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강대국의 지도자들이 신뢰를 잃으면서 전 세계가 리더십 위기에 빠졌다고 뉴스위크 최신호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 등을 제치고 가장 믿을 만한 세계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미국 메릴랜드대 여론조사기관 "월드 퍼블릭 오피니언"이 지난 1월10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20개국 1만975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 총장의 평균 신뢰도는 35%로 8명의 지도자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러나 반 총장을 제외하면 주요 지도자들은 신뢰보다는 불신을 얻고 있었다. 푸틴 전 대통령의 신뢰도는 32%였고, 브라운 총리는 30%, 후 주석은 28%,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6%에 불과했다. 부시 대통령은 23%의 신뢰도를 얻어,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18%)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22%)을 간신히 따돌렸다.
"다들 부시 대통령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한 뉴스위크는 서방에서 독재자로 불리는 푸틴 전 대통령과 후 주석이 오히려 서방 지도자들보다 더 큰 국제적 신뢰를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반미 정서가 확대되고, 경기 침체 및 식량 위기 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적인 비관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와 달리 러시아와 중국이 경제 호황을 누리면서 푸틴 전 대통령과 후 주석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이유다.
서방에서는 기후 변화, 에이즈 퇴치, 아프리카 개발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브라운 총리가 자국민의 낮은 지지도와 달리 비교적 높은 신뢰도를 얻은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한국인의 경우에는 반 총장(83%)을 가장 신뢰했으며 브라운 총리(57%), 후 주석(56%), 푸틴 전 대통령(54%), 사르코지 대통령(48%), 부시 대통령 (30%) 순으로 신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