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동아시아연구원·한국리서치, 유력정치인 영향력·신뢰도 조사] 박근혜·손학규 ‘상승’ … MB ‘추락’

  • 2012-05-31
  • 허신열 기자 (내일신문)
MB, 신뢰도 5위 영향력 3위로 떨어져 … '권력누수' 절감

손학규, 상위권 진입 … 박근혜 '대세'·안철수 '저력' 입증

 

유력정치인의 신뢰도·영향력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추락한 반면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뢰도와 영향력 모두에서 1위를 기록했다. 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은 처음 조사대상에 포함되자마자 2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문수 추락, 문재인 뒷심부족 = 31일 동아시아연구원(EAI)과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8~29일 조사한 결과 영향력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정치인은 박근혜 전 위원장이었다. 현직인 이명박 대통령의 영향력은 안철수 원장에게도 밀려 3위에 그쳤다. 임기말 권력누수(레임덕)를 그대로 보여준 결과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2010년 조사에서는 7위에 그쳤지만 2011년 5위, 2012년 4위로 올라섰다. 특히 손 상임고문이 민주당 대선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의원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점은 인상적이다.

 

신뢰도 평가에서는 '원칙과 신뢰'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박근혜 전 위원장이 2009년부터 줄곧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안철수 원장, 손학규 상임고문, 문재인 의원이 뒤를 이었고 이 대통령은 5위로 주저앉았다.

 

2010년 신뢰도 평가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과 함께 공동1위를 기록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7위로 수직하락했다. 영향력 평가에서 9위를 기록한 김두관 경남지사는 신뢰도 평가에서 8위에 그쳤다. 사실상 출마를 선언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대선주자로서의 뚜렷한 ㅇ니상을 심어주는데는 실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종합하면 박근혜 대세론의 입증과 안철수의 저력, 손학규의 상승, 문재인의 뒷심부족, 정몽준의 침체, 이명박·김문수의 추락으로 요약할 수 있다.

 

 

  

◆"MB, 위압적 리더십 → 존재감도 없는 리더십" = 하지만 '상대평가'인 순위와는 별개로 '절대평가'인 평가점수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조사대상자들에게 0~10점을 부여하도록 설계된 문항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과 안철수 원장만 영향력(6.77점, 5.48점)과 신뢰도(5.80점, 5.34점) 모두에서 평균 5점을 상회하는 결과를 얻었을 뿐이다. 이 대통령이 영향력 평가에서 5.25점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8명의 점수는 모두 4점 이하였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이 대통령은 2011년까지는 '위압적 리더십'(영향력 고, 신뢰도 저) 유형이었다면 2012년 들어서는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함께 힘이 빠지고 있는 '존재감 없는 리더십'(영향력 저, 신뢰도 저) 유형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의 경우 올해 영향력 평가에서 급상승했지만 대체로 현 정부 내내 큰 변동 없이 일정한 지지를 유지하는 수준"이라며 "역으로 비확장성을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후보 45.6% … 야권 단일후보 42.3%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부정 사태는 '여야 단일후보 간의 격돌'이라는 대선구도를 크게 흔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대선후보를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겠느냐고 질문한 항목에서 새누리당은 45.6%, 야권 단일후보는 42.3%를 얻었다. 지난해 4월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동일문항 조사에서는 '37.6% 대 44.6%'로 야권 단일후보의 승리가 점쳐진 것을 비롯해 최근까지 실시된 대부분 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여기에 민주당과 통진당 사이의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도 4·11 총선직전 EAI 조사에서 50.7%가 '바람직하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7.5%로 떨어졌다.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95.8%는 현재도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민주당과 통진당의 '지지유지' 비율은 79.4%와 36.4%로 크게 낮았다.

 

정한울 부소장은 "여권의 구심력과 야권의 원심력이 대비된다"며 "야권의 정치적 리더십 공백과 현재의 난국을 풀어가는 정치의 부재 상황이 야당 지지층 및 중도층에서 야당 지지율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RDD와 무선전화RDD를 결합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 응답율은 12.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