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일 관계 나쁘다는 인식의 바이러스 버려야… 환상 갖지말고 차이 인정땐 성숙한 발전 가능”

  • 2015-06-22
  • 선우정기자 (조선일보)
[韓·日 수교 50년] 韓·日 전문가 세미나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하루 앞둔 21일, 제3회 한·일미래대화가 한국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이숙종)과 일본 언론NPO(대표 구도 야스시) 주최로 도쿄에서 열렸다. 최근 양국 정부가 경색된 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분위기를 반영해 참석자들은 '역사 갈등 이후의 긍정적 한·일 관계'를 모색했다.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대사는 "일본에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한·일 관계가 나쁘다는 인식의 바이러스다. (감염된 사람들은) 위에서 협소하게 보는 사람들이다. (아래의) 시민들은 이미 글로벌한 관점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 양국 정부는 시민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각수 전 주일 한국대사는 "한·일이 제로섬 관계라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포지티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곤도 세이치 전 문화청 장관은 "앞으로 지속적 협력을 위해 전제해야 할 것은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나라이고 지정학적 입장도 다르다는 점"이라며 "(가깝기 때문에 전략도 같아야 한다는) 환상을 갖지 말고 차이를 인정해야 성숙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21일 일본 도쿄에서 한국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NPO 주최로 열린 제3회 한·일 미래대화 세미나.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긍정적 한·일 관계를 모색했다.

 

한·일 관계의 지난 50년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넓게 보면 한·일은 협력과 경쟁, 긴장관계 속에서 발전해 왔고 미래로 갈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며 "시민공동체의 토대를 구축한다면 정부 사이에 갈등이 있더라도 양국 관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교수도 "세계적으로 볼 때 식민지 지배국과 피지배국이 한국과 일본처럼 진지하게 서로를 대하면서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네거티브한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포지티브한 측면이 더욱 강했다"고 말했다.

 

과거사 갈등을 넘어 한·일이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공동 과제로 참석자들은 북한 문제를 들었다.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는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 일에 한국과 함께 일본이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가야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문제 해결에 역내 국가의 정당한 주장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