당하는 1983년부터 1987년생 세대가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데 유의미한 영향력을 지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형에 포함하지 않은 35세 이상의 청장년, 노년 세대와 비교할 때 이들이 지닌 영향력은 2017년 당시 이 세대에 포함되었던 이들이 보수당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마지막 모형에서는 연령 효과가 동시에 관찰된다. 이는 30세에서 34세가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영향력을 독립적으로 세대 변수화하여 검증하는 경우 연령이 높은 층이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은 층에 비해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관찰된다는 것을 함의한다. 이러한 결과를 고려할 때, 2017년 당시 30세에서 34세 세대가 인식론적으로 특별히 더욱 보수적이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치행태적으로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 결과 나머지 더 낮은 연령의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유권자에 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나 추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표 1]의 결과로부터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청년층의 보수 성향이 강화되었고, 그러한 보수 성향이 투표 행태로 이어졌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예측에 부합한 결과가 나타나야 할 것 같다. 첫째, 24세 이하, 25세부터 29세까지 세대에서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드러나야 할 것 같다. 2017년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던 청년층 세대에서 2022년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밝혀질 때 정치 행태적인 측면에서도 청년층의 보수화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 연령 효과가 34세까지의 청년층 세대를 통제하는 경우 유의미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2017년 대선 당시 30세에서 34세의 세대 효과로 인해 연령 효과가 유의미해졌기 때문에 2022년 대선에서 이들 세대를 통제하는 경우 연령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는 경우 청년층 전체의 보수화에 대한 추론이 가능하다.

 

[표 2]의 기본 모형의 결과를 살펴보면, 이념과 정당 일체감의 영향력은 2017년 대선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반면, 거주지의 경우 호남지역 유권자만이 서울, 경기 지역 유권자에 비해 보수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을 뿐 다른 지역은 서울, 경기 지역과 비교할 때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2022년 대선에서는 후보의 개인의 능력이나 도덕성 또는 정책을 고려했을수록 보수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고 있는 연령 효과의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수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유의미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연령의 영향력은 세대 효과를 통제한 나머지 세 모형에서 동일하게 관찰된다. 오히려 청년층 세대를 세 집단으로 세분화하여 영향력을 검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각 집단의 영향력은 유의미하지 않다.

 

[표 2] 2022년 대선의 보수당 후보 선택 요인 분석

 

기본모형

24세 청년층

29세 청년층

34세 청년층

 

계수(오차)

계수(오차)

계수(오차)

계수(오차)

연령

0.03(0.01)**

0.03(0.01)**

0.03(0.02)**

0.03(0.02)**

성별

-0.25(0.31)

-0.25(0.31)

-0.25(0.31)

-0.26(0.31)

교육 수준

0.26(0.40)

0.29(0.40)

0.30(0.40)

0.30(0.40)

소득 수준

0.01(0.06)

0.01(0.06)

0.01(0.06)

0.01(0.06)

호남

-1.75(0.60)**

-1.75(0.60)**

-1.75(0.60)**

-1.76(0.60)**

충청

-0.40(0.52)

-0.40(0.52)

-0.40(0.52)

-0.39(0.52)

경북

0.36(0.55)

0.35(0.55)

0.35(0.56)

0.36(0.56)

경남

-0.06(0.43)

-0.08(0.43)

-0.08(0.43)

-0.08(0.43)

제주·강원

-0.73(0.75)

-0.74(0.74)

-0.74(0.74)

-0.74(0.74)

민주당 일체감

-1.69(0.34)**

-1.70(0.34)**

-1.69(0.34)**

-1.68(0.35)**

보수당 일체감

3.43(0.45)**

3.42(0.45)**

3.42(0.45)**

3.43(0.45)**

이념

0.33(0.08)**

0.33(0.08)**

0.33(0.08)**

0.33(0.08)**

후보 개인적 요인

-1.98(0.37)**

-1.98(0.37)**

-1.98(0.37)**

-1.97(0.37)**

후보 정책적 요인

-1.48(0.46)**

-1.50(0.46)**

-1.49(0.46)**

-1.48(0.46)**

24세 이하 청년층

 

0.46(0.77)

0.49(0.80)

0.60(0.87)

25-29세 청년층

 

 

0.09(0.78)

0.18(0.83)

30-34세 청년층

 

 

 

0.23(0.71)

상수

-2.04(0.99)**

-2.27(1.06)**

-2.31(1.12)**

-2.52(1.29)*

 

 

 

 

 

분석개체수

683

683

683

683

로그우도

-156.1

-156.0

-156.0

-156.0

** p<0.05, * p<0.1

 

