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통합정당’ 출범의 마지막 관문인 국민참여당의 통합 승인 전당원 온라인 투표가 29일 저녁 9시 무렵 투표율 50%를 기록해 의결정족수를 충족했다. 대중 진보정당은 1월 공식 출범까지 형식적 절차만 남겨둔 채 내용적으로는 닿을 올린 셈이다.
애초 투표율이 관건이었지 2/3 이상의 통합찬성표 획득은 무난한 것으로 예상돼 온 터라 지난 27일 민주노동당 임시 대의원대회에 이어 내달 4일 국민참여당의 전당대회에서의 통합 승인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진보통합정당은 12월 11일 중앙당 창당을 시작으로 전국 광역시도 창당대회를 거친 후 1월 중순께 창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올 한해 진행돼온 야권통합 흐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야권은 이로써 ‘민주통합(민주당+‘혁신과 통합’+시민사회)’과 ‘진보통합(민노당+참여당+진보통합연대)’으로 재편, 두 세력간 상호협력과 경쟁질서가 형성됨을 의미한다.
2012년 야권의 당면과제인 정권교체를 목표로 이 두 세력은 총선, 대선서 범야권 후보단일화 전략을 기반으로 연대와 협력을 추구하겠지만 야권내 주도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의 장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총선은 이들의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진보통합’이 우선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제3당의 입지를 좁히는 현행 선거제도와 한나라당과 현 민주당이 주도할 ‘민주통합’의 양대 정당구도에 파열구를 낼 지에 관심이 쏠린다. 1992년 14대 총선 당시 ‘국민당’ 돌풍과 같은 현상이 재연될 것인지 여부이다.
최근의 여론조사 흐름은 ‘진보통합’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26일 동아시아연구원(EAI)과 YTNㆍ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진보통합은 10.5%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24일 실시된 한국여론조사연구소(KSOI)와 ‘시사인’의 여론조사에선 통합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14.7%로 조사됐다. 마의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두 조사 모두 민주당(22%)이나 ‘혁신과 통합’과 합친 ‘민주통합’의 지지도 29%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제3당으로서 장기적인 입지 구축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진보통합’은 유시민 대표가 밝힌 바와 같이 내년 총선 목표를 ‘안정적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내년 총선 이후 전개될 정치적 변화과정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구도의 이완에 따른 정치질서의 변화흐름을 타고 장기적으로 한국 정치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재차 도약하겠다는 포부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의 전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이다. 2013년 정권교체는 지역구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기폭제로 보고 이때를 대비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2012년 선거에서 ‘진보통합’은 ‘정권교체’란 대의에 복무하기 위해 ‘민주통합’과의 ‘연대전략’은 절대적인 가치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전제하에 총선 후보단일화를 통해 원내교섭단체를 이루겠다는 목표이다.
김능구, ‘진보통합’ 원내교섭단체 넘길 것
이러한 ‘진보통합’의 총선 목표인 원내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먼저 2012년 선거가 지역구도가 완화되고 2040으로 대표되는 ‘세대구도’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들 세대들의 진보적 가치에 대한 친화성이 높다는 점이 반영된다.
두 번째는 부산경남에서의 ‘진보통합세력’의 득표력 확대 가능성이다. 기존 진보정당들의 세력을 바탕으로 친노무현 민심, 그리고 확산되는 반한나라당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진보통합’이 이 지역에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유시민, 이정희, 노회찬, 심상정 등 야권 정치스타들의 활약이다.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진보통합’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카드들이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수도권 민심을 움직여 진보정당이 이 지역에서 의석을 획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치 컨설턴트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내년 총선 전망과 관련해 “(총선 범야권 후보단일화 전략이 전제될 경우) 진보통합이 원내교섭단체를 넘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내년 총선서 ‘민주통합’이 140석을 획득할 것이란 전망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이는 세대구도가 내년 선거의 주요변수가 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진보통합’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민주통합’에게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야권지지층의 민심은 ‘민주통합’이냐, ‘진보통합’이냐를 떠나 야권후보 단일화이다.
이러한 민심을 수용해 선거를 치를 경우 ‘민주통합’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지율에서 ‘민주통합’에 비해 낮은 ‘진보통합’의 경우 ‘후보단일화 전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양보의 폭이 제한적이다. 게다가 후보단일화가 다툼으로 번질 경우 정권교체 열망이 강한 야권지지층으로부터의 비판이 ‘진보통합’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큰 것도 불리하다.
따라서 <진보세대가 지배한다>의 저자 유창오 새시대전략연구소 소장 또한 “소선거구제가 바뀌지 않는 한 ‘진보통합’이 독자세력으로의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후보단일화에 의한 연대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