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경제ㆍ경영학자들은 오는 6일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되는 한ㆍ미 FTA 3차 협상에서 한국 협상팀이 최우선순위를 둬야 할 분야로 `농산물시장`을 꼽았다.
3차 협상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관철시켜야 할 사안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대해 `쌀 등 주요 농산물의 개방 제외`를 꼽은 학자가 20.8%(20명)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이번 한ㆍ미 FTA 협상 성패는 농산물과 섬유 부문 협상에 달렸다고 볼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관세가 철폐(개방)될 경우 한국은 농산물에서, 미국은 섬유 부문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 농산물을 10년 내에 전면 개방할 테니 한국도 단기간에 관세를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쌀만큼은 개방 대상에서 무조건 제외하고, 쇠고기나 콩 같은 품목도 개방 제외나 장기 철폐 대상으로 분류하려 하고 있다.
경제학자들도 쌀을 포함한 주요 농산물만큼은 배수의 진을 쳐서라도 개방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 셈이다.
"섬유관세 조기 철폐에 따른 미국시장 개방"에 대해선 3.1%(3명)만 우선순위로 둬 협상과정에서 섬유시장 개방 요구는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농산물시장 개방은 절대 안됨을 강조했다.
"과도한 지적재산권 보호 요구를 거절하라"는 주문도 18.7%(18명)로 두 번째로 응답해 저작권과 특허권을 최대한 늘려 미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미측 요구에 절대 밀려선 안된다는 주문이다.
이 밖에도 "금융분야 국경간 거래 제한을 유지해야 한다"(16.7%, 16명)는 요구나 "반덤핑제도의 자의적 발동 방지"(14.6%, 14명)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학자들은 한ㆍ미 FTA 체결에 따른 전반적인 시장개방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금융의 국경간 거래를 포함하는 서비스 분야 개방"에 대해 반대한다는 대답이 48.9%(23명)에 달했지만, "금융의 국경간 거래를 제외한 서비스 분야 개방"에 대해선 반대 목소리가 22.9%(11명)로 크게 줄었다.
또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에 대해서도 51.0%(25명)가 반대했지만 농산물을 제외한 상품무역 관세 인하 또는 철폐(개방)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12.2%(6명)로 급감했다.
그리고 한ㆍ미 FTA 협상과 관련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여부"에 대해서 이번 협상에서 분리해 다룰 것을 주문하는 의견이 53.1%(26명)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국 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 비중에 따라 한국산 여부를 가려도 될 것이라는 의견도 30.6%(15명)로 나타났다.
개성제품 한국산 인정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응답은 16.3%(8명)에 불과했다.
미국측이 예상과는 달리 한국 교육시장이나 의료시장에 대한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전혀 의외가 아니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학자들은 "한국민이 유학과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오는데 굳이 개방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34.0%(17명)로 가장 많았다.
또한 "FTA가 아니더라도 (미국은) 활용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32.0%(16명)나 됐다.
"한국민의 반발이 협상 타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24%, 12명)이나 "한국의 의료 및 교육시장이 별 전망이 없어서"(10%, 5명)라는 응답은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