결과적으로 2022년 대선에서 청년층의 보수화로 인해 청년층에서 보수당 후보를 더 지지했다거나 또는 청년층 내의 세분화 된 세대들 가운데 특정 세대가 보수당 후보를 더 지지했다고 추론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결과가 직접적으로 청년층이 보수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청년층이 보수화되었음에도 그러한 보수화가 다른 세대보다 보수당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경향으로까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또는 청년층의 보수화로 인해 다른 세대와 유사하게 보수당 후보를 지지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연령 효과가 유의미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청년층이 다른 세대와 유사하게 보수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인식론적으로 보수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후보 선택에서는 그러한 보수화가 보수당 후보의 지지로 전적으로 현실화되지는 않았다는 해석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4. 결론

 

이 글은 2022년 대선에서 청년층의 보수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기초하여 두 가지 질문에 답하고자 하였다. 하나는 과연 2022년 대선에서 청년층은 과거와 비교할 때 보수적 성향이 강화된 것인가? 다른 하나는 만약 청년층의 보수적 성향이 관찰된다면, 그러한 성향이 실제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투표 행태로까지 이어졌는가? 이러한 두 질문에 동시에 답할 수 있을 때, 현재 한국 사회 청년층에 대한 이해를 강화할 뿐 아니라 청년층이 정치적으로 기성세대를 대체하면서 전개될 한국 사회의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를 위해 청년층에 대한 개념적 정의에서 시작하였다. 한국 사회 내 청년층이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 사회 내 청년층을 규정하는 방식에 따라 청년층에 대한 이해가 차별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청년층을 서구의 일반 기준에 따라 24세 이하의 집단으로 먼저 상정한 후, 25세부터 29세, 30세부터 34세까지 5년 단위로 세 집단으로 세분화한 후 어느 집단까지를 동질적인 청년층으로 규정할 수 있을지 살펴보았다. 또한 이들의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각각의 연령 코호트를 설정하고, 한국 사회 내 청년층이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가 어느 세대에게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청년층의 보수화를 개인 수준에서 검증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료의 한계로 인해 본 연구는 2017년과 2022년 두 시점의 자료를 집합 수준에서 비교하였다. 분석결과는 자기규정적 이념 성향을 기준으로 2017년에 비해 2022년 한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화되었을 뿐 아니라, 35세 이하의 연령, 그리고 세 집단으로 세분화된 연령 코호트에서 보수적 성향이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2022년 현재 30세부터 34세에 해당하는 1988년생부터 1992년생 연령 코호트에서 이념적 보수 성향이 두드러졌다. 또한 경제 및 대북 정책에 대한 선호를 통해 이러한 이념적 성향의 집합적 수준에서의 변화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우려되었던 한국 사회 내 청년층의 보수화는 2022년 현재 34세까지를 포함하는 수준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본 연구의 흥미로운 결과는 집합적 수준에서 인식론적으로 드러나는 한국 사회 내 청년층의 보수화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보수화가 보수당 후보의 선택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2017년 대선에서의 보수당 후보의 선택과 2022년 대선에서의 보수당 후보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요인 가운데 세 집단으로 세분화된 청년층의 연령 코호트는 유의미한 영향을 지니지 않았다. 2017년 대선에서 1988년생부터 1992년생 연령 코호트가 상대적으로 보수당 후보에게 투표한 경향이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부 연령 코호트의 효과로부터 청년층 전반이 보수당 후보를 선택했다는 추론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2017년 대선에서 유의미한 연령 효과는 1988년생부터 1992년생 연령 코호트를 제외한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2022년 대선에서는 청년층을 세분화한 세 연령 코호트 어느 집단도 보수당 후보의 선택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지니지 않았다. 반면, 연령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보수당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약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위와 같은 결과로부터 2022년 대선에서 인식론적으로 강화된 청년층의 보수화가 보수당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적 보수화의 강화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할 것 같다. 2022년 청년층의 보수적 성향이 강화된 근본적인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식론적인 측면에서만 관찰되는 이와 같은 청년층의 보수화는 2022년 시점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추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장기적인 시점에서 청년층의 이념적 성향의 변화를 추적하고, 그러한 변화의 배경이 되는 요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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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외적으로 동아시아연구원의 패널조사 자료가 있으나 이 역시 장기간의 조사는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저자: 한정훈_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이자 EU센터의 센터장. 한국정치, 의회와 정당정치, 비교정치 등을 강의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에 오기전 숭실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주 연구 관심분야는 선거와 의회 제도, 정당정치와 의회정치, 그리고 유럽연합의 정치이다. European Union Politics, Journal of European Public Policy, Korea Observer, Contemporary Politics, Korean Political Science Review 을 포함하여 다수의 국제, 국내 주요저널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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