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25년 만인 이번 18대 대선에서 국민 과반의 지지를 받는 최초의 대통령 당선자가 탄생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3 후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군소 후보들의 지지율도 거의 의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선 역사상 마지막 과반 당선자는 1971년 7대 대선 때의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공화당 후보로 나서 53.2%를 얻어 김대중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후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될 때까지 직선 대통령은 없었다. 만약 이번에 과반 당선자가 나온다면 41년 만이 되는 셈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2007년 17대 대선까지 다섯 번의 대선에서는 강력한 제3 후보가 출마했거나 3자 구도로 치러지면서 과반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표적인 3자 구도 선거는 1987년 13대였다. 김영삼·김대중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실패하고 두 사람 다 출마하면서 28.03%와 27.04%를 가져갔다. 이 때문에 노태우 후보가 역대 최소인 36.64% 득표율로 당선됐다. 1992년 14대와 1997년 15대,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강력한 제3 후보가 출마했다. 92년엔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출마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97년엔 신한국당(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해 출마한 이인제 후보, 2007년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회창 후보가 각각 16.31%, 19.20%, 15.07%를 얻었다. 이때 당선자들은 김영삼 41.96%, 김대중 40.27%, 이명박 48.67%였다. 2002년 16대 노무현 후보는 강력한 제3 후보가 없었으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3.89%를 득표하는 바람에 48.91%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다르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퇴하면서 강력한 제3 후보가 없어졌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사퇴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와 강지원 무소속 후보 등 5명이 출마했지만 여론조사상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1% 안팎이다. 또 두 진영의 총결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군소 후보들의 득표율이 떨어지면서 박빙 승부를 해도 과반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사실상 양자 대결인 셈인데 두 후보 간에 1~2% 차이가 벌어지기만 해도 과반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