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대표 경제학자 FTA 설문

  • 2006-09-04
  • 송성훈기자 (매일경제)

대표 경제ㆍ경영학자들은 협상과정에서 서두르지 말 것을 여러 차례 주문했다. 대국민 설득 문제도 있지만 상대편에 서두른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설문을 보면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신속협상권한(TPA)이 내년 6월 말에 종료된다는 점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62%(31명)에 달했다.

기간 내 협상을 마쳐야 한다는 의견은 36%(18명)에 그쳤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번 칠레와 비교할 때 대국민 설득이나 홍보에 실패하고 있고 너무 조급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장선 전 서강대 총장도 "현 정권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차기 정권에서 매듭을 짓는다는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며 서두르지 말 것을 주문했다.

민간 전문가들과의 치밀한 협력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김병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ㆍ미 FTA에 관한 전문 인력이 대단히 부족한 실정이므로 정부는 전담 연구소를 포함해 장기적인 연구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결정 과정에서 기업을 비롯한 이해당사자들과 긴밀한 협조와 상의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호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도 "협상단에만 맡기지 말고 산업계 이해당사자와 민간 전문가들을 끌어들여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시켜야 한다"며 "과거 칠레와 싱가포르는 FTA 협상을 벌일 때 민간 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뛰었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협상팀 협상 능력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

이규억 아주대 교수는 "한국 공무원들의 대외협상기술은 상대적으로 그 수준이 낮으며 접근방법 또한 고식적"이라며 "속국이나 식민지 발상에 익숙하고 흑백논리를 주장하는 전통이 잔존하는 한 국제적으로 웃으면서 칼을꼽고 실속을 챙기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대표 경제경영학자 FTA 설문조사 참여자 명단 (가나다 순) ◆

△강인수(숙명여대, 경제) △강호상(서강대, 경영) △김균(고려대, 경제) △김기영(연세대, 경영) △김기찬(가톨릭대, 경영) △김동원(국민은행 부행장) △김병연(서강대, 경제) △김상훈(서울대, 경영) △김석희(한미경제학회장ㆍ디트로이트머시대, 경영) △김성수(한국리더십학회 부회장, 전 경희대 교수) △김세원(서울대, 경제, 명예교수) △김수용(서강대, 경제) △김영세(연세대, 경제) △김응한 (미시간대, 경영) △김인철(성균관대, 경제) △김재영(서울대, 경제) △김진일(미 FRB 이코노미스트) △김창진(고려대, 경제) △김홍범(경상대, 경제) △류장선(서강대 전 총장) △모종린(연세대, 국제대학원) △박기성(성신여대, 경제) △박기찬(인하대, 경영) △박만섭(고려대, 경제) △박세일(서울대, 국제대학원) △박승록(한국경제연구원) △백경환(성균관대, 경제) △서승환(연세대, 경제) △신관호(고려대, 경제) △신의순(연세대, 경제) △여운승(한양대, 경영) △오세조(연세대, 경영대학원) △윤건영(한나라당 의원ㆍ연세대 경제) △윤창호(고려대, 경제) △이광현(고려대, 경제) △이규억(아주대, 경영) △이근(서울대, 경제) △이상빈(한양대, 경영) △이영선(연세대, 경제) △이유재(서울대, 경영) △이종화(고려대, 경제) △이창용(서울대, 경제) △이호근(연세대, 경영) △조동성(서울대, 경영) △좌승희(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ㆍ경기개발연구원 원장) △최도성(서울대, 경영) △표학길(서울대, 경제) △하성근(연세대, 경제) △한진용(UCLA, 경제) △함정호(한국은행 연수원) △황순영(㈜한국소비자정보 대표) △황윤재(서울대, 경제)

 

대표 경제학자 FTA 설문조사 교수들의 한마디

 

◆ 강호상 교수 서강대ㆍ경영
=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등 정치적 문제에 집착해 다른 사안과 관련된 실익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 김상훈 교수 서울대ㆍ경영
= "무한속도 경쟁 시대임을 고려해 볼 때 누가 먼저 미국과 FTA를 체결하게 되느냐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

 

◆ 김수용 교수 서강대ㆍ경제
= "한ㆍ미 FTA로 인한 이익은 한ㆍ미 FTA로 손실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다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 류장선 교수 전 서강대 총장
= "한ㆍ미 FTA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전문가들의 조언과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여유를 갖고 임해야 한다 ."

 

◆ 박기찬 교수 인하대ㆍ경영
= "한ㆍ미 양국간 제휴를 통한 교역증대와 타 지역 시장개척을 위한 글로벌 전략으로 활용하는 시각이 요구된다 ."

 

◆ 박세일 교수 서울대ㆍ국제대학원
= "국민을 설득해 가면서 한ㆍ미 FTA 협상에 적극 임해 우리의 요구사항을 반드시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한다 ."

 

◆ 오세조 교수 연세대ㆍ경영대학원
= "너무 서두르는 인상을 주지 말고 충분한 연구와 대국민 홍보를 한 후에 협상이 진행되고 타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 윤창호 교수 고려대ㆍ경제
= "한ㆍ미 FTA는 대외경제협력 체제의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이므로 집권 초기부터 핵심 경제정책으로 추진됐어야 했다 ."

 

◆ 이규억 교수 아주대ㆍ경영
= "타당성을 철저하게 검증한 뒤에 국민들의 이견과 갈등을 치유하고 이익집단의 사익에 휘둘리지 않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

 

◆ 이상빈 교수 한양대ㆍ경영
= "한ㆍ미 FTA 협상 추진 당위성에 대한 찬반 토론이 일어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

 

◆ 이종화 교수 고려대ㆍ경제
= "한ㆍ미 FTA가 체결된다고 해서 생산성이 증대되지는 않는다 . 한국경제의 구조개혁 노력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

 

◆ 좌승희 교수 서울대ㆍ국제대학원
= "적극적인 투자 자유화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미국과의 경쟁에 대한 대응력을 향상시키지 않고는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