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은 일본을 북한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는 국가로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의 시민단체 '언론 NPO'는 오늘(10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양국에서 지난 5∼6월 함께 실시된 상호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국에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국가나 지역'을 묻는 질문(2개 복수응답)에 한국 응답자 가운데 46.3%가 일본을 꼽았습니다.
이는 북한(83.4%)을 꼽은 응답에 이어 두 번째 빈도가 높은 대답이었습니다.
일본이 한국에 군사적으로 위협이 된다는 응답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 2.4%포인트 늘어난 것입니다.
또 순위상 지난해 2위였던 중국(39.6%)도 앞질러 우리 국민이 중국보다 일본의 군사적 위협을 더욱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우리 국민이 '군사적 위협이 되는 국가로 꼽은 국가'는 북한(86.7%), 중국(47.8%), 일본(43.9%) 등의 순이었습니다.
일본인의 경우 한국이 군사적으로 위협이 된다는 응답은 15.1%로 북한(72.5%), 중국(71.4%), 러시아(29.0%)에 이어 네 번째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한일 간 군사분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인(47.9%)과 일본인(57.0%) 모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 가운데는 '(군사 분쟁이) 먼 미래에 일어날 것'이라는 응답도 34.1%를 차지했고 반면 일본인 가운데는 이런 대답이 8.8%에 그쳤습니다.
특히 최근 역사·영토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 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일본인의 대한 인식이 빠르게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대국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일본인은 54.4%가 한국에 대해 '대체로 좋지 않다' 또는 '좋지 않다'고 답해 지난해 조사보다 부정적 응답이 17.1%포인트 늘어났습니다.
한국 응답자도 일본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는 답변이 70.9%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부정적인 응답은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했습니다.
상대국의 인상이 부정적인 이유(2개 복수응답)에 대해 한국인들은 '한국을 침탈한 역사를 반성하지 않아서'(76.8%)와 '독도 문제'(71.6%)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일본인 가운데서는 '역사 문제로 일본을 비판해서'(73.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8.1%포인트 늘어난 것입니다.
'한일 역사문제와 관련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 한국인은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81.9%), 일본인의 군 위안부 인식(71.6%) 등을 주요한 선결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반면 일본인은 한국의 반일교육과 교과서의 내용(56.1%), 일본과의 역사문제에 대한 한국인의 과도한 반일 행동(54.4%) 등을 들었습니다.
조사를 공동 주관한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역사 문제에 대한 강력한 비판에 대해 일본 내에서 반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19세 이상 한국 남녀 1천4명과 18세 이상 일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월 실시(한국은 면접조사, 일본은 방문 유치 회수법)됐으며, 신뢰수준은 95%, 오차범위는 ±3.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