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롯데ㆍ주택공사, 규모비해 사회적책임 미흡

  • 2007-01-19
  • 김상민기자 (매일경제)


공기업 대부분이 덩치에 비해 사회적 책임이 미흡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토지공사 주택공사 도로공사 철도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삼성 유한킴벌리 포스코 현대차는 사회적 책임을 상대적으로 잘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일경제신문이 동아시아연구원(EAI)ㆍ글로브스캔과 공동으로 실시한 "한국 경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다.

 

이번 여론조사는 자산규모 30대 기업집단과 유한킴벌리ㆍKT&G의 사회적 책임 평가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에는 좋은 제품, 친환경 생산, 종업원 공평대우, 윤리 경영, 자선과 교육 등 사회공헌, 세계경제 안정 등이 종합적으로 포함된다.

 

김병국 EAI 원장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사회책임경영이 지속 가능하려면 기업과 사회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룰과 절차를 만들고 이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 CSR 높으면 브랜드가치 상승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매우 못한다"(0점)에서 "매우 잘한다"(10점) 순으로 평가한 결과 삼성과 유한킴벌리는 가장 높은 6.4점을 얻었다.

 

삼성은 삼성사회봉사단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유한킴벌리는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을 해왔다.

 

포스코 LG SK 한국전력 현대차 등도 평균치(5.2)를 상회했다.

토지공사는 4.0의 평점으로 최하위였다.

 

주택공사 KT&G 도로공사 철도공사 롯데 동양 한진 등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업종별 CSR 평가에서는 국민보건이나 환경과 연관성이 높은 담배 정유 화학 등이 부정적인 응답을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전형적인 서비스업종인 은행ㆍ금융이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기업군으로 지목된 점. 일반 서민에게는 은행 문턱이 여전히 높게 느껴지고, 정부나 기업의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은행ㆍ금융의 독립성이 의심받고 있는 게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물었을 때 좋은 기업으로 삼성 유한킴벌리 포스코 현대차 등이 거론됐다.

 

좋지 않은 기업으로는 CSR 평가와 비슷하게 토지공사 주택공사 도로공사 등이 꼽혔다.

 

이번 조사결과 두드러진 현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브랜드 이미지가 상호 밀접한 영향을 준다는 것. 다만 브랜드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는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광고 등 다른 요인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해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 CSR 활동 외국기업보다 미흡 =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보고서(지속가능 보고서)는 CSR 척도라는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중시된다. 보고서 발간을 위한 국제표준까지 등장할 정도다.

 

그러나 국내 기업은 아직 상징적인 윤리강령 혹은 윤리규범 제정 형태가 압도적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송문희 동아시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국내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내 기업의 한계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체 환경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2004년 10개에서 지난해 4개로 감소했다. 사회공헌백서를 발간한 기업은 2001년 4개에서 2006년 6개로 큰 변동이 없었다.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만이 2003년 5개에서 2006년 말 기준 15개로 증가했을 뿐이다. 이 같은 수준은 선진 외국 기업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

 

지난해 미국의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68%가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했다.

그 밖에 100대 기업 중 "윤리강령" 혹은 "윤리규범"을 제정한 기업은 2001년 13개에서 2006년에는 62개로 급증했다.

 

국내 기업들의 사회책임활동을 공개하는 방식이 상징적이고 선언적인 차원에 머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