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MB 지지율, 소비자지수가 먼저 안다

  • 2011-02-28
  • 홍영림기자 (조선일보 )
집권 3년간 오르내림… 서로 비슷하게 움직여

 

"문제는 경제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최근 발표한 '대통령 집권 4년 전망'이란 보고서의 부제(副題)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후보의 슬로건이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economy, stupid)'를 본뜬 이 보고서는 "악화국면으로 접어든 체감경제 추세를 되돌리지 못할 경우 국정 지지율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체감경제 악화는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내놓은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Consumer Sentiment Index)'가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서 확연해졌다. 국민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CSI는 석 달 연속 하락하면서 기준치(100)를 근소하게 넘는 105를 기록했다.

 

매달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CSI는 100을 넘어서면 생활 형편과 경기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국민이 더 많다는 뜻이며,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체감경제의 악화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주춤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21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43.9%였고 같은 날 동아시아연구원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45%였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11월 G20 서울회의 때 청와대 조사에서 60%까지 올라섰고 연초까지도 각 조사에서 50%를 넘는 강세였지만 최근 고물가·고유가·전세난 등 체감경제를 악화시키는 악재요인이 집중되면서 상승 탄력을 잃었다.

 

'체감경제'와 '대통령 지지율'과의 밀접한 상관관계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미디어리서치와 한국리서치 등이 매달 조사한 대통령 지지율과 한국은행이 조사한 CSI는 상승과 하강의 흐름이 매우 유사했다. 2008년 현 정부 초반부에 촛불정국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소비자심리지수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를 상향 돌파했고 곧이어 대통령 지지율도 상승 엔진이 가동되면서 20개월째 40% 이상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엔 정치·외교 변수의 영향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경기의 영향이 컸다"며 "집권 4년차 국정운영의 중심도 경제에 둬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