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현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양국 대학생 등 50명이 참가해 3박 4일 일정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일정 마지막 날 부경대학교에서 열린 그룹 토론회를 찾아봤다.
토론 주제는 '한일 교류 방안'. 토론에서 젊은이들은 △한일 공동 방송국을 만들어 양국 드라마 방송 △공동 교과서를 만들어 역사 인식 문제를 해결 △국제 미팅을 주선해 한일 커플 증가 등 기발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하지만 정작 한일 정치권에서는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타개책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친일''친한'이라고 비판받을까 두려워하고 일부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며 서로 상대국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많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립이 아닌 우호적 관계다. 얼마 전 한국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비영리 단체 '언론 NPO' 가 발표한 공동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상대국에 대한 인상이 '나빠졌다'고 대답한 사람이 한일 각각 절반 정도에 달했다.
반면 쌍방 국민감정의 악화를 '바람직하지 않다','개선해야 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일본에서 61%, 한국에서 70%에 달했다고 한다. 양국 국민이 악화된 현재 한일 관계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일미래학숙의 그룹 토론 자리에서 한 그룹이 '성신지교린(誠信之交隣·성실과 신의의 교류)'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일 관계의 우호 증진을 호소했다. 이것은 조선통신사에 수행한 대마도 유학자 아메노모리 호슈가 남긴 말로 서로 속이거나 싸우지 않고 진심으로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의 말은 우호적 관계와 대립을 반복해온 한국과 일본의 과거를 염두에 둔 가르침일 것이다.
한일 간 외교에도 '성신지교린' 정신이 중요할 듯하다. 미래학숙에 참가한 한일 젊은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아메노모리의 가르침을 실천한 것 같다. 정치도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