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방식 두고 갈등 일듯
국정능력 vs 참신성 야권 선택에 관심 집중
문재인(왼쪽) 민주통합당 후보가 26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골목상권
지킴이 간담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참석자들과 서로 어깨를 주물러주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사이의 야권 후보 단일화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안 후보는 25일"이미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라 버렸다"는 말로 권력의지를 보였다. 후보 단일화에 따른 중도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문 후보도 '100만 선거인단이 선출한 후보'임을 부각시키고 정당 책임정치 원칙을 강조하면서 안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로써 누가 결선행 티켓을 거머쥘지 불투명해진 가운데 단일화 경쟁의 승패가 걸린 변수와 양측의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지율과 호남 표심이 핵심 변수
단일화 성사 여부에 대해 엇갈린 시각이 있지만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단일화 경쟁은 결국 지지율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게 되면 양보나 정치적 담판의 길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한다면 여론조사 등에 의한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만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해 안 후보가 3자 대결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면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26일 "야권 지지층이 표심의 방향을 정하게 되는 추석 전후 지지율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선을 하는 경우에도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우선 여론조사와 국민참여경선, 패널 평가등의 각종 평가 방식의 반영 비율을 두고 각 캠프의 선호가 달라 상당히 치열한 룰 협상이 예상된다. 또 야권 지지층에서는 두 후보가 호각지세를 보이지만 중도ㆍ무당파로 범위를 넓히면 안 원장이 문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문 후보가 우세하다. 때문에 여론조사 대상을 유권자 전체로 하느냐, 여당 지지자를 제외한 유권자층으로 하느냐, 야권 지지층으로만 제한하느냐에 따라 두 후보의 지지율이 달라진다.
지역별 표심도 단일화 승부의 희비를 가를 수 있다. 특히 야권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단일화 승부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호남 지역에서는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문 후보 입장에서는 친 노무현 세력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이 강한 호남 민심을 흡수하는 게 최대 과제인 셈"이라고 말했다.
안 '쇄신 바람' 대 문 '정당책임 정치'
핵심 변수인 지지율 쟁탈전에서 안 후보는 쇄신 카드를 최대 무기로 삼고 있다. '안철수 바람'이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인 만큼 안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도 '정치 쇄신'을 강조했다. 캠프 상황실장인 금태섭 변호사도 "지금은 단일화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며 후보가 출마 선언 등에서 제시한 (정치 혁신 및 혁신 경제의) 과제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정당책임 정치로 맞서 있다. 수권 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액션플랜(실행계획)이 없다고 평가 받는 안 후보와 차별화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가 전날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이제 정당 책임정치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상호 캠프 공보단장은 "구체적 대안이 없는 안 후보로는 불안하다는 여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단일화 경쟁에 대해"누가 참신하고 국정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를 둘러싼 대결이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