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대선에서 이른바 ‘계급 투표’ 성향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민대 장승진(정치학) 교수는 지난달 28일 ‘한국 정당정치의 도전과 대응: 정책갈등의 조정과 통합’을 주제로 열린 한국정당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자신을 경제적으로 중상위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일수록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고, 중하위계층에 속한다고 여기는 유권자일수록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강했다고 발표했다.
장 교수가 동아시아연구원(EAI)-중앙일보-SBS-한국리서치의 ‘2012년 총선·대선 패널 조사’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학력·직업 등 다른 변수가 같다고 가정했을 때 18대 대선에서 하위 계층이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을 확률은 중간 계층에 비해 11.6%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장 교수는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앞으로 더 중요한 정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정치권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비교적 순탄하게 처리하고 있는 데 대한 분석도 나왔다. 연세대 이연호(정치학) 교수는 “경제민주화란 말의 핵심은 노동의 경영 참여지만, 현재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의에선 노동 이슈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새누리당의 경우 노동 분야를 건드릴 필요가 없을 테고, 민주당도 금속노조나 금융노조 등 기존의 거대 노조 집단이 귀족노조이자 이익집단이란 생각을 하고 있어 노동이 의제가 되지 않았기에 여야 간의 큰 갈등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