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아침논단] 직원이 금요일보다 월요일을 기다리는 회사

  • 2011-03-02
  • 조영탁휴넷대표이사 (ChosunBiz)
매일 회사갈 생각에 가슴 설레며, 고객의 행복을 지원하고,

더 나은 세상 만들기 위해 기업이 노력할 때 장기적 성장번영 가능

 

 

▲ 조영탁 휴넷 대표이사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정부도 학교도 아닌 기업"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매년 발표하는 한국의 25대 파워기관에 삼성·현대자동차·SK가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다. 검찰·헌법재판소·청와대·대법원이 그 뒤를 이었다.

 

외국 여행 중에 도처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활약상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코끝이 찡해오는 애국심과 자긍심을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의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기업과 기업인이 국내에선 애정보다는 비난과 질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업은 혁신을 통한 초일류 경쟁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경영성과를 내고(필요조건), 이를 기반으로 사회친화적인 활동을 전개하여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는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때(충분조건) 비로소 장기적 성장번영이 가능하다. 우리 기업인들은 국민 정서를 탓하는 대신 기업과 기업인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숙제를 스스로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는 '이해관계자 행복경영'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행복경영은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다. 올해로 설립 344년째를 맞이하는 세계적 제약회사 머크사의 조지 윌리엄 머크 전 회장은 "의약품이란 환자를 위한 것이지 결코 이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윤이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사실을 망각하지 않는 한 이윤은 저절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것이 머크의 경영이념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초일류 기업들은 일반적 통념과 달리 우리가 기업의 목적이라 굳게 믿고 있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대신,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의 행복을 우선 추구하고 있다. 그들은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내가 이롭게 된다"는 자리이타(自利利他), "의를 먼저 행하고 이익을 뒤에 좇는 자는 번영한다"는 선의후리(先義後利)의 정신을 투철히 지켜가고 있다.

 

행복경영의 첫 번째 키워드는 직원행복 경영이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다. 한 명이 1만명을 먹여 살리는 상상력의 시대를 맞아 핵심인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을 비롯한 초일류 경영자들은 주주와 고객보다 직원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다. 높은 급여나 훌륭한 복지가 동기부여의 일차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은 존중과 배려, 도전할 만한 업무, 교육과 자기계발 지원, 칭찬·경청 같은 비(非)금전적 요인에 의해 보다 크게 동기부여 된다. 최근 12억달러에 아마존에 인수된 온라인 신발판매회사 자포스의 한 직원은 "자포스를 만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회사 갈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주말에는 월요일이 너무 멀게 느껴져 참을 수 없을 정도다"라고 말한다. 금요일이 아닌 월요일을 기다리는 행복한 직원들로 가득 찬 회사는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다.

 

행복경영의 두 번째 키워드는 고객행복 경영이다. 기업과 경영자는 직원의 행복과 성공을 돕고 행복해진 직원은 회사의 존립기반인 고객의 행복을 지원하는 선(善)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행복경영의 다음 순서다. 기업 간 성과 차이는 '매우 만족'한 고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제록스사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매우 만족한 고객의 재구매율이 어느 정도 만족한 고객의 경우보다 6배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매우 만족'한 고객은 재구매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내주는 마케터로서 회사에 보답한다. 기업 내 모든 구성원이 자신들의 급여가 고객에 의해 지급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고객의 영혼을 울리는 와우(Wow) 서비스를 통해 매우 만족한 고객을 다량으로 만들어낼 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행복경영의 마지막 키워드는 사회행복 경영이다. 이제는 착한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인 5명 중 4명이 제품을 고를 때 해당 제품을 생산한 기업의 명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기업은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는 기본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행복경영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곧이곧대로 이를 준수하면 단기적으로 손해를 감내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사회발전에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기여에 걸맞지 않게 비난과 질시를 받을 것인지, 이해관계자 모두의 사랑과 존경·응원 속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영속 발전할 것인지의 선택은 우리 기업인들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