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무당파 성향 대선 승부 주요 변수
"이념보다 민생에 관심 후보 정책 따라 결정"
문재인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안철수 전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시 서구 광천동 유스케어 광장에서
시민과 만남 행사를 갖고 투표를 독려하며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비해 박빙의 차이로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8% 전후의 부동층 표심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선승부가 적게는 1~2%, 많아도 3~4% 차이로 판가름 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이들 부동층 표심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선 선거운동 초반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로 인해 20% 안팎까지 치솟았던 부동층은 투표일이 임박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7~9%에 달하고 있다. 부동층 규모는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의 조사(8일)에서 8.4%,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8일)에서는 8.1%, MBC-한국갤럽 조사(8일)에서는 9.1%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SBS와 TNS의 조사(7∼9일)에서는 부동층이 7.5%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부동층 가운데 적극적 투표 참여 의사를 가진 유권자가 대략 5% 안팎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당에 거리를 두고 있는 무당파일수록 후보 결정 시기가 늦다는 점에서 이들이 대선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의 지난 9월 패널조사에 따르면, 4ㆍ11 총선에서 무당파층 가운데 71.6%가 투표 일주일 전에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요소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부동층이 중도·무당파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이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사퇴로 20%까지 늘어났던 부동층이 이미 상당 부분 줄었기 때문에 안 전 후보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안 전 후보의 사퇴로 형성됐던 신(新)부동층이 많이 줄었다"며 "현재는 안 전 후보 지지층 일부가 부동층에 뒤섞여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층이 대세 흐름을 보고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에게 투표하는 '밴드웨건 효과'가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공표할 수 있는 여론조사 실시 시한인 12일까지 박 후보가 계속 우위를 지킬 경우 박 후보로 표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12일 조사 결과 문 후보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 문 후보 쪽으로 표가 더 몰릴 수도 있다.
이들 부동층이 보수·진보의 이념 대립보다는 민생 현안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민생 문제 대안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표가 쏠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가정 경제와 관련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부동층 표심을 잡는 데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