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이 이틀 앞으로 임박했지만 여야의 예상 의석수에 대해서는 들쭉날쭉한 예측만 난무하고 있다.
승패의 열쇠인 전국 60∼70개 초접전지의 향배가 오리무중이어서 선거 전문가들조차 "뚜껑이 열려봐야 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9일 "수도권에서만 경합지역이 50개가 된다는 것이 여야의 공통된 분석"이라며 "50개가 누가 이길 지 모르므로 승패가 갈리는 최대의 승부처는 수도권이 되는 선거"라고 말했다.
선거전 막판의 최대 이슈인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여론조사 공표시한인 4일 이후에 터진 것도 판세읽기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만 여야의 선거캠프에는 김 후보의 발언이 여성·노인·개신교계의 '공분'을 사면서 바닥 민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현장의 전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부터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서 이번 파문이 야권의 대형악재, 나아가 투표율 저하요인으로까지 여겨지면서 "새누리당이 1당이 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전체 300석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까지 포함해 대략 120∼130석을 내다보고 있다. 10석의 차이는 수도권의 선전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텃밭인 영남권에서 막판에 표결집이 이뤄지고 후보들이 끝까지 선전할 경우 60석 안팎을 얻을 것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충청·강원에서는 적어도 10석은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반면 수도권 판세는 매우 유동적이어서 당내에서조차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인천·경기의
예상 의석수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다 합쳐야 20석 정도"라고 말했으나 또 다른 관계자는 "30석에 조금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통합당은 지역구 선거에서 우세·백중우세지를 85개 안팎으로 보고 있다.
비례대표 예상 의석수 20여개를 더하면 전체적으로 100∼110개의 의석획득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열세를 100여곳으로 비교적 폭넓게 잡고 있다.
이곳에서 막바지에 얼마나 '정권심판론'이 호소력을 갖느냐, 후보가 선전하느냐에 따라 전체 의석수가 크게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극심한 대혼전 속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130∼140석' 고지에 올라서는 정당이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130∼140석 사이에서 1,2당이 나올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130석을 안정적으로 넘을 가능성이 높지만 민주당은 독자적으로 140석을 넘기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투표율이 55%를 넘기고 20-30대가 대거 투표장으로 나오면서 야당의 '숨은표 효과'가 4∼5% 발생한다면 민주당이 1당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투표율이 55%에 미치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이 1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김용민 후보의 파문에 대해 "여당에는 결집된 보수층 이탈을 최대한 차단하는 효과가 있었고 야당으로서는 민간인 사찰문제로 정권심판론을 강하게 작동시킬 수 있는 시점에서 여당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고 논란을 자초해 정권심판론 강화를 반감시켰다"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막판에 보수층이 결집하고 민주당도 막말 파문으로 상황이 안 좋아졌다"며 "새누리당이 근소한 차이로 1당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새누리당 135석, 민주당 140석으로 예측했으나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새누리당 140석, 민주당 135석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은 비대위 체제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백의종군' 선언도 보수층 단결을 불러왔다"며 "야권은 여론조사 조작 파문, 막말 파문이 계속된데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0%를 넘긴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를 뒤집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정권심판론'이 과거 선거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는데다, 이에 동의하는 유권자의 상당수는 '야당심판론'에도 공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의 '19대 총선-18대 대선 패널조사'(총7회)의 첫 조사(3월30일∼4월1일 실시)에 따르면 'MB심판론'에 응답자의 63%가, '야당심판론'에 응답자의 58.5%가 공감을 나타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30%, 민주당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29%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맞게 모집한 2천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최대 허용 오차범위 95%에 신뢰수준 ±2.2%포인트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