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에게는 G20 서울 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국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고, 박 전 대표는 여권 지지층의 결집이 강해지는 가운데 충청권과 호남권으로 지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박정희 前대통령 숭모제 참석…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운데)가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박정희 대통령 93회 탄신제’숭모제에 참석해 김관용 경북도지사(오른쪽) 등과 함께 서 있다. /연합뉴스
◆'G20 효과' 누리는 이명박 대통령
지난 9일 동서리서치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5.3%를 기록했다(최대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도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51.0%(한국리서치 10월 30일)→52.0%(리서치앤리서치 11월 2일)→53.0%(미디어리서치 11월 3일) 등 50%를 넘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돌파할 경우엔 50%대 후반을 기록했던 취임 직후보다 집권 후반기 들어 지지율이 높아지는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최근 이 대통령의 강세는 'G20 효과' 때문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동서리서치 문병훈 부장은 "대통령 지지율에는 정상외교의 성과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일하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강화된 것도 영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지지 충성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견해도 많다. 최근 20~30대 및 진보층 등 기존의 여권 비(非)호감층까지 지지율이 40% 안팎까지 상승했지만, 역으로 이들의 지지는 G20이란 '이벤트'에 의한 '일시적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충청·호남으로 지지 확산
동서리서치의 9일 조사에선 다음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박근혜 전 대표 31.2%, 오세훈 서울시장 8.3%, 손학규 민주당 대표 6.9%,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6.6%, 김문수 경기지사 5.5% 등이었다. 한 달 전 같은 기관의 조사와 비교하면 박 전 대표는 31.5%→31.2%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손 대표는 11.8%→6.9%로 하락했다. 박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여야 주자들이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주춤하는 양상은 다른 조사들에서도 비슷하다.
동아시아연구원 정한울 부소장은 "최근 한나라당 지지층 중에서 박 전 대표 지지율이 55%를 넘기는 등 여권 주자로서의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충청권과 호남권으로 지지 확산도 눈에 띈다. 동서리서치 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충청권(45.0%)에서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43.5%)과 부산·경남(39.8%)에 비해서도 높았다. 그는 야권 기반지역인 호남권에서도 18.2%로 민주당 손 대표(16.1%)와 정동영 최고위원(9.7%) 등에 앞선 선두였다.
박 전 대표의 최근 강세는 뚜렷한 맹주가 없는 충청·호남 등에서 밴드웨건 효과(bandwagon·선두에게 지지 쏠림 현상)가 크기 때문에 지지 강도가 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는 "2012년 대선 레이스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내년 중반 이후 차기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대선 구도는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