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일시: 2015년 8월 9일(일) 밤 11시 10분
연출: 최정호 / 글·구성: 이은정
곧 다가올 광복 70주년, 이는 곧 분단 70년을 의미한다.
남북은 분단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 대한 마음도 멀어져가는 듯하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은 ‘진짜’ 북한일까?
지금까지 알던 북한은 ‘진짜’가 아니다?
“어젯밤에 잠을 설쳤어요. (옛날에 살던) 집을 본다는 생각에...”
2006년 탈북한 새터민 정은심 씨. 그녀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강원도 원산시 출신이다. 북한에서 그녀의 아버지는 음악대학의 학과장으로, 북한의 중산층에 속했다. 제작진은 정은심 씨의 설명을 토대로 북한 중산층 집을 세트로 재현했다. 완성된 세트를 본 그녀는 ‘정말 비슷하다.’며 놀랐다. 반면, 남한 청년은 ‘생각보다 집이 너무 좋다.’며 놀랐다.
“한국에 오니까 북한의 이미지가 너무 안 좋은 면만 비춰지는 것 같아요.”
남한의 미디어에 비춰지는 북한의 모습은 ‘북한 미녀’, ‘이설주의 명품’같은 선정적 보도이거나, ‘배고픈 북한 인민들이 먹는 풀죽’, ‘굶주린 꽃제비’와 같은 경제적 궁핍함이 강조된 모습이다. 하지만 북한 청년들은 2000년 이후 북한은 변했다고 하는데... 과연, 진짜 북한은 어떤 모습일까?
<남북청년통일실험> 첫 번째, 탈북 청년들의 ‘남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북한에서도 당연히 돈이 최고죠. 조선노동당보다 더 중요한 게 돈이고.”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은 극도의 식량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국가 배급망이 상당 부분 붕괴됐다. 북한 주민들 스스로 자급자족의 대안을 찾으면서 북한식 시장인 ‘장마당’에 나와 물건을 사고팔기 시작했는데... 현재 북한 내 4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장마당을 경험한 일명 ‘장마당 세대’는 북한 변화의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함경북도 어랑군 출신 탈북 청년 승설향은 장마당에서 군인을 상대로 모자를 판매했다고 한다. 이 경험을 통해, 발빠른 아이템 선점의 중요성과 가격 경쟁 등 자본주의의 원리를 배웠다는데... 함경북도 군 보위부 출신 탈북 청년 장범철 또한, 권력을 이용한 장마당에서의 불법적인 거래로 ‘큰돈’을 만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낯설지 않다는 북한의 ‘장마당 세대’ 탈북자들은 남한의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제작진이 이들에게 던진 미션, ‘장사밑천 100만원을 갖고 이틀 간 자유 장사를 하라!’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장범철과 승설향. 제작진이 장사 지원금을 제공하기도 전, 미리 물건을 주문해놓는 재빠른 면모를 보인다. 또한, 물건을 대량 판매할 판매처까지 정해놓는다. 하지만 무언가 맘처럼 풀리지 않는 듯한데... 승설향은 급기야 눈물을 보이며 말한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회가 아니야.”
<남북청년통일실험> 두 번째, 남한 청년과 탈북 청년의 만남
두 번째 <남북청년통일실험>! 자신감은 넘치나 실질적인 기술에서 어려움을 겪는 듯한 탈북자들. 남한 청년과 함께 한다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번엔 남북한 청년이 힘을 합쳤다. 장마당에서 안 해본 장사가 없다는 탈북 청년 백용과 맨손으로 월 매출 2500만원의 주먹밥 브랜드를 만든 남한 청년 금태경. 이들은 장사 첫날부터 ‘부부처럼 하자.’며 사이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하지만 둘은 식사 메뉴를 정하는 것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배고픈 금태경과, 시간과 돈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밥은 안 먹어도 된다는 백용. 장사가 시작되고도 갈등은 계속 된다. ‘남북청년이 함께 하는 일일카페’를 홍보문구로 내세우는 금태경과, ‘남북청년’이라는 단어가 맘에 들지 않는 백용. 결국엔 홍보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떼버리고 만다. 백용은 전단지를 뗄 때 보여준 행동력과는 달리, 사람을 상대로 영업을 할 때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들이 판매하는 컵수박이 맛없다는 손님의 말에, 백용은 급기야 컵수박을 못 팔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금태경은 이런 백용이 답답하다. 과연 이들은 갈등을 딛고 무사히 장사를 끝마칠 수 있을까?
남북한 청년들이 털어놓는 통일에 대한 진솔한 생각
“전 진짜 통일에 반대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남북한 청년들은 한 자리에 모여 통일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 탈북 청년 백용은, “진짜 통일에 반대한다.”라며 단호하게 말한다. 반면, 같은 탈북 청년 장범철은, “한 민족이 교류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북한의 입장에서 말하는 통일의 찬성과 반대,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남북한 청년들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통일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터놓는다.
<남북청년통일실험> 마지막, 남북청년이 함께하는 장마당 카페!
<남북청년통일실험>의 마지막 실험, 통일의 미래를 가늠해보기 위해 남북한 청년 6명이 모여 일명 ‘장마당 카페’를 함께 운영한다. 장사 첫째 날, 이해심 넓은 리더 금태경의 선출로, 순조롭게 장사가 진행될 것만 같았는데... 하지만 계속되는 회의, 회의, 회의의 연속. “너무 책상 앞에만 앉아 있고, 그게 좀 많이 안 맞는 것 같아요.” ‘행동파’ 탈북 청년들의 불만은 점점 쌓여간다.
그날 저녁, 리더 교체의 시간. 북한 청년 3명은 입을 모아 말한다. “첫째 날, 남한식의 민주주의로 장사를 진행했다면, 이번엔 북한식 독재주의로 진행하자!” 그렇게 해서 선출된 두 번째 리더, 탈북 청년 장범철. 이번엔 남한 청년 안혜린의 불만이 폭발한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 의견 통합의 과정이 많이 생략된 것 같아요.” 달라도 너무 다른 남한과 북한. 통일은 멀기만 한 이야기인걸까?
8월 9일 밤 11시 10분, SBS스페셜 <남북청년통일실험-어서 오시라요> 동아시아연구원과 남북하나재단이 탈북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통일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과 남북한 주민 간의 통합 가능성을 가늠해보며, 분단 70년을 넘어 앞으로의 70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