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설문 조사
세차례 TV토론·투표율도 큰 영향
30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부산 사상구 괘법동 서부터미날 앞 유세 현장에서 시민들이 팔을 치켜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부산=오대근기자
한국일보가 30일 실시한 대선 관련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 수위를 향후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로 꼽았다. 세 차례 예정된 TV토론이나 투표율 등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10명 중 9명은 1주일 전 사퇴한 안 전 후보가 어느 정도 강도로 문 후보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이번 대선의 승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사회여론조사본부장은 "최대 변수는 역시 안 전 후보의 지원 강도"라며 "안 전 후보가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3일 해단식 직후의 판세가 투표일까지 거의 그대로 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안 전 후보의 지원 강도에 따라 박 후보가 다소 앞서는 선거 국면이 대등한 정도 국면으로는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도울 것으로 보면서도 적극적 지원이 아닐 경우 부동층으로 빠진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움직이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EAI의 25~27일 조사에서도 안 전 후보 지지층에서 부동층으로 바뀐 응답자(18.7%) 중 61.9%가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에 부정적이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부동층으로 빠진 안 전 후보 지지층이 추가로 문 후보로 이동하기 위해선 '상당히 강한' 안 전 후보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두 후보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유효한 변수"라며 후보를 비교·검증할 수 있는 첫 TV토론(4일)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차 TV토론이 열리는 4일은 안 전 후보 해단식 다음 날로 선거운동 중반 이후 판세를 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강조했다. 원 본부장도 "1~2% 포인트 이동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안 후보 사퇴 이후 늘어난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TV토론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대별 투표율에 주목하는 의견도 많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세대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한 만큼 어느 세대가 투표에 많이 참여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는 "반집 승부에선 1% 때문에 승부가 뒤집어질 수 있다"며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거취를 변수로 꼽았다. 이 외에도 북한 정세 변화나 격한 네거티브 공방전에 따른 후보별 득실, 세종시 건설에 맞먹는 야당의 메가톤급 깜짝 공약 제시 여부, '제2의 김용민'과 같은 돌출 변수 등도 대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