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 대선 패널 조사] ⑦ 당파적 양극화: ‘비호감 대선’에서 주요 정당 지지자들의 태도는 어떠했을까?
ISBN 979-11-6617-381-3 95340
제20대 대선은 선거가 진행 과정 중 양대 정당 후보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는 등, 많은 비판 가운데 치러졌다. 국내외 언론에서는 “비호감 선거(unlikeable election),” 혹은 “차악(lesser evil)의 선택” 등의 오명을 붙였다(Reuter 2022; The Korea Herald 2021; 연합뉴스 2022). 그러나 특기할 만한 것은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가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주요 정당에 대한 당파적 선호를 지닌 유권자들은 선호 정당 및 후보에 견고한 지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에 본 보고서는 이번 20대 대선 중 나타난 유권자들의 당파적 선호 양상과 그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두 주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
① 전체 유권자
하단의 [표 1]은 두 주요 정당과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의 평균을 구한 것이다. 각 대상에 대해서 가장 불호하는 0점에서부터 가장 높은 정서적 호감도를 보이는 10점 사이에서 응답자들이 선택한 결과를 평균으로 계산하니, 모든 대상에 대해서 5점 이하의 값이 확인되었다. 두 정당 및 두 후보 사이에서 큰 차이가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두 정당에 비해서 두 후보에게서는 다소 높은 평균값이 나타났다.
[표 1] 두 주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 평균과 표준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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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
표준편차 |
n |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
4.08 |
3.01 |
1,098 |
국민의힘 호감도 |
4.13 |
3.20 |
1,101 |
이재명 호감도 |
4.38 |
3.50 |
1,104 |
윤석열 호감도 |
4.45 |
3.50 |
1,101 |
[그림 1]은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의 분포를 히스토그램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비호감 혹은 차악 등의 부정적인 정서가 팽배했던 상황을 반영하듯,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해서 모두 가장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응답자 비율은 각각 21.04%와 24.25%, 그리고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응답자 비율은 25.72%와 25.07%였다. 그리고 모든 대상에 대해서 호감도의 분포는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그림 1] 두 주요 정당 및 후보 대한 호감도 분포
②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표 2]는 네 개의 대상에 대한 정서적 태도를 응답자의 정당 지지에 따라 구분하여 분석한 것이다. 두 정당 사이, 그리고 두 후보 사이에서의 전체 평균값이 서로 유사하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정당 선호별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두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집단 모두,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및 후보에 대해서 높은 호감도를 보인 반면, 상대 정당 및 후보에 대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의 평균값이 계산되었다. 따라서 두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사이에서 자신의 정파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와 상대 정파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의 차이가 서로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해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 정서보다, 각 대상에 대한 태도 내부에 당파적 차이가 현저하다는 것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표 2] 두 주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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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
국민의힘 |
이재명 |
윤석열 |
|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
평균 |
6.80 |
1.72 |
7.53 |
1.87 |
표준편차 |
2.22 |
2.24 |
2.57 |
2.58 |
|
n |
326 |
327 |
327 |
325 |
|
국민의힘 지지자 |
평균 |
1.73 |
7.18 |
1.54 |
7.61 |
표준편차 |
1.95 |
2.11 |
2.09 |
2.16 |
|
n |
330 |
330 |
331 |
331 |
|
기타 정당 지지자 |
평균 |
3.99 |
3.67 |
4.25 |
3.85 |
표준편차 |
2.84 |
2.98 |
2.98 |
3.30 |
|
n |
101 |
101 |
102 |
102 |
|
무당파 |
평균 |
3.79 |
3.63 |
4.16 |
3.99 |
표준편차 |
2.42 |
2.54 |
2.99 |
3.00 |
|
n |
336 |
338 |
339 |
338 |
|
합계 |
평균 |
4.08 |
4.13 |
4.38 |
4.44 |
표준편차 |
3.01 |
3.20 |
3.50 |
3.50 |
|
n |
1093 |
1096 |
1099 |
1096 |
[그림 2]와 [그림 3]은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의 분포를 응답자의 정당 선호에 따라 구분하여 히스토그램으로 나타낸 것이다. 앞서 [그림 1]에서 살펴보았듯이, 두 정당 및 두 후보에 대해서 모두 가장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정당 지지별로 도해한 [그림 2]와 [그림 3]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 큰 차이가 발견되었다. 더불어민주당 호감도와 이재명 호감도를 대상으로 한 [그림 2-1]과 [그림 3-1]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만을 분리하여 그린 그래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현저히 감소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서는 그러한 부정적인 태도의 비율이 매우 높게 증가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국민의힘 호감도와 윤석열 호감도의 히스토그램인 [그림 2-2]와 [그림 3-2]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서는 부정적인 태도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서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 따라서 [그림 1]에서 나타난 두 정당과 두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는 서로 상대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에게서 기인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요컨대, 당파적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파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와 상대 정파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의 차이가 큰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 Iyengar et al. 2012)가 나타났으며, 이들에게 있어 이러한 ‘비호감’은 서로 상대 정당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림 2] 두 정당에 대한 호감도 분포: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그림 2-1]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
[그림 2-2] 국민의힘 호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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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 분포: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그림 3-1] 이재명 호감도 |
[그림 3-2] 윤석열 호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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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민주주의 만족도와 정당 및 후보 호감도
① 민주주의 만족도
응답자들은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또 그러한 만족도는 당파적 태도와 어떠한 연관을 맺고 있을까? 민주주의 만족도(satisfaction with democracy; Anderson and Guillory 1997; Anderson et al. 2005)는 민주적 지지(democratic support)의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응답자들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는 0점에서부터 ‘보통’인 5점을 거쳐, ‘전적으로 만족한다’는 10점 중에서 선택하였고, 그 결과를 나타낸 [그림 4]는 ‘보통’이라는 비율이 30.21%로 가장 높았으며, 극단적인 값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비율이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패턴을 보여주었다.
