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새 대통령 `루스벨트 리더십` 덕목 갖춰야

  • 2012-01-02
  • 신헌철기자 (매일경제 )
경제 이끌 대통령 후보, 박근혜·김문수·안철수

"새 정당 필요해" 86% 정치변화 기대감 높아

`지식·현장경험`보다 `통찰력·소통`이 중요

 

◆ 2012 신년기획 / M+ 트랜스 미디어 / 경제학자 80명 설문 ◆

 

 

무려 3연임을 하며 12년간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이끈 지도자.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렸으나 굴하지 않고 뉴욕주지사를 거쳐 대권까지 거머쥔 남자. 1929년 불어닥친 대공황으로 1600만명의 실업자가 쏟아지던 전대미문의 위기를 `뉴딜(New Deal)` 정책으로 정면 돌파한 승부사.

 

바로 미국 32대 대통령(재임 1933~19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다.

 

매일경제신문이 2012년 새해를 맞아 동아시아연구원(EAI)ㆍ경제추격연구소와 공동 실시한 경제ㆍ경영학자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가 직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의 전형으로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역대 세계 지도자 가운데 루스벨트가 위기 극복에 가장 적임자라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46.6%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루스벨트 리더십의 핵심은 `소통`과 `도전`이다. 대공황을 맞아 공포에 빠진 국민을 향해 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라고 외쳤다. 절망과 패배감 대신에 희망과 낙관주의를 설파했다.

 

소통의 방식도 과거 지도자들과 달랐다.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의 협력을 호소했던 `노변정담(爐邊情談)`은 지금도 이명박 대통령 등 여러 국가 지도자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다.

 

2위는 긴축재정과 시장주의를 통해 늙어가던 대영제국을 재건한 마거릿 대처 전 총리(16.4%)가 꼽혔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이끌었던 윈스턴 처칠(9.6%),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대표되는 실용노선을 통해 중국의 개혁ㆍ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등이 이름을 올렸다. 노예 해방을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5.5%), 최근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로 재조명된 세종대왕(5.5%), 철혈재상으로 불렸던 독일의 오토 비스마르크(2.7%), 박정희 전 대통령(2.7%) 등도 소수 의견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리더십 덕목으로 `시대 변화를 읽는 통찰력(35.2%)` `국민과의 소통능력(28.9%)` `강력한 추진력(10.1%)` `도덕성과 청렴성(9.4%ㆍ이상 복수응답)` 등을 선정했다. 이에 비해 `지식`이나 `현장경험` 등은 각각 0.6%에 그칠 정도로 선호도가 낮았다.

 

글로벌 경제의 동요, 북한의 체제 불안 등 이른바 `다중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새롭게 `리셋`할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통찰력과 소통에 있다는 진단이다.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지도자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지 조심스럽게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대통령 후보군을 놓고 `누가 가장 한국 경제를 잘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도 던져봤다.

 

경제에 국한된 질문이긴 하나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7.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문수 경기도지사(19.7%), 안철수 서울대 교수(10.6%)가 꼽혔다. 이에 비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4.5%)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1.5%)은 경제에 관한 한 전문가들로부터 별다른 지지를 받지 못했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높은 지지는 `역대 정부 가운데 한국 경제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정부가 어디냐`는 질문에 무려 93.5%가 박정희 정부를 꼽은 것과 묘한 오버랩을 가져온다.

 

정치판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매우 높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이나 정당이 출현할 필요성에 대해 61.5%가 `대체로 공감한다`고 답했고 24.4%는 `매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85.9%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난 셈이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도 현재 양당 구도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 매일경제·MBN·EAI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