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TV를 통해 밝힌 세종시 수정 방침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공감하지 않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리서치 "국민 과반수 이상, 세종시 수정에 반대"
29일 동아시아연구원(EAI)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이 대통령의 TV 방송 다음날인 28일 전국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공감하지 못한다'가 52.5%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 '공감한다'는 39.8%에 그쳤다.
그러나 TV나 신문을 통해 '대통령과의 대화' 관련 뉴스를 접한 사람들(49.5%) 가운데서는 '공감한다'는 응답이 50.0%로, '공감하지 않는다' 48.6%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반면 관련 뉴스를 보거나 듣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공감한다'는 응답은 29.9%에 그쳤고,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3%로 배 가까이 높았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두달 연속 하락해 39.2%를 기록하며 다시 30%대로 주저앉았다. 세종시 수정에 반발이 큰 충청지역 지지율은 31.9%로 전달보다 10.9%포인트 하락했고, 특히 부산경남지역 지지율은 그보다 더 큰 11.6%포인트나 떨어진 32.5%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세종시로의 부산 삼성전기 이전설 등이 지역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결과로 풀이된다.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30.7%, 민주당 21.4%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응답율 13.6%)였다.
한나라 여론조사 "세종시 수정-4대강 강행 모두 찬성이 많아"
이처럼 민간여론조사기관에서는 세종시 수정에 대한 부정여론이 과반 이상으로 높았으나, 한나라당 조사에서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28일 밤 4천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자동응답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불가피성 발언에 대해 긍정 평가(47.5%)가 부정 평가(44%)보다 높았다고 주장했다. 세종시법 수정의 당위성 자체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47.9%, 42.5%로 찬성여론이 높았고, 세종시를 자족기능을 갖춘 교육과학기술 도시로 변경하는 데 대해선 찬성 50.1%, 원안추진 39.3%로 찬성 여론이 더 압도적이었다는 그는 주장했다.
그는 특히 "충청권 전체가 엄청나게 반발하는 것처럼 알려졌으나 응답자의 34%는 이 대통령의 사과태도를 긍정평가했고 36% 정도는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에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강행 방침을 밝힌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지난 6월13일 조사에선 긍정과 부정 평가가 각각 38.6%, 53.3%였으나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에는 찬성 49.6%, 반대 42%로 조사됐고 호남에서도 27% 정도가 찬성의견을 보였다"며 찬성 여론이 반대를 앞질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