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력야합" 공세 맞선 단일화 명분 갖는게 관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두 후보의 지지율이 기계적으로 합쳐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플러스 알파의 시너지 효과를 낼지, 아니면 전통 야권 지지층만 규합하는 수준에 그칠지는 두 세력의 단일화 과정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우선 두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최근 지지율의 단순 합계로 보면 50% 안팎에 육박해 야권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착시 현상일 수도 있지만 두 후보가 단일화하면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 효과로 인해 '박근혜 대세론'을 흔든 것부터 시너지 효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가 단순한 '반(反) 박근혜, 새누리당' 연합의 성격에 그친다면 실제 시너지 효과는 높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정치 쇄신이 전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적 단일화라면 새 정치를 바라는 상당수 무당파층이 이탈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전통적인 새누리당과 야권 지지층 간 박빙의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령 문재인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안 후보를 지지하는 무당파 성향의 표심이 흩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일보가 지난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문 후보 지지층의 88.4%가 안 후보로 이동했으나 문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안 후보 지지층의 이동은 83.6%에 그쳤다.
안 후보로 단일화되더라도 국정 경험 없는 무소속 후보에 불안감을 가진 중장년층의 표심 이탈이 불가피하다. 문 후보 캠프의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어차피 두 지지층을 완전히 합치는 것은 힘들다"며 "감동적인 단일화 과정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두 후보의 단일화가 명분 없는 '묻지마식 권력 야합'이라고 주장하면서 단일화 효과에 제동을 건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박 후보 캠프의 이정현 공보단장은 8일 "단일화는 민심을 왜곡하고 정치를 희화화하는 정치놀음"이라며 벌써부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철희 소장은 "관건은 결국 단일화의 명분"이라며 "정치 쇄신이나 협력 없이 이전투구식 권력 싸움으로 진행되면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