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RFA 인터뷰] 백진경 EAI 연구실장 “북 코로나 위기 해소 선언, 김정은 리더십 부각 의도”

  • 2022-08-19
  • 지정은 기자 (자유아시아방송)

앵커: 한국 민간연구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EAI)의 백진경 연구실장은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한 데에는 김정은 총비서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코로나 위기 해소 선언을 계기로 북한이 경제적 성과를 내는 데 더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정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최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같은 선언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또 이번 코로나 위기 해소 선언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백진경 연구실장: 지난 8월 10일 열렸던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연설 내용을 보면 방역 대전의 승리 요인으로 두 가지를 언급했어요. 위민헌신과 애민정신을 언급했는데요. 이 연설 문구들을 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코로나19 위기의 극복, 다시 말해서 ‘방역대전 승리 선언을 리더십 확보 차원에서 공개 선언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리고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이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직접 지시한 ‘영도문건’이 1천772건이라고 말하면서 리더십을 또 강조했어요. 북한이 최근에 코로나19 바이러스(비루스) 발병 원인을 한국 책임으로 돌리면서 강력한 보복 대응을 한 바도 있어서요. 이런 모든 배경들을 살펴보면 (코로나) 종식 선언은 실질적으로 방역에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을 할 수 있을 텐데요.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총비서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외부적으로는 무력 도발을 위한 명분 만들기 수단에 불과하지 않았나, 그렇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처음으로 이날 김여정 부부장의 연설 전문을 육성으로 공개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백진경 연구실장: (김여정 부부장이) 그동안 사실 대남 관련 담화나 대미 관련 담화를 발표한 적은 많아요. 근데 이렇게 연설자로 나서서 육성이 공개된 적은 없었단 말이죠. 그런 부분에서 이번 케이스(사례)가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남·대외정책 총괄자로서 김여정 부부장이 사실상 이번 연설에서 코로나19 (유입을) 한국 책임으로 돌렸다는 점, 그리고 이런 내용이 육성으로 전 주민에게 공개가 된 점에 포커스(초점)를 맞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설 공개 의도는 사실상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북한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새겨주고자 했던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기자: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또 김정은 총비서가 고열을 경험했다고 밝혔는데요. 기밀로 여겨지던 북한 최고 지도자의 건강 문제를 공개한 데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분석하시나요?

 

백진경 연구실장: 사실상 지금 현재 상태로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를 앓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미 지나간 단계로 생각이 되고요.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김정은 총비서의 리더십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건강은 기밀 사안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거든요. ‘고열 속에서 심히 앓으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 순간도 자리에 누울 수 없었다’고 발언을 했어요. 이 발언을 보면 사실 ‘인민들을 생각하는’ 김정은 총비서라는 인식, 다시 말해 (김정은 총비서의) 리더십을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주려 했다고 평가합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 재유행을 대비해 백신(왁찐)과 치료제 등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 치료제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백진경 연구실장: 사실 북한이 백신과 치료제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접종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북한은 보건 체계가 굉장히 취약해요. 그래서 백신과 치료제를 위한 인프라(기반시설)가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지원도 함께 받아야 되는데요. 이 문제가 단순히 백신과 치료제만 지원받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여기에는 (북한의) 무력도발이나 핵 실험을 포함해 광범위한 차원에서 여러 가지 정치적 계산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코로나 종식 선언 이후 북한에는 크게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백진경 연구실장: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해서 북한뿐 아니라 국가들 간의 교류가 굉장히 많이 제한됐잖아요. 그래서 전 세계가 경제적으로 타격을 많이 받은 상황이고, 북한 같은 경우에도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우방국과의 교류가 굉장히 제한이 많이 되면서 그 영향도 받았거든요. 그래서 북한이 최근 비상방역 등급을 최대비상방역체계에서 정상방역체계로 낮췄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경제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가 아니었나 평가를 합니다. 우방국과의 교류가 재개되면서 (북한이) 수립했던 경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번에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방역 성과와 경제 성과를 같이 강조했어요. 북한이 방역대전 승리를 강조한 것은 사실 김정은 총비서의 리더십을 띄우려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김 총비서의) 리더십을 띄우면서 이뤄냈던 내부적인 단합 분위기를 향후 북한의 경제 정책의 성과로 연결하려는 게 아닐까 예상을 하고, 그래서 경제 (문제에) 앞으로 우선순위를 둬서 (정책을) 진행하지 않을까 예상을 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동아시아연구원 백진경 연구실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지정은 기자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