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일 국민감정 2004년 이래 최악”

  • 2015-05-29
  • 최경선기자 (코나스)
동아시아연구원(EAI)과 日 언론NPO ‘제3회 한일공동여론조사’ 결과 발표

 

동아시아연구원(EAI)(원장 이숙종)과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언론 NPO(대표 쿠도 야스시)는 한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를 지난 4월부터 5월에 걸쳐 실시해 그 조사결과를 29일 오후 2시 도쿄 외신기자 클럽(FCCJ)에서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3년과 2014년에 3회째 실시한 결과로, 양국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양국 국민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고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2004년 이래 최악의 한일 국민감정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나쁜 인상은 2013년 76.6%에서 ’14년 70.9%로, ’15년에는 72.5%로 나타났다.

 

또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 갖고 있다”는 답변은 2013년 37.3%에서 ’14년 54.4%, ’15년에는 52.4%로 조사됐다.

 

일본에 대한 인상을 ‘좋다’ ‘대체로 좋다’ 라고 응답한 한국인은 작년보다 다소 줄어든 15.7%(2014년 17.5%)였고, ‘좋지 않다’ ‘대체로 좋지 않다’ 라는 응답은 72.5%(2014년 70.9%)로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을 ‘좋다’ ‘대체로 좋다’ 라고 응답한 일본인은 23.8%(2014년 20.5%)에 머무른 한편, ‘좋지 않다’ ‘대체로 좋지 않다’ 라는 응답은 52.4%로 과반이 넘었다.

 

한국인이 일본에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이유는 ‘한국을 침략한 역사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4.0%로 작년 76.8%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70%를 넘어서고 있다. ‘영토 문제’라는 응답도 69.3%(지난해 71.6%)로 70%에 달했다.

 

일본인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이유로는 ‘역사 문제 등으로 일본을 계속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4.6%로 지난해(73.9%)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토 갈등’을 꼽은 응답은 36.5%로 지난해 41.9%에서 비해 다소 감소했다

 

안보차원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은 북한을 최대 군사적 위협국가로 보면서도(한국 국민의 83.4%, 일본 국민의 71.6%), 한국은 60%가 북한 다음으로 일본의 군사적 위협을 우려하고, 심지어 한일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도 40%에 이르렀다.

 

한국과 일본의 양국 국민들은 상대국 체제에 대해서도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6.9%의 한국인은 현재 일본의 사회·정치체제의 성격을 ‘군국주의’라고 생각했고, ‘패권주의’로 보는 응답도 34.3%로 지난해의 26.8%에 비해 증가했다. 일본을 생각할 때 ‘민주주의’를 떠올리는 사람은 22.2%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한국의 체제특성으로 ‘민족주의’를 떠올리는 일본인이 55.7%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국가주의’라고 보는 사람이 38.6%로 나타났다. 한국을 볼 때 ‘민주주의’를 떠올린 일본인은 14.0%에 불과했다.

 

한국인 52.5%가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양국 관계는 발전하지 않는다’고 답해 역사 문제의 해결을 한일 관계의 전제로 보는 견해가 지난해의 41.1%를 크게 뛰어넘었다.

 

반대로 일본인은 ‘양국 관계가 발전하더라도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35.1% (지난해 34.7%)로 가장 높았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의 경우, 한국인의 64.6%(지난해 66.5%)가 ‘어떤 경우든 참배해서는 안 된다’고 답변한 반면, 일본에서는 ‘참배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용인하는 사람이 41.3%(지난해 43.0%)이고 ‘개인자격으로 참배하는 것이라면 상관없다’는 응답 이 29.1%로(지난해 24.9%), 대체로 총리의 참배에 우호적이었다.

 

한편 역사 문제 중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한국에서는 76.0%가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를 꼽아, 지난해 81.9%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종군 위안부에 대한 인식’을 꼽은 응답은 69.8%(지난해 71.6%), ‘침략 전쟁에 대한 일본의 인식’을 꼽은 응답은 60.9%(지난해 70.6%), ‘일본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 부족’은 59.6%(지난해 58.7%)였다.

 

현재의 한일관계를 ‘좋다’고 보는 한국인은 2.6%(2014년 2.3%), 일본인은 5.8%(2014년 5.0%)에 그쳤다.

 

반대로 ‘나쁘다’ 는 응답은 한국인의 경우 78.3%(2013년 67.4%→2014년 77.8%)까지 떨어졌다. 일본인의 경우 65.4%(2013년 55.1%→ 14년 73.8%)로 2014년에 비해 다소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체감 관계는 악화되었다.

 

한일관계의 악화는 중국 중시경향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한일 관계와 대중국 관계를 비교하면 한국인의 46.6%(지난해 47.0%)가 ‘한중관계와 한일관계 둘 다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한중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도 44.8%(지난해 43.8%)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도 ‘둘 다 중요하다’는 응답이 49.1%(지난해 47.0%)로 절반 가까이 되었지만, ‘중일관계가 한일관계보다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지난해 15.6%에서 25.1%로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에서는 중국이 더 친근하다는 여론이 과반에 육박하고, 일본에서는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한일관계의 악화는 상대국 지도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에 대해 ‘나쁜 인상’(‘매우’ 또는 ‘대체로’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 합계)을 갖고 있다는 응답이 80.5%로 지난 해의 75.9%를 넘어섰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일본인은 48.3%(지난해 45.3%)로 절반 가까이 되었고,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은 5.2%(작년 7.0%)에 불과했다.

 

한일관계를 ‘중요하다’(‘대체로 중요하다’ 포함)고 생각하는 응답이 한국인은 87.4%(지난해 73.4 %)로 90%에 육박했고, 일본인은 65.3%로 지난해 60.0%를 웃돌았다. 한편, 한일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대체로 중요하지 않다’ 포함)고 답한 한국인은 9.1%(작년 6.7%), 일본인은 15.7%(작년 9.0%)에 불과했다.

 

한국 국민 70%는 양국의 국민감정 악화를 우려하고 있었고, 일본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한국인 45.9%(지난해 38.1%), 일본인의 41.4%(지난해 32.9%)가 한일관계 전망에서 현재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응답했다.

 

한일 국민 80%가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한국인 69.9%(지난해 72.4%) 일본인 43.5%(지난해 40.5%)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해야 할 의제로 한국인은 ‘역사 인식 문제와 종군 위안부 문제’가 77.7% (지난해 76.3%)로 가장 많았고, ‘독도 문제’가 69.6%(지난해 70.3%)를 차지해 ‘역사 인식’'과 ‘영토’ 문제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일본인은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광범위한 논의’를 선호하는 응답이 45.3%로 가장 많았고, 이는 지난해 35.6%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한국측의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의 19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4월 17일부터 5월 8일까지 조사원에 의해 면대면 면접방식에 의해 실시됐다. 유효 회수 표본 수는 1,010명으로, 응답자의 최종학력은 초졸 이하가 7.8%, 중졸이 7.1%, 고졸이 37.4%, 대학재학/중퇴(전문대학 포함)가 11.4%, 대졸이 35.0%, 대학원 졸이 1.0%였다.

 

일본측의 여론조사는 일본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고교생을 제외)를 대상으로 4월 9일부터 4월 30일까지 방문유치회수법에 의해 실시되었다. 유효 회수 표본 수는 1,000명이다. 응답자의 최종학력은 초중졸이 9.9%, 고졸 45.5%, 단기/전문고졸이18.3%, 대졸이 23.2%, 대학원 졸이1.2%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언론NPO 공동으로 6월 20~21일 도쿄에서 개최하는 ‘제3회 한일미래대화’에 보고되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