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오락가락' 여론조사를 검증한다-이 방송 다르고, 저 신문 다르고 도대체 누굴 믿지?

  • 2012-11-17
  • 정한울 (월간중앙)
여론 조사기관, 영업전략 차원에서 검증 안 된 조사방법 남발… 사소한 지지율 변화에 과도한 의미 부여하는 ‘경마식 선거저널리즘’이 신뢰 떨어뜨려

 

18대 대선과 관련해 오는 12월 12일(대선일 7일전)까지 공표가 허용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다. 후보자들도 여론조사상의 지지율 등락에 울고 웃는다. 그 여론조사는 과연 어느 정도 민심의 소재를 정확하게 반영할까? 여론조사 방법론의 허와 실을 짚었다.

 

매일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쏟아진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는 과거와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적은 비용으로 여론의 흐름(트랜드)을 관찰하기 쉬운 ‘일일 순환평균(daily rolling average)’ 조사방식이 많이 도입됐다. 이 방식은 기존의 당일치기 여론 조사와 구별된다. 이틀 혹은 사흘치 여론조사 결과를 한데 묶어 평균을 낸 결과를 매일 발표한다. 가령 사흘 주기로 조사한다면 전체 샘플을 3등분한다.

 

그리곤 매일 3분의 1씩 조사대상자를 새로 모집하면서 기존 조사 대상자를 그만큼 없애나가는(남아있는 샘플과 합해 다시 평균을 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매월 정기조사나 그때그때 발표되는 조사, 동일응답자 대상의 변화를 추적하는 패널조사 등 그 어느 때보다 조사방법도 다양해지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른 여론변화를 반영한다.

 

언론사들이 선거여론조사를 진행해놓고도 후보 지지율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던 19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든다. 여전히 투표 1주일 이내 여론조사 공표금지, 출구조사 거리제한 등 해소해야 할 규제는 있지만, 이젠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통해 여론조사 관련 정보를 접한다. 여론조사 물량이 민의를 대변하는 수준을 보여준다고 가정한다면 이번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제대로 민의가 반영되는 환경에서 치러진다.

 

하지만 물량이 넘친다고 정확성도 따라서 높아질까? 여론조사 방법이 다양해지고 정보량이 많아지지만 후보를 선택할 때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한다는 유권자는 줄어든다. 오히려 여론조사 결과를 불신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듯하다. 실제로 EAI·SBS·중앙일보·한국리서치 공동 선거패널조사 결과([그림1])를 보면 후보 선택에 여론조사 결과 보도를 활용했다는 응답이 2006년 지방선거만 하더라도 44.6%에 달했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거쳐 2010년 지방선거에 이르면서 27.5%까지 떨어지고 만다.

 

쏟아지는 여론조사, 떨어지는 신뢰도...[기사전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