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손학규 14일·문재인 17일 대선출마 선언… 줄줄이 출정식

  • 2012-06-11
  • 구혜영기자 (경향신문)
ㆍ의원 11명 “김두관 출마 촉구”… 정세균·정동영은 시기 저울질

 

민주통합당의 대선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영남 3선인 조경태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선언을 한 데 이어 유력 주자들은 이번주 줄줄이 출정식을 치른다.

 

그는 야권에서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유력 주자 가운데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먼저 움직였다. 손 상임고문 측은 이날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선 도전을 알릴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민주통합당 조경태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손 상임고문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속가능한 진보와 복지를 화두로 내걸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선언 당일에는 김동철·신학용·조정식 의원 등 측근 의원들과 각계각층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다.

 

한 측근은 “출마선언을 이달 말에 하려 했지만 준비를 많이 해온 만큼 늦추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슈 중심의 대선 경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현재까지 당내 경선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르면 17일 대권가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부터 공모한 ‘함께 쓰는 출마선언문’ 제안에 이날 현재까지 2000여건의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김경수 공보특보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경제위기와 청년실업 해결, 검찰개혁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문 상임고문은 12일 당 정치개혁모임 초청 특강에 참석한다. 15일엔 지지조직인 ‘담쟁이포럼’이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을 초청해 ‘2013년 체제의 리더십’을 주제로 조찬특강을 연다. 그는 당초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한 시민선거인단과 함께 출정식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손학규 상임고문이 이 자리를 선점하자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존재감이 부각된 김두관 경남지사의 출마선언도 임박했다. 민주당 원혜영·안민석·김재윤·민병두·최재천·홍의락 등 11명의 의원들은 김 지사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김 지사는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서왔고, 양극화 극복과 경제 정의를 실천해왔으며, 소통과 통합의 지도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김두관에 대선 출마 촉구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병두, 최재천, 김재윤, 안민석, 원혜영, 문병호 의원. 

 

김 지사는 12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자서전 <아래에서부터> 출판기념회를 연다. 또 영남권 지식인 100명과 대학 총학생회장단 등도 이번주 내내 잇달아 김 지사의 출마를 촉구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경선 일정을 앞당기려는 것은 문 상임고문을 대선후보로 세우려는 게 아니냐”며 “다른 후보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져야 이 같은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출마선언 시기를 다음달 초에서 이달 중순쯤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동영 상임고문 측은 “현재 지인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이 대선 경선 체제로 돌입한 데는 민주당이 처한 정치적 상황 때문이다. 19대 총선 패배 이후 두 달여 동안 리더십 공백이 계속됐고, 통합진보당 사태까지 불거졌다.

 

주자들로서는 행보를 더 늦췄다가는 ‘함께 뒤처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이른 것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총선 이후 구심력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지지층과 괴리감이 커졌다”며 “안철수 현상의 피로감도 쌓인 터라 대선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색깔론’ 역풍과 전두환 전 대통령 사열 논란 등 여권발 악재도 민주당 대선주자에겐 기회 요인이다. 비중 있는 정치 사안에 이들이 나선다면 선 굵게 대응할 수 있다.

 

민주당 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외곽 주자로서 그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 원장은 늦어도 8월 중에 (대선 출마) 관련 내용을 국민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철수 원장 측은 “그분(야당 주자)들이야 정치하시는 분들이니까 그런 것도 고려하겠지만, 안 원장은 자신이 정치에 적합한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중”이라며 “외부 요인까지 끼어들면 결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