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 구도를 축구 경기로 치면 최전방 공격수 투톱 자리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있다. 그렇다면 투톱 뒤에 서서 호시탐탐 득점기회를 노리는 8명의 미드필드진은 누구일까.
여권에서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슛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여권 내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박 비대위원장이 부상당할 경우 그 자리를 대신하겠다는 포석이다. 몰락추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는 친이명박계가 몸을 추스를 경우 세 사람 중 한명을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김 지사가 앞선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최근 서울시 택시 운전면허를 따는 등 서민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본격적인 서울 공략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청년 창업·일자리 창출 등 대선 공약용 정책 구상에 한창이다. 이달 중 저서 4권을 동시에 내놓을 예정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존재감 키우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전 장관은 국회 밖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최근 정치평론서 출판을 기념해 전국을 돌며 사인회 행사를 가졌고 당분간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에는 옛 민주당에서 ‘빅3’로 불린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정세균 전 최고위원이 있다. 여기에 친노계 대표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포진하고 있다.
일단 손 전 대표와 문 이사장이 득점권에 가깝다. 국민일보가 여론조사전문기관 GH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6∼7일 19세 이상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손 전 대표와 문 이사장은 각각 4.5%와 4.4%를 얻었다. 중앙일보·YTN·동아시아연구원(EAI)이 지난달 17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결과에서는 문 이사장이 5.5%, 손 전대표가 3.1%를 기록했다. 손 전 대표는 지난해 4·27 경기도 분당을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지지율이 15%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는 연말 민주통합당 창당 작업에 전력투구한 이후 재충전에 들어간 상태다. 총선 지역구 출마 가능성은 낮다.
문 이사장은 ‘안철수 신드롬’이 일기 전까지만 해도 손 전 대표를 밀어내고 야권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됐었다. 현재 안 원장에게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언제라도 투톱에 나설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다. 문 이사장은 이번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선언한 만큼 총선 성적표에 따라 몸값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은 진보적 스펙트럼 강화, 정세균 전 최고위원은 서울 종로 출마라는 승부수를 각각 던졌으나 대선 레이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도 득점포를 가동한 지 오래다. 유 공동대표는 총선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