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G20으로 높아진다더니 위상 그대로, 혐한 30%증가

  • 2011-03-09
  • 양승식기자 (조선일보)

 

▲ (자료사진)G20 서울정상회의 /전기병 기자

 

“G20 개최로 우리의 국격(國格)이 올라갑니다.”

 

작년 11월11일 G20을 개최하며 정부는 이런 말을 했지만, 정작 외국인들을 통해 본 우리나라의 위상은 G20 이전과 비교해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영국 BBC방송과 국제여론조사기관인 글로브스캔, 동아시아연구원(EAI)등이 공동기획해 발표한 글로벌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전체 응답자의 36%에 불과했다. 지난 2010년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2%가 “그렇다”고 대답한 것에 비해 4%p 오른 수치이지만 같은 기간 동시에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도 30%에서 32%로 2%p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에 걸쳐 27개국 국민 2만86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미지 조사대상국은 ‘파워국가’ 17개국이었다.

 

특정국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대상국 17개국 중 12위에 그쳤으며, G20에서 속한 조사대상국 13개국 중에선 러시아에 이어 최하위권이었다.

 

국가별로는 필리핀(57%), 미국(53%), 인도네시아(51%)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반면에 독일인 응답자의 51%, 중국인의 50%, 프랑스인 47%가 우리나라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10년에 비해 한국을 긍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21%p 떨어졌고, 반대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은 30%p나 늘었다.

 

EAI는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부정적 시각이 늘어난 이유는 최근 한·중 마찰이 늘고, 북한을 둘러싼 양국 이견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특히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한 양국 젊은 세대 간 갈등이 심화한 것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EAI는 “과거 미·일에 의존도가 높았던 무역구조가 중국·EU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지만, 이들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다는 것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27개국 국민들이 가장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국가는 독일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2%가 “독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영국이 58%로 2위, 캐나다(57%), EU(57%), 일본(57%) 등 유럽·서구 국가들과 일본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2010년 조사보다 평판이 좋아진 나라는 경제성장으로 이미지를 쇄신한 브라질(49%)과 월드컵을 개최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42%)으로 각각 9%p, 7%p 이미지 개선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