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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4월호] '빅뱅' 민주당 경선 뒤집어보기, 문재인 난공불락 요새 아니다
| 2017-03-21
박성현 기자
결선투표 등 다목적 좌클릭 행보, 대선 앞서 경선 발목 잡을라!
이에 육성으로 말을 이어나가던 최 후보가 음향 복원과 함께 던진 우스갯소리에 행사장 곳곳에선 웃음꽃이 피어났다.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얼굴은 싱글벙글이었다. 전날 대선 경선후보 등록을 마감한 민주당 경선은 이 같은 자신감과기대감, 설렘 속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내 손으로 정권교체’라는 경선 선거인단 모집 슬로건이 상징하듯 민주당은 대선 승리의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공명 경선을 서약한 네 명의 후보 모두 정권교체를 의심치 않았다. 맨 처음 인사말에 나선 문재인 후보(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지지도 합계가 60%를 넘는다”면서 “우리끼리 하나 되면 정권교체를 이룬다”고 대선 승리를 외쳤다.
안희정 후보(충남지사) 역시 “국민의 절대적, 압도적 다수가 탄핵을 결정했다”면서 “많은 분이 우리 민주당을 주목하고 있다”며 수권정당의 위상을 부각시켰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재명 후보(성남시장)는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는 이뤄진다”면서 “권력자의 교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 바뀌는 세상의 교체가 돼야 한다”고 장내 열기를 돋웠다. 이 광경을 지켜본 의원·당직자들은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처럼 일방적 우세를 점한 적이 있었던가”, “이날이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 등 감회가 새로운 듯 한마디씩 거들었다. 10년째 야당의 길을 걸어온 입장이니 격세지감일 법도 했다.
민주당 경선 일정에 따르면 이르면 4월 3일, 결선투표를 하면 4월 8일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선거인단 220만 명 넘을 경우 안희정이 유리하다?
19대 대선정국에서는 민주당만 보이는 듯하다. 정당과 인물 양쪽에서 상대를 압도한다. 한국갤럽이 3월 둘째 주(7~9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43%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국민의당(11%), 자유한국당(11%), 바른정당(5%), 정의당(4%) 등 여타 원내정당 지지율을 다 모아도 민주당의 그것에 훨씬 못 미친다. 민주당 소속 대선주자들의 위력은 훨씬 더하다. 문재인(32%)·안희정(17%)·이재명(8%) 등 민주당 세 경선 후보 지지도 합계가57%에 이른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보수진영의 황교안(3월 15일 불출마 선언) 대통령 권한대행은 각각 9%에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고)
정치권에서 ‘민주당 경선=대선 본선’이란 말이 나도는 배경이기도 하다. 야당이 권력을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경선이 더 치열하게 전개되리라는 전망을 낳기도한다.
민주당 경선에서도 일단 문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 10~11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경우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35.7%로 집계됐다. 안희정 후보는 33.6%를 얻어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문 후보를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문 후보가 62.4%를 얻어 안 후보(22.5%)를 여유 있게 앞서나갔다. 경선에 일반인이 많이 참여한다면 문·안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겠지만 민주당 지지층 중심으로 경선이 치러진다면 문 후보의 일방적 독주가 예상되는 구도다.
민주당 대선 후보는 19세 이상의 국민이면 누구나 사전에 ‘신청’하면 투표가 가능한 국민참여경선을 거쳐 선출된다.선거인단에 중도·보수 유권자의 유입 규모가 커지면 경선 이변이 가능하다는 게 비문 후보들이 품는 기대다. 안희정 후보가 수혜자 1순위로 거론된다.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당 경선은 기본적으로 당 지지층 중심으로 치러지는 속성을 주목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민주당은 220만 명 이상의 유권자가 선거인단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당 정당 지지율을 40%정도로 친다면, 4100만 명을 웃도는 전체 유권자 가운데 1600만 명 정도가 민주당을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이들 1600만 명 중 10%만 경선인단에 들어와도 160만 명에 달한다”면서 “선거인단 규모가 200만 명을 넘어서면 안희정 등 비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근거는 좀 약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래서 1, 2위 후보자의 지지율 격차가 10% 이상 나는 민주당 경선에서는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보편적 관점이라고 허 이사는분석한다.
문 후보는 정녕 난공불락일까? 지난해 11월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문 후보의 지지도는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의 지지율이 탄핵 인용 이후 ‘이유’ 없이 갑자기 빠지는 상황은 오지 않는다. 그 ‘이유’를 찾는 게 뒤집기를 노리는 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의 몫이다. 탄핵 인용 전에는 후보 외의 다른 요인에 의해 지지도 변화가 왔다면 앞으로 유권자들은 후보 그 자체에 눈길을 주게 된다고 허진재 갤럽 이사는 말한다.
“대선은 앞으로 5년간 국민을 이끌 후보를 뽑는다는 점에서 후보가 국가 운영능력을 갖췄느냐를 따지게 된다. 또 후보 개인뿐 아니라 그 주변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가도 함께 살피는 시점으로 접어든다.”
후보가 제시한 비전과 공약, 평소의 언행, 캠프 주요 인사들의 면면 등이 평가를 좌우하는 기준이 된다는 의미다.
민주당 경선이 탄핵 이후 사태의 수습과 향후 국정방향을 둘러싼 격렬한 혈투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다. 국정농단 심판과 탄핵이라는 문 후보의 상승동력은 소진돼가는 중인데 반해, 통합과 현실주의 노선에 입각한 안희정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국면과도 맞물린다. 다만 이런 환경이 문제인 대세론을 넘어서는 발판 역할을 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출처: 중앙일보] [월간중앙 4월호] '빅뱅' 민주당 경선 뒤집어보기, 문재인 난공불락 요새 아니다
지지층-중간층 아우르지 못하는 문재인의 속사정
민주당 경선의 향배를 예측하자면 역대 경선에는 없었던 이번 민주당 경선만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5년 8월 동아시아연구원(EAI)의 보고서 ‘2단계 선거 경쟁이론으로 본 차기 대선구도’에 민주당 경선을 투영해보면 그 특징이 선명해진다.
일반적으로 경선은 본선으로 가는 디딤돌에 불과하다.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당내 경선에서 지배적인 선두주자일지라도 본선에서는 상대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게 통상적인 한국의 대선 양상이었다. 그래서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게 대선이라는 시험대다.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민주당 인사들과의 통화에서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내 경선은 주로 당파적 입장이 강한 당 활동가와 지지층에 의해 좌우되는 반면, 대선 본선은 진보와 보수 양 진영에 속하지 않은 중간지대 유권자 층의 향방이 결정한다. 따라서 지지층 결집 전략을 기반으로 한 경선 전략과 다수 중간층 확보를 목표로 한 본선 전략에 대한 고려가 동시에 필요하다.
당내 경선에서 이념적 색깔을 강조하는 캠페인 전략이 부각되는 반면, 본선에서는 중도적·실용적 정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 경선 과정에서의 후보 포지션과 본선에서의 후보 포지션이 불일치할 가능성이 크기에 자칫 고정 지지층과 중도층 모두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요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당내 기반도 탄탄하고 지지율도 여타 경선 주자에게 더블스코어로 앞서나간다. 그렇다면 미리부터 본선 전략에 초점을 맞춰서 경선 전략을 운용해도 큰 문제가 없는 여건이다. 경선 시점부터 중도층 지지 확대 전략을 펴나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금의 민주당 경선은 약간 결이 다르다. 앞서 달리는 문 후보는 ‘적폐청산’과 ‘국가대청소’ 등 선명성을 살리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중도와 보수층과는 거리를 두는 것으로도 비쳐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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