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사랑방 첫 모임을 준비하며 EAI 홈페이지에 있는 사랑방 후기들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방에서의 한 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후기를 직접 작성하고 있는 이 순간이 저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사랑방에 지원하고자 하는 분들, 사랑방에서의 여정을 앞둔 분들께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국제정치에는 관심이 있지만,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지 않아 국제정치학의 지도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지는 못한 학생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국제정치학, 현대세계정치학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진지한 자세로 탐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랑방에 지원했습니다. 저는 사랑방에서 한 학기를 다니며 바라던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고 학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랑방에서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사랑방 활동을 통해 정치학의 새로운 주제들을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방에서는 마키아벨리, 루소, 모겐소 등 정치학 대가들의 책을 공부하는 동시에, 학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국제정치학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Global IR을 탐구해보는 것이 재밌었고, Noosphere와 Symbiosis 개념이 국제정치학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배우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하영선 교수님의 복합세계정치론을 공부하는 것도 즐거웠고, 이용희 선생님의 글을 통해 한국의 국제정치학에 대해 고민해보는 과정도 유익했습니다. 저는 국제정치학의 보편적인 주제들과 특수한 주제들을 아우르는 사랑방의 교육을 통해 국제정치학을 깊고 폭넓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제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사랑방 활동을 통해 한 명의 인물과 그가 남긴 글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것은 바로 해석학적 방법입니다. 해석학적 방법론은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나 자신을 버리고 상대방의 꿈·삶·앎·함을 총체적으로 탐구해보는 과정을 요구합니다. 내 입장에서 잠시 벗어나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고 상대방의 위치에서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이유에서 특정 글을 썼고, 어떤 배경에서 특정한 주장을 하게 되었는지 파악해보는 것입니다. 사랑방에서는 이 방법론을 적용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매주 해석학적 방법을 통해 다양한 학자들과 지적 연애를 시도하며 그들의 글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답사 보고서를 준비하면서도 해석학적 방법으로 여러 인물을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그런 노력이 항상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해석학적 방법을 적용해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학자들과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맨눈으로 볼 때보다는 해석학적 방법이라는 안경을 쓰고 볼 때, 상대방이 훨씬 더 선명하게 보였고 글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이의역지(以意逆志)의 마음가짐으로, 사랑방에서 배운 해석학적 방법을 계속해서 실천하며 상대방의 지평과 융합(Fusion)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방 활동을 통해 연구자로서 일정 부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방에서는 답사에 가기 전 답사 장소와 관련된 연구 주제를 잡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저는 졸업 논문이 면제되는 학부를 졸업했기 때문에 논문을 제대로 작성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랑방 활동에 참여하기 전 걱정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랑방에서 여러 차례 답사 보고서와 관련된 발표를 하고, 수업 전후로 교수님께 질문을 드릴 때마다 하영선 교수님께서는 늘 열정적으로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연구 주제나 연구의 구체적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주시는 것은 물론, 어떤 자료를 참고하면 좋을지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교수님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스스로 많은 자료도 찾아보고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며 연구 역량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이 부족하지만 스스로 한 편의 글을 완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연구에 대한 피드백 외에도 다양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학자의 삶에 대해 얘기해 주셨고 약속 지키는 것의 중요성, 공부를 할 때 필요한 각오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교수님의 조언들은, 가슴에 잘 새긴다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줄 소중한 조언들이었습니다.

저에게 사랑방은 한마디로 성장의 기회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방에 참여해 저처럼 많은 것들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저와 비슷한 선물들을 받아 가실 수도 있고, 또 다른 예상치 못한 선물들을 많이 받아 가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감사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매주 열정적으로 수업해 주시고 연구를 지도해 주신 하영선 교수님, 수업에서 답사까지 많은 부분을 신경써 주신 박한수 연구원님, 한 학기 동안 사랑방에 열심히 참여해준 동기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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