[그림 4] 민주주의 만족도 분포
한편, 정당 지지별로 응답자의 민주주의 만족도를 구분하여 도해한 [그림 5]를 보면, 지지자 집단별로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각 집단에서 모두 ‘보통’이라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0점과 10점으로 이동할수록 그 비율이 점차 감소하는 패턴이 모든 집단에서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은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그림 4]와 유사하였다. 따라서 현재 한국 민주주의 운영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정당 선호에 따른 차이가 발견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5] 민주주의 만족도 분포: 응답자의 정당 지지별
② 민주주의 만족도와 주요 정당 및 후보 호감도
[그림 6]과 [그림 7]은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정당 선호에 따라 민주주의 만족도에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 주요 정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과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주요하게 연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6-1]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낮은 호감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그림 6-2]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높은 민주주의 만족도와 높은 국민의힘 호감도를 나타내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국민의힘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림 6] 민주주의 만족도와 정당 호감도
[그림 6-1]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
[그림 6-2] 국민의힘 호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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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민주주의 만족도와 후보 호감도
[그림 7-1] 이재명 호감도 |
[그림 7-2] 윤석열 호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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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패턴은 [그림 7]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림 7-1]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이재명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높게 만족하는 경우에 이재명에 대해 낮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다. 반대로, [그림 7-2]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높은 민주주의 만족도와 높은 윤석열 호감도를 나타내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높은 만족도와 동시에 윤석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요컨대, [그림 6]과 [그림 7]에서, 두 정당과 두 후보를 대비한 결과, 현재 한국 민주주의 운영에 대한 평가 혹은 만족도의 정도에는 당파적 선호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으나, 당파적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에서 서로 다른 귀인(attribution)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당파적 유권자들은 각각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와 상대 정당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민주주의 만족과 연관시킨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 만족도의 이면에는 서로 다른 당파적 고려가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비호감 선거'로 지칭되었던 이번 대선의 심층을 보여준다. 두 주요 정당의 후보들 모두 선거 과정에서 스캔들에 연루되었고,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두 정파 모두에 대한 비호감의 정서가 팽배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두 정파에 대한 비호감의 정서는 서로 상대 정당 지지자 집단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
참고문헌
Anderson, Christopher J. and Christine A. Guillory. 1997. “Political Institutions and Satisfaction with Democracy: A Cross-National Analysis of Consensus and Majoritarian System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91(1): 66-81.
Anderson, Christopher J., Andre Blais, Shaun Bowler, Todd Donovan, and Ola Listhaug. 2005. Losers’ Consent: Elections and Democratic Legitimacy. Oxford University Press.
Iyengar, Shanto, Gaurav Sood, and Yphtach Lelkes. 2012. “Affect, Not Ideology: Social Identity Perspective on Polarization.” Public Opinion Quarterly 76(3): 405-431.
Reuters. 2022. “S.Korean Voters Hold Noses as Rivals Land Low Blows in ”Unlikeable Election.“ 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skorean-voters-hold-noses-rivals-land-low-blows-unlikeable-election-2022-02-03/
The Korea Herald. 2021. “‘Lesser Evil’? Disapproval of Presidential Candidates Rises.”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211024000193
연합뉴스. 2022. “역대급 비호감 선거, 역대급 접전으로... 기록 쏟아낸 20대 대선.” https://www.yna.co.kr/view/AKR20220310078300001?input=1195m
■ 저자: 길정아_고려대학교 정부학연구소 연구교수. 유권자의 정치태도, 한국정치, 계량분석 등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주 연구 관심분야는 유권자의 정치태도, 당파적 양극화, 대의민주주의의 정치적 책임성 등이다. Social Science Research, 한국정치학회보, 한국정당학회보, 의정연구 등 다수의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 담당 및 편집: 전주현